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탱크컨테이너의 장점을 제대로 알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면 최고의 운송수단이 될 수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극동MES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나라에서 화학과 물류 노하우를 동시에 갖춘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양진성 이사는 지난 22년간 ‘위험·액체물류’ 한 우물만 파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극동MES에서 탱크(TANK)팀을 이끌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 암모니아 등의 친환경에너지가 블루오션을 여는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양 이사는 극동MES가 위험·액체화물 전문가 양성을 주도해 잠재력이 큰 ISO탱크시장에서 고객들의 비용 절감과 안전 확보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극동MES 양진성 이사와 나눈 일문일답.
Q. 탱크팀 소개를 부탁드린다.
일반컨테이너가 주력이었던 극동MES가 2005년 액상화물용 플렉시백(플렉시탱크)과 ISO탱크를 동시에 취급하게 되면서 탱크팀을 출범시켰다.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수평적인 아이템 확장을 꾀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새롭게 개척한 것이다.
소규모에서 출발한 탱크팀은 현재 전문 인력이 10여명까지 늘었고, ISO탱크만 1000여대를 운용할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지 않나. 아직은 DP컨테이너팀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더욱 성장해서 극동MES가 앞으로도 오래 멀리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Q. 올해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지난 16년 동안 주력 아이템이었던 플렉시백 사업이 경쟁사들의 출혈 경쟁으로 최근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올해는 구색만 갖추는 아이템으로 전락하면서 더욱 힘든 상황이 됐다.
반면 ISO탱크는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이뤄냈다. 생산 대행과 단기 임대 등 다른 기업이 쉽게 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극동MES ISO탱크팀의 가장 큰 강점은 수리와 관리를 병행하는 탱크데포(TANK DEPOT)와 임대기업, 운영사, 대리점, 화학회사, 운송사 등의 모든 곳과 고객이자 파트너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위험·액체화물 물류와 관련한 컨설팅도 병행하며 경쟁력을 키워나간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탱크 운영과 임대, 판매뿐만 아니라 코팅 탱크 매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하는 한 해가 되고 있다. 이밖에 생산거점이 없어 조달하기 어려운 ISO탱크부품도 유럽에서 수입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현재 관리 운용 중인 ISO탱크의 수량을 늘려서 단기 및 원스톱 임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Q. ISO탱크의 강점은?
일반컨테이너에 설치해서 사용하는 플렉시백은 플라스틱백으로 되어 있어 사고가 발생하면 조치를 취하는 게 쉽지 않다. 도착지에서 화물을 다루려면 인건비도 많이 들어 최근 ISO탱크가 플렉시백의 대체재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나 중남미에서는 여전히 플렉시백 사용량이 많다.
우리나라도 일본 미국과 같이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플렉시백과 드럼 대신 ISO탱크 사용량이 늘고 있다. 특히 ISO탱크는 트럭 철도 해상운송이 가능한 데다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LNG와 수소 등 에너지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공장이 많은 중국 베트남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ISO탱크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엔 ISO탱크의 효과를 먼저 알아보고 극동MES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도 늘었다.
Q. 컨테이너박스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ISO탱크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ISO탱크도 일반컨테이너와 마찬가지로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돼 나오지 못한 장비가 상당하다. 물류대란으로 화물을 도착지로 실어 나르는 것도 벅찬데 빈 장비를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꺼내오는 게 쉽지 않다.
올해 나타나고 있는 장비 부족 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SO탱크시장은 한정된 한 나라 시장의 변동보다 조금은 큰 흐름이 중요하다. 본래 한중 간 물동량이 많은데 올해는 다른 구간보다 월등히 물량 회복이 빨라지면서 양국 모두 장비 부족한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비가 많이 부족하다.
Q. 물류비 급등이 영업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현재 해상운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기존 ISO탱크를 임대만 하던 고객들이 최근엔 탱크운임뿐만 아니라 해상 선적까지 패키지로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몇몇 고객은 탱크를 선적하기 위한 스페이스를 잡지 못해 작업을 미루기까지 했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기 위해 전문 인력들이 최대한 많은 선사와 협의를 하고 그 결과를 화주와 공유해 빠르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Q. 물류업계의 최근 현안은?
수급 균형이다. 모든 화물을 담아서 선적되도록 균형을 맞추는 게 최근 화두다. 그 균형이 깨지면서 해상운임과 컨테이너 가격이 급등했다고 본다. 물론 쉬운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선사들이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니다. 지속적으로 균형이 맞춰지는 방향으로 운임과 물동량의 변화 진행이 될 것이다.
Q. 향후 비전과 중장기 사업계획이 궁금하다.
ISO탱크시장은 전자급 화학산업과 에너지산업의 변화로 잠재력이 상당하다. 일반화학제품시장의 성장은 주춤한 반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급으로 불리는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ISO탱크시장 또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전기차산업과 수소경제 등이 떠오르면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전자급 ISO탱크 공급도 늘리고 에너지 관련 시장에 뛰어들 준비도 하고 있다. 화학을 모르면 탱크를 취급하는 게 쉽지 않다.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우리에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5~10년 후 극동MES 탱크팀이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할지 기대가 크다.
Q. 업계나 당국에 당부하실 말씀은?
대부분 고객이 물류서비스를 단순히 비용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매년 새해 경영계획을 짜면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게 물류비 절감이다. 얼마 되지도 않은 비용을 아끼려고 간단한 점검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몇 배 아니, 몇천 배 이상으로 되돌아온다.
특히 화학물류는 비용보다는 안전과 환경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편법을 쓰는 등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도 비용 때문에 뻔히 보이는 위험한 방법으로 화학제품을 운반하는 업체들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납품을 받는 일부 기업은 물류비를 절감했다고 자화자찬한다. 오늘은 운이 좋아서 넘어갈 수도 있지만 매일 운이 좋을 순 없다. 안전은 150% 지켜도 과하지 않다. 꼭 지켜 달라.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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