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유럽항로는 스케줄을 변경하는 선사들의 노력에도 물류 지연이 극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케줄 정상화에 온 힘을 다하고 있지만 항만 적체와 내륙운송 혼잡 등으로 물류대란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급기야 우리나라 HMM(옛 현대상선)을 비롯해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 독일 하파크로이트 네 곳으로 구성된 전략적 해운제휴그룹인 디얼라이언스는 아시아발 유럽행 서비스인 FE2에서 부산항을 잠시 건너뛰기로 했다.
부산-상하이-닝보-옌톈-싱가포르-탕헤르-사우샘프턴-르아브르-함부르크-로테르담-탕헤르를 순회하는 FE2에서 11월 둘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부산항을 기항지에서 제외해 스케줄 정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선사들은 FE2에서 부산항이 제외됐지만 FE4는 기존대로 부산항을 연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FE4의 로테이션은 칭다오-부산-닝보-상하이-옌톈-알헤시라스-로테르담-함부르크-안트베르펜(앤트워프)-탕헤르-싱가포르-칭다오 순이다.
HMM 관계자는 “정시운항률 회복을 위해 약 2~3항차 동안 스케줄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후 필요에 의하면 추가로 시행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부산의 경우는 건너뛰더라도 최대한 다른 노선으로 대체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로 구성된 컨테이너선 제휴그룹(얼라이언스) 2M도 이달 초까지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항로 4편을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했다. 2M은 선박 운항 정시율 회복을 서비스 결항 이유로 들었다. 선사들은 선박 운항을 일정 기간 멈춰 혼란을 겪고 있는 물류망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항만의 상황은 여전히 악화일로다. 펠릭스토우항은 크게 늘어난 공컨테이너로 입항 지연이 길어지면서 일부 선박이 기항을 취소했다. 특히 영국은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후 컨테이너를 화물차로 실어 나를 인력이 크게 부족해 물류 지연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인력 부족에 신음하고 있어 물류 차질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중해항만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제노아 등의 항만에서는 ‘그린패스’(면역증명서) 의무화 제도 시행을 반대하는 항만노조의 파업에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물동량은 여섯 달 만에 역신장했다.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7월 아시아 16개국에서 유럽 53개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한 144만3000TEU로 집계됐다. 출발지별로 보면, 중국발 화물이 3% 감소한 108만3000TEU, 동남아시아발 화물이 4% 감소한 19만4000TEU에 그쳤다.
반면 동북아시아발 화물은 전월 대비 23% 급증한 16만6000TEU로 나타났다. 같은 달 유럽발 아시아행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9% 감소한 66만9000TEU였다. 수출 물동량과 마찬가지로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7월 누계 물동량은 수출이 14% 증가한 982만8000TEU, 수입이 2% 증가한 470만1000TEU였다.
운임은 북유럽 지중해 모두 1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8월 초 이후 7000달러 안팎의 운임을 형성하며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0월15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687달러를 기록, 전주 7714달러에서 0.4% 하락했다. 지중해도 TEU당 1주 전 7448달러에서 1% 떨어진 7374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북유럽은 2.6% 0.1%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