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가해지면서 러시아로 향하는 해상 운송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국적선사 HMM과 고려해운을 비롯해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아시아역내선사인 씨랜드,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등은 서비스를 중단했다. 일부 선사들은 운항 횟수를 축소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선사들은 신규로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했다.
3월 한러항로 수출 물동량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4월 이후부터 對러시아 제재의 효과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3월 부산발 극동 러시아행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2만2000개를 실어날라 전월 대비 5.5% 상승했다. 주 평균 55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물동량은 2200TEU, 보스토치니행은 3300TEU를 기록했다. 블라디보스토크행 화물은 전월보다 29.5% 오른 실적을 거둔 반면 보스토치니행은 9.6%의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4월 들어 물동량은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중순 현재 러시아로 향한 물동량은 주당 2천 초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한 선사 관계자는 “자동차, 전자 제품, 기계류, 플라스틱류 등 품목들이 수출 제한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신규로 발생한 물동량은 크게 후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황 침체가 계속되면서 수출 컨테이너 운임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4월 운임은 TEU당 4250~5500달러로, 5천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러시아의 항만 서비스가 크게 위축되면서 해운 물류 공급망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불확실성의 증가로 인해 지난해 큰 성장세를 일궜던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물동량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철도로 유럽으로 운송하던 화물이 해상으로 전환됨에 따라 유럽 지역의 항만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세계 각국의 제재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검사 절차를 폐지하고, 신규 자본 유치, 신용 및 금융시장 보호 조치 등을 적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러시아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0.06%포인트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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