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는 코로나 재확산에 주요 항만에 대기 중인 선박이 50척에 육박할 정도로 적체가 심각하다. 특히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영국 펠릭스토항은 항만 생산성이 크게 저하되며 기항 선박 척수가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영국은 배후단지와 내륙물류 등 공급망이 전반적으로 악화돼 다른 항만과 비교해 물류비가 크게 치솟은 상황이다. 화물이 유럽 항만에 도착했는데도 장비와 트럭운전사가 부족해 수입업체들이 부품을 확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이탈리아 역시 항만 출입 시 면역증명서 제출 필수화 조치에 노조의 반발이 커지며 유럽 전역에서 물류대란을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적체가 장기화되자 머스크는 기존 주 2항차였던 펠릭스토항 기항을 1항차로 변경했다.
바닷길이 막히자 철도로 돌파구를 모색한 화주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선사 관계자는 “물류대란 여파로 화물 수송량이 대폭 증가해 유럽행 철도도 연말까지 부킹(예약)이 꽉 차 해상과 철도 모두 적체가 극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운임은 북유럽이 3주 연속 하락한 반면, 지중해는 6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1월19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552달러를 기록, 전월 7687달러에서 1.8% 하락했다. 지중해도 TEU당 한 달 전 7374달러에서 1.9% 떨어진 7234달러를 기록했다.
한국발 운임도 강세다. 이달부터 관세청이 공개하고 있는 운임지수에 따르면 10월 현재 한국발 해상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 유럽행이 1055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188만원에 비해 5.6배(463%) 올랐다. 해양수산부에 고시된 글로벌선사들의 한국발 공표운임도 함부르크항로 7000~8750달러, 로테르담항로 7100~8750달러를 기록 중이다.
물동량은 2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8월 아시아 16개국에서 유럽 53개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는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한 143만6400TEU를 기록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동남아시아발 화물이 크게 줄어든 게 수송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동남아시아발 화물은 21.2% 감소한 16만4600TEU로 집계됐다. 중국에서 실린 화물도 0.2% 감소한 112만4200TEU로 머물렀다.
동북아시아발 화물은 3.4% 증가한 14만7500TEU로 대조를 보였다. 같은 달 유럽 53개국에서 아시아 16개국으로 수송된 물동량(유럽수입항로)은 전년 대비 11.2% 감소한 60만3200TEU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1~8월 누계 실적은 수출이 11.3% 증가한 1125만7700TEU, 수입이 0.1% 증가한 530만4000TEU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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