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양 컨테이너해운사인 SM상선이 오랜만에 선박 도입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영국 선주사인 보리에일리스(Borealis)마리타임에서 4200TEU급 파나막스 컨테이너선 <아겔로>(Arguello)를 인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아겔로>호는 지난 2009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지어졌고 라이베리아기국에 등록돼 있다. 영국선급(LR)에서 선급증서를 취득하는 한편 노르웨이 스컬드에 선주배상책임보험(P&I)을 가입했다.
선가는 3750만달러로, 보리에일리스 측은 4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4월 영국 선주는 900만달러에 이 선박을 매입했다.
SM상선은 컨테이너선 시장이 활황인 상황에서 중고선을 인수하는 게 용선보다 이익이 될 거란 판단으로 선박 도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년물 기준 파나막스 컨테이너선 일일 용선료는 4만달러 안팎에 이른다. CMA CGM은 3만4000달러의 용선료를 주는 조건으로 4300TEU급 선박을 5년간 정기용선했다.
해운중개업체 관계자는 “1년 새 중고선 가격이 2배 이상 올랐지만 용선료는 그 이상 올라서 선사들이 용선을 반환하고 선박을 직접 소유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M상선은 도입한 선박을 미 서안 노선인 PNS에 취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부산항과 미국 북서안을 잇는 노선엔 파나막스급 선박 5척이 운항 중이다. 운항선단 중 2척이 용선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슈베르트>(Schubert)호는 <아겔로>의 소유주인 보리에일리스가 관리하는 선박이다.
이로써 SM상선은 2017년 11월 4300TEU급 <에스엠톈진>호 인수 이후 만 3년 반 만에 선박을 추가 도입하면서 선대를 총 12척 6만TEU로 늘렸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선복량 기준 세계 22위 규모다.
이 선사는 SM그룹에 인수된 직후 계열사인 대한상선을 인수자로 내세워 선박 21척을 도입한 바 있다. 이후 8500TEU급 3척과 8200TEU급 1척, 6600TEU급 2척, 5900TEU급 2척, 1600TEU급 2척 등 총 10척을 국내외 선주사에 매각하거나 폐선했다. 이 중 6600TEU급 2척은 고려해운에 넘어갔다.
SM그룹은 이와 별도로 선박 실소유주를 대한상선에서 자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6600TEU급 6척 중 4척을 온전한 자사선으로 등록했다.
선사 관계자는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자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선박 도입과 소유주 전환도 이 같은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이 선사는 이달 말 서울 본사 사무실을 광진구 테크노마트로 이전한다. 지난 2018년 2월 여의도에서 마곡 SM그룹 R&D센터로 이전한 지 3년 만에 다시 둥지를 옮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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