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화재 사고를 입은 일본 선사 MOL의 자동차선이 바다 속으로 침몰했다.
MOL은 6400대(CEU) 수송능력의 자동차운반선 <펠리시티에이스>(Felicity Ace)가 1일 오전 9시께 침몰한 것을 현지 구조팀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선박은 화재사고로 구조적 손상을 입은 뒤 대서양에 위치한 포르투갈령 아소르스(영어명 아조레스) 제도에서 220해리 떨어진 해역을 표류하다 우현으로 횡경사한 뒤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선사 측은 침몰 당시 기름덩어리가 포착돼 현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위험솔루션회사인 러셀에 따르면 사고 선박엔 미국으로 수출되던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 완성차 3965대가 실려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화물 가액만 4억1000만달러 (약 4900억원)에 이른다.
람보르기니의 우루스 아벤타도르 우라칸 모델을 비롯해 포르쉐 벤틀리 아우디 등 폴크스바겐 그룹 계열사의 고급 승용차가 화물 명단에 포함됐다. 이 중 포르쉐 차량은 1100대가 선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의 골프R 골프GTI 아르테온 ID.4도 피해를 입었다. 그룹 내 또다른 슈퍼카 브랜드인 부가티는 이 선박에 화물을 싣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셀은 사고 초기 피해 금액을 1억5500만달러(약 19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지만 선박이 침몰하면서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전기차(EV)에 장착된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처음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OL 소유로, 이 회사 싱가포르 자회사인 MOL쉽매니지먼트에서 관리해온 사고 선박은 지난 2005년 일본 신쿠루시마조선소에서 건조됐다. 파나마에 국적을 등록하고 일본선급(NK)에서 선급 증서를 취득했다. 선주배상책임보험은 영국 브리태니어에 가입해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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