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의 수요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반면 내리막길을 걷던 운임은 다시 반등세로 전환해 눈길을 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5월 한 달간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4만2600TEU를 기록, 1년 전의 35만5400TEU에 견줘 3.6% 감소했다. 지난 2월 이후 4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전달인 4월의 34만5700TEU에 비해서도 1% 뒷걸음질 쳤다.
수출과 수입 모두 부진했다. 수출화물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17만7200TEU, 수입화물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16만5400TEU에 각각 그쳤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전달에 비해선 수출화물은 3% 성장한 반면 수입화물은 5% 감소했다.
국가별 실적에선 1위 베트남을 제외하고 모두 역신장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2위 태국은 6% 감소한 4만2200TEU, 3위 인도네시아는 6% 감소한 4만200TEU, 4위 대만은 2% 감소한 3만9500TEU, 5위 말레이시아는 9% 감소한 3만6200TEU, 6위 홍콩은 22% 감소한 2만6400TEU, 7위 필리핀은 2% 감소한 2만700TEU, 8위 싱가포르는 11% 감소한 1만8200TEU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베트남은 전년 동월 대비 6% 성장한 11만9100TEU를 거뒀다. 물동량 1위 국가의 선전으로 동남아항로 물동량 감소 폭이 다소 완화됐다.
한국-동남아 간 1~5월 누적 실적은 167만2700TEU로, 1년 전의 173만8000TEU에서 3.8% 감소했다. 수출은 6% 감소한 84만2200TEU, 수입은 2% 감소한 83만500TEU였다.
운임은 중국과 한국발 시장에서 모두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6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5292.4를 기록, 전달 평균 4905.1에 비해 8% 상승했다. 지난 2월 이후 이어졌던 하락세가 5개월 만에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했다. 월 평균 운임지수는 지난 1월 7817.4로, 정점을 찍은 뒤 약세로 돌아서 지난달 5000포인트(p) 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한 달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반등했다.
항로별 5월 평균 운임도 일제히 강세를 띠었다. 싱가포르행 운임이 8% 오른 1059달러, 베트남 호찌민행 운임이 8% 오른 838달러, 태국 램차방행 운임이 5% 오른 849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운임이 14% 오른 610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운임이 4% 오른 1015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운임이 9% 오른 1172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달 900달러대로 떨어졌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운임이 나란히 1000달러 선을 회복했고 베트남 운임은 세 달 만에 800달러 선에 재진입했다. 주간 운임은 이달 17일 현재 싱가포르 1061달러, 베트남 844달러, 태국 859달러, 필리핀 631달러, 말레이시아 1019달러, 인도네시아 1203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한국발 운임도 오름세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부산발 국적선사 공표운임은 6월 현재 베트남 호찌민항로 650~940달러, 하이퐁항로 400~900달러, 태국 방콕항로 700~940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장금상선은 지난달 호찌민과 방콕항로 운임을 900달러에서 940달러로 각각 인상했다.
7월에도 운임 회복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범주해운은 호찌민 운임을 750달러, 하이퐁 운임을 650달러로 신고해 전에 비해 각각 100달러 250달러 끌어올릴 계획임을 시사했다. 선사들은 또 유가 상승에 대응해 3분기에 90달러 오른 220달러의 저유황유할증료(LSS)를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던 터라 올해는 기저효과로 다소 빠지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쪽 수요가 강세를 띠는 데다 여전히 선복난이 심해 운임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로 개설 소식으로, 태국 선사 RCL과 싱가포르 PIL은 프랑스 CMA CGM의 자회사인 CNC와 손잡고 인천과 중국, 태국·베트남을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개설한다. 신항로엔 2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이 투입돼 인천(일)-칭다오(월·화)-상하이(목금)-램차방(금·토)-호찌민(월·화)-톈진신강(수·목 )-다롄(금)-인천 구간을 서비스한다. 첫 배인 CNC의 2400TEU급 <에이피엘카이로>호가 7월3일 인천에 첫 입항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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