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 운임이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7월(438달러) 이후 3년 4개월 만에 6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 춘절 전 밀어내기 물량 특수는 실종됐고, 설상가상으로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제조업 생산에 차질을 빚어 수요 둔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1월 셋째주(1월20일)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전주 대비 30달러 하락한 545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평균 운임은 전월보다 142달러 떨어진 550달러를 기록했다. 월 평균 운임은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다.
한국발 수출 운임도 부진했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1월 넷째주(1월 25일) 부산발 호주행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전주 대비 10달러 하락한 1701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평균 운임은 523달러 떨어진 전달보다 1791달러로 집계됐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주요 선사의 한국발 호주 멜버른행 공표 운임은 FEU당 1000~1700달러 수준을 보였다. 우리나라 HMM은 유류할증료(BAF)를 더해 1500~1700달러를 신고했다. 스위스 MSC는 1000~1350달러를 기록, 대만 양밍해운은 1150달러를 부과했다. 저유황할증료(LSS)가 부과된 중국 코스코는 1100달러를, 싱가포르 PIL은 1000~1200달러를 나타냈다. PIL의 경우 BAF와 LSS를 모두 반영했다.
호주항로 기항선사 대부분은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 강행 등 공급 조절에 적극 나서며 운임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한 선사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수요 부진이 심각하고 운임 하락도 계속되고 있다”며 “코로나발 공급망 붕괴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본사에서도 수요 예측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코로나발 해운 리스크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기항 선사들은 소석률(화물적재율) 70% 이상을 유지했다.
한편 오르락 내리락 롤러코스터 시황을 연출했던 지난해 호주항로 물동량은 전년보다 역신장했다. 상반기 시황 약세와 더불어 항만 노동자 파업, 자연 재해 등 여러 악재가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와 오세아니아를 오간 물동량은 1.5% 하락한 39만2700TEU로 집계됐다. 이 중 수출과 수입화물은 희비가 교차했다. 수출화물은 13만2600TEU로 5.5% 줄어든 반면 수입화물은 0.7% 늘어났다. 오세아니아를 대표하는 호주와 뉴질랜드 물동량은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해 호주 물동량은 재작년과 거의 동일한 28만2600TEU를 나타냈다. 반면 뉴질랜드는 6만2500TEU로 15.5% 후퇴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