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물류기업의 대외 경쟁력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순위에서 우리나라기업이 하위권을 형성했다. 해상부문에선 50위권에 턱걸이했고 항공부문에선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세계 50대 포워더들의 전체 물동량 실적은 해상·항공 모두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미국 물류전문지인 트랜스포테이션토픽이 발표한 세계 50대 해상포워더와 항공포워더 순위에서 우리나라 물류기업은 해상분야에서 50위를 기록한 CJ대한통운이 유일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해상수송시장에서 컨테이너 물동량 13만6600TEU를 수송해 50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2018년 27만9800TEU에서 2019년 30만9800TEU로 두 자릿수(11%)의 성장세를 띠었다가 지난해 55%를 웃도는 감소 폭을 보였다. 순위도 2018년 36위에서 2019년 35위로 한 계단 상승한 뒤 지난해 15계단 급락했다. 이 회사는 항공부문에선 2018년 43위, 2019년 48위로 하락세를 띤 데 이어 지난해는 아예 5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부진을 보였다.
50대 해상포워더 물동량 1%↓
지난해 해상부문 50대 포워더의 전체 물동량은 3897만8600TEU로, 1년 전의 3931만7800TEU에서 1% 감소했다. 해상 포워더 챔피언은 스위스 퀴네앤드나겔이 차지했다. 이 회사는 물동량이 6% 감소한 455만TEU에 머물렀지만 세계 1위 해상포워더 자리를 여유 있게 유지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 감소한 218억6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노트란스는 소폭(1%) 상승한 377만TEU, 3위 DHL글로벌포워딩은 12% 감소한 283만2000TEU로, 각각 2~3위를 지켰다. DSV판알피나는 통합 효과로 16% 늘어난 220만4900TEU를 수송, 독일 경쟁자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DB쉥커는 10% 감소한 204만2000TEU의 실적을 내며 5위로 내려앉았다. 이 밖에 6위 CH로빈슨과 14위 세바로지스틱스는 각각 20% 33%의 급증세를 띠며 순위를 2계단 7계단 끌어올렸다.
세계 50위권 포워더를 국적별로 보면 중국계가 압도적인 숫자를 자랑했다. 중국 본토에 본사를 둔 50대 포워더는 시노트란스를 비롯해 9곳에 이른다. 범위를 홍콩까지 확장할 경우 15곳의 중국계 기업이 50대 포워더에 포함됐다. 이어 독일 6곳, 미국 5곳, 일본 5곳, 덴마크 3곳이었다. 덴마크 스캔글로벌은 올해 들어 미국 웰너, 스페인 콘테노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의 확장 정책으로, 처음으로 세계 50대 포워더에 진입했다.
DSV판알피나, 해상·항공 나란히 순위 상승
지난해 항공부문 50대 포워더가 수송한 물동량은 1766만4000t으로, 2019년의 1837만8000t에서 4% 감소했다. 1위 기업은 독일 DHL서플라이체인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두 자릿수의 감소 폭을 보였지만 경쟁사인 퀴네앤드나겔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인 데 힘입어 항공포워더 선두를 수성했다. DSV판알피나는 항공에서도 통합효과를 바탕으로 쉥커를 누르고 3위로 올라섰다. 홍콩 아펙스는 코로나 사태가 무색하게 44%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항공에선 미국적 기업의 선전이 돋보였다. UPS 익스피다이터스 페덱스 등 14곳의 미국기업이 톱50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중국(홍콩 포함) 7곳, 일본 6곳, 독일 4곳, 덴마크 3곳 순이었다. 항공포워딩 시장에선 일본이 유럽국가를 앞서 눈길을 끌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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