캐나다퍼시픽캔자스시티철도(CPKC)의 출범으로 우리 기업의 북미 물류시장 진출이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달 중순 미국 육상교통위원회(STB)는 캐나다퍼시픽철도(CP)와 미국 철도회사 캔자스시티서던(KCS) 합병을 승인했다. 지난 2021년 9월 CP와 KCS가 31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합병 계약에 합의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CP는 4월14일부터 KCS의 운영권을 갖게 된다.
CPKC는 북미 최초로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개국을 연결하는 물류 네트워크를 앞세워 자동차와 차부품, 전자제품 등의 국내 화물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STB의 승인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CP 조던 카즈파즈 부사장은 CPKC 출범으로 많은 한국 기업이 공급망을 다변화해 물류비 절감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Q.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주요 선사, 화주와의 일정을 소화하고자 한국을 찾았다. 지난 4개월 동안 두 번이나 방문했을 정도로 한국은 CP의 주요 시장이다. CP의 물류 네트워크를 이용 중인 HMM과는 30년 넘게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대·기아자동차도 주요 고객이다.
한국 기업들은 북미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한국 기업들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향후 개선책을 찾기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방한의 또 다른 목적은 CPKC의 장점을 기업들에게 소개하는 것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여러 나라를 방문하는 게 어려웠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대면 상호작용과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알기에 앞으로 최소 1년에 두 번 이상 방한해 CPKC의 이점을 알릴 계획이다.
Q. CP와 KCS의 통합 효과가 궁금하다.
CP는 캐나다 전 지역과 미국 시카고 디트로이트, 캔자스시티 등을 포함해 2개국을, KCS는 미국 캔자스시티부터 멕시코 라자로카르데나스 등 2개국을 각각 연결하고 있다. CPKC가 출범하면서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을 아우르는 철도물류서비스가 탄생했다.
합병 이후 규모 면에서는 예전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지만, 북미 최초로 캐나다에서 미국 멕시코까지 3개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철도물류기업으로 올라서게 됐다.
주요 물류 거점 역시 캐나다 밴쿠버, 몬트리올과 세인트존, 미국 뉴올리언스, 멕시코 라자로카르네다스와 베라크루즈 등 6곳으로 늘어나 한국 화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물류 옵션이 더욱 다양해졌다.
Q. 컨테이너 운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운임 영향은?
운임 인상과 인하는 우리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하므로 고객에게 안정성과 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당사와 고객은 해운시장으로 인한 변동성으로부터 사업을 보호할 수 있었다.
▲사진 왼쪽부터 코리 하인즈(Corey Heinz) CP 아시아지역본부 상무, 조던 카즈파즈(Jordan Kajfasz) CP 부사장(AVP), 윌리 톄산 왕(Willy Tieshan Wang) 중국지역본부 상무 |
Q. CP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지난해 컨테이너운송(인터모덜) 사업 호조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8억1400만달러(약 11조5000억원)로, 전년 79억9500만달러에서 10.2% 성장했다. 순이익 역시 28억5200만달러에서 35억1700만달러(약 4조6000억원)로 23% 증가했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부품에서 매출액이 두 자릿수 신장했으며, 곡식, 석탄, 비료 등에서도 외형이 확대됐다. 북미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항만 혼잡이 완화됐지만 수요는 상당히 강했다.
Q. ESG 경영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진행 상황은?
CP는 지속가능성과 ESG(친환경·사회공헌·윤리경영)에서 두각을 드러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 북미 기업 최초로 ESG 경영 강화와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했다. UNGC 가입으로 ESG 핵심추진과제 중 하나인 ‘책임 있는 인권경영’을 추진해 전사적 경영 역량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12월엔 처음으로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지표인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평가지수에 새로 편입됐고, 2년 연속으로 CDPA에서 최고 점수를 받으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후 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는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 2030년까지 친환경 화물열차를 운행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38.3%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탄소 배출 저감 중장기 전략을 최근 수립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가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화물 열차를 최초로 상용화하는 것이다. CP가 자체 개발했으며, 지난해 10월 캐나다 서부에서 시범 운영에 성공했다.
육상에서 철도로 운송 수단을 전환하면 탄소 배출량은 더욱 적어지고. 도로 혼잡과 안전 문제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기에 잠재적인 CPKC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더 많은 화물을 철도로 보낼 수 있다.
Q. 올해 사업계획은?
CPKC 출범 후 중점 사업계획 중 하나가 라자로카르데나스를 목표로 한 사업 성장이다. 미국 국경 인근에 현대 LG 기아 삼성 등 한국의 많은 대기업 공장이 위치해 있다. 현재 멕시코 몬트리올에서 트럭을 이용하는 화주들이 꽤 있다. 육상운송 대신 멕시코 라자로카르데나스항이나 미국 남부에서 철도로 화물을 보내면 물류비 절감과 환경 보호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올해는 자동차와 차부품, 전자제품 등을 취급하는 화주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에게 라자로카르데나스가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혜택을 설명했다. 또한 카르데나스를 통해 미국과 멕시코의 주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알렸다.
Q. 독자 및 업계에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CPKC 출범으로 더욱 강화된 북미 물류 네트워크를 한국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CPKC의 네트워크를 앞세워 텍사스, 미국 중서부 및 캐나다 시장에 경쟁력 있는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는 화주들에게 새로운 옵션으로 라자로카르데나스항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화주들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과 공급망 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라자로카르데나스 등의 항만을 CPKC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북미시장에 접근한다면 더욱 빠르고 경쟁력 있는 물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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