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8 09:28

푸드톡앤톡/'소확닭', 소소하지만 확실한 닭고기

비스트로도마 우정호 셰프


육수부터 메인 음식까지 가장 활용도 높은 고기는 닭이다. 다른 고기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닭뼈를 이용한 닭육수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널리 쓰인다. 한국요리의 전골이나 국 등 국물요리에 어김없이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닭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감칠맛이 월등히 좋고 구하기 편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닭고기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단어 ‘치맥(치킨+맥주)’이 아닐까? 월드컵과 같은 축구대회와 가장 궁합이 좋은 메뉴다. 시원한 생맥주에 후라이드 치킨을 먹으면서 국가대표축구선수들을 응원하는 것도 삶의 가장 큰 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프랜차이즈와 개인브랜드 치킨집의 개수가 너무 많아져 이미 2015년에 전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3만5천여개)를 넘어섰고, 불행한 통계지만 숫자가 너무 많다 보니 디저트카페, 커피숍 다음으로 폐업률도 높다. 하지만 이런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닭고기는 사람들이 부담없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후라이드 치킨은 튀김요리로 튀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슨 재료든 기름에튀기면 고소한 맛이 올라와서 ‘맛있다’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첫번째로 준비한 요리는 닭튀김을 새콤달콤한 재료에 마리네이드한 일본의 향토음식 ‘치킨난반’이다. 닭다리살을 이용하면 더 맛있지만 맛내기 어려운 뻑뻑한 가슴살을 사용해서 만들어 보자! 닭가슴살은 다이어트 용도라면 껍질을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껍질 밑에 지방층이 의외로 두꺼워서 껍질을 벗긴 가슴살의 칼로리가 있을 때의 절반 정도 이지만 맛도 절반 정도된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닭가슴살을 우유와 소금, 후추로 20분정도 마리네이드 한다. 튀긴 닭고기를 새콤달콤하게 만들어 줄 단촛물소스는 식초, 진간장, 물을 각각 100ml, 설탕 100g, 레몬 반 개를 섞어서 끓여 놓는다. 박력분, 전분, 계란으로 튀김옷을 만들고 맛이 밴 가슴살을 넣고 잘 섞어준다. 튀김온도를 너무 높여주면 안 되는데 가슴살의 경우 온도가 65도가 넘어가면 퍽퍽해지므로 낮은 온도에서 튀겨준다. 두께에 따라서 틀리겠지만 일반적으로 160도에서 5분정도 튀기고 꺼내서 180도에서 1분정도 겉면을 바삭하게 튀긴다. 갓 튀긴 고기를 위에서 준비한 단촛물소스에 잠시 담궜다가 꺼내서 2센티 간격으로 자른다. 소스를 아래 깐 후 양배추를 얇게 썰어서 놓고 위에 닭고기를 올린다. 여기서 단촛물소스로는 조금 부족한 부분을 체리토마토마요네즈소스를 만들어 곁들여 내면 맛의 밸런스가 좋아진다. 토마토마요네즈는 계란노른자에 디종머스터드와 쉐리식초, 소금을 넣고 잘 섞어준 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로 에멀젼(emulsion)을 시킨다. 여기까지 마요네즈 완성! 그리고 당도가 높은 체리토마토를 넣고 믹서기에 갈아준 후 조그마한 볼에 담으면 완성된다. 

닭가슴살의 동양요리와 대비되는 닭다리살을 이용한 서양요리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Chicken Roulade (치킨룰라드)’라는 요리인데 닭다리살 안에 속재료를 채워서 랩으로 말아 고정시킨 후 오븐에서 마무리되는 프랑스의  고전 닭고기요리이다. 물론 닭가슴살을 이용해도 무방하다. 먼저 닭다리살을 넓게 펴줘야 하는데 랩을 씌운다. 고기망치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면 프라이팬이나 제빵용 밀대 또는 공구용 망치를 써도 된다. 최대한 얇고 넓게 펴준 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향과 잡냄새 제거를 위해 브랜디(brandy)를 발라준다. 여기서 중요포인트는 닭고기 간을 할 때 소금의 양은 닭고기 무게의 1%가 적당하다. 속재료는 무궁무진하다.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양송이버섯, 다진 양파 그리고 이태리파슬리를 버터에 볶아낸 딕셸(duxelle)인데 꼭 식힌 후 말아야 보관할 때 상하지 않는다. 필자는 다른 방법으로 속재료를 준비했다. 닭다리살 위에 베이컨을 깔고 부추페스토소스와 구운대파를 넣었다. 대파는 직화로 약간 태운다 싶을 정도로 굽고 탄 곳의 껍질을 제거해 주면 훨씬 단맛이 올라온다. 페스토소스는 원래 이탈리아 전통소스로 바질을 이용하는데 여기서는 부추를 사용하여 응용하였고 마늘, 살짝 구운 잣과 아몬드, 파마산치즈, 그리고 부추향을 해치지 않기 위해 올리브유 대신 까놀라유를 넣어 러프하게 갈아주면 완성된다. 이제 모든 재료를 랩을 이용하여 빈틈없이 말아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보관하여 모양을 잡아준다. 다음날 끓을랑 말랑 할 정도의 물에 10분정도 삶아 준 후 랩을 제거하고 프라이팬에 버터와 오일로 달궈준 뒤 고기가 맛있는 색이 나도록 굽는다. 마무리로 닭고기를 섭씨 240도 오븐에서 12분정도 구워내면 완성!!! 곁들일 가나쉬와 소스는 단호박퓨레와 오븐에 적당히 구운 닭뼈에 채소와 레드와인향이 가미된 chicken jus(치킨주)를 사용하였다. 단호박퓨레는 씨를 제거한 단호박을 쪄낸 후 생크림과 소금간을 넣어 블렌더로 갈아서 체에 걸러주면 된다. 치킨주는 닭뼈를 3cm정도로 부순 후 얼음물에서 핏기를 제거해 주어야 잡맛이 나지 않는다. 가열한 팬에 오일을 두룬 후 뼈를 넣고 구워준다. 색이 나면 기름을 버리고 서양요리의 기본야채인 양파, 당근, 샐러리를 넣어 볶아준다. 야채의 단향이 올라오면 토마토페이스트와 마늘을 넣고 골고루 가열하는데 토마토페이스트는 금방 타 버릴 수 있어서 조심스럽게 볶아주어야 한다. 색이 나면 레드와인을 넣고 바닥에 눌러 붙은 액기스(?)를 긁어낸 후 닭육수를 붓고 90분 정도 약불에 끓여 주면 완성된다.     
    
필자는 솔직히 말해서 닭고기요리를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닭고기 요리를 만들 때는 다른 요리보다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쓴다. 닭고기는 소고기에 비해 요리사가 침투할 수 있는 빈틈이 많은 재료라고 생각한다. 소고기는 그 자체가 완벽해서 그냥 구워먹어도 맛있다. 하지만 닭고기는 많은 기교가 요구되므로 항상 까다롭고 재미있는 재료이기에 항상 연구가 필요한 도전의식이 생기는 식재료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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