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엑슨모빌과 영국 로열더치셸의 합작회사인 인피니움이 선박용 저유황 중유에 생기는 침전물(슬러지)을 제거하는 화학 첨가제를 개발해 해운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연료 첨가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온 인피니움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해 새로운 해상연료유 첨가제인 인피니움(Infineum) B시리즈를 개발해 해운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IMO가 2020년 1월1일부터 선박의 황산화물(SOx) 배출량을 3.5%에서 0.5%로 강화하는 환경규제를 시행하면서 황산화물 함유량을 줄인 저유황 중유(VLSFO)는 세계 해운업계의 주류 연료로 자리잡았다.
환경 규제로 저유황 중유 사용이 늘어나면서 선박연료 품질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저유황유는 유통 과정에서 아로마틱계의 고유황 유분과 파라핀계의 저유황 유분을 블렌딩해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성상의 유종을 섞어서 만들다보니 호환성 문제로 연료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그 결과 아스팔텐 침전물이 발생하는 문제가 자주 나타난다.
아스팔텐이 엉겨 붙어 생기는 슬러지는 선박의 엔진과 필터 등 주요 기관에 고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심할 경우 연료를 탱크에서 모두 빼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한다.
저온에서 저유황 중유의 성상이 악화하는 것도 경계 대상이다. 고유황유보다 높아진 파라핀 왁스 함량은 저온에서 연료 점도를 지나치게 상승시켜 선박 엔진 성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인피니움 B200 시리즈는 아스팔텐 분산제로, 저유황유의 안정성과 호환성을 개선해 원료 혼합 과정에서 슬러지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인피니움 B100 시리즈는 연료의 저온 성상을 개선해 왁스가 결정화하는 현상을 완화시켜 준다.
고점도 저유황 원료가 저유황 중유 생산에 집중되면서 선박용 경유의 점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점도가 낮으면 윤활성이 떨어져 연료 분사 장치를 마모시키는 원인이 된다.
인피니움 R671은 연료의 윤활성을 향상시켜 선박 엔진의 마모를 현저하게 줄여준다. 이 제품은 실험 조건이 가혹하기로 유명한 미국 해군의 성능시험을 통과해 주목을 받았다.
인피니움 한국법인 관계자는 “정유사나 트레이더가 선박용 연료유를 생산할 때 첨가제 처리를 하면 제품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해운사는 선상에서 간편하게 연료탱크에 우리 제품을 직접 첨가해 선박 유지보수 비용과 가동중단 시간을 줄이고 엔진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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