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8 15:03

송년특집 기획/ 글로벌 톱5가 세계 해운 3분의 2 장악

미중무역분쟁에 해운물류업계 희비교차
조선산업 LNG선 등에 업고 세계 1위 복귀


2018년 한 해에도 컨테이너선시장의 선복량 경쟁은 이어졌다. 빅5들은 신조선 도입과 잇따른 기업 인수를 통해 세계 해운업계 점유율을 가파르게 높였다. 해운 시황은 미중 무역분쟁에 큰 영향을 받았다. 3분기까지 호조를 띠던 벌크선 시장이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성수기에 오히려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컨테이너선 시장에선 ‘밀어내기 수요’를 등에 업은 북미항로의 나홀로 호황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 평균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1352로, 지난해의 1145에 비해 18% 상승했다. 케이프사이즈 평균 일일용선료는 지난해 1만480달러에서 올해 1만6350달러로 16%, 파나막스 평균 용선료는 9760달러에서 1만1580달러로 19% 각각 인상됐다. 수프라막스 선형 용선료는 지난해의 9160달러에서 올해 1만1120달러로 21% 상승했다.

하지만 분기별로 들여다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상반기에 25%를 띠었던 BDI 상승률은 하반기에 13%로 급격히 둔화됐다. 벌크선 수요가 3분기까지 쾌조의 흐름을 보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4분기에 하락세로 급전직하한 까닭이다.

1분기 평균 1175포인트로 24%, 2분기에 평균 1215포인트로 21%의 인상적인 상승률을 보여준 BDI는 3분기엔 평균 1607까지 치솟으며 41%의 상승 폭을 기록한 뒤 전통적인 성수기인 4분기엔 내림세로 전환했다. 4분기 평균 BDI는 1363으로, 1년 전의 1509에 비해 10% 하락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윤희성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은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급감한 데다 철광석 수입도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북미항로의 호황, 유럽항로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상하이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평균 827에서 올해 평균 830으로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북미항로의 운임률은 큰 폭의 상승세를 그렸다.

중국-미서안항로 평균운임은 1485달러에서 1738달러로 17%, 중국-미동안항로 평균운임은 2457달러에서 2802달러로 14% 각각 인상됐다. 미국의 대(對) 중국 보복관세 부과에 대비해 화주들이 재고 확보용으로 화물을 대거 ‘밀어내기’한 게 시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중국-유럽항로 평균운임은 876달러에서 816달러로 7% 하락했다. 근해항로에선 지난해 한중 구간 해역을 휘몰아쳤던 사드사태가 올해 들어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선사들의 상황도 다소 호전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중 수입항로 평균운임은 지난해 141달러에서 올해 163달러로 15% 상승했다.

국내 해운기업들의 영업성과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유가상승의 악재에도 당기순이익을 낸 곳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3분기까지 실적을 발표한 11개 선사 중 영업이익을 낸 곳은 지난해와 같은 8곳,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지난해보다 1곳 늘어난 6곳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흑자를 거둔 선사는 팬오션 SK해운 폴라리스쉬핑 대한해운 대우로지스틱스 대한상선 대림코퍼레이션 KSS해운이었다. 이 가운데 SK해운과 대우로지스틱스는 높은 이자비용으로 순이익에선 적자를 냈다. 11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1187억원으로, 지난해의 623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현대상선의 적자 폭이 68% 증가하면서 전체 합계에 영향을 미쳤다.

11개 선사의 전체 매출액은 9조751억원으로 6%의 성장세를 띠었다. 외형 성장을 거둔 곳은 팬오션 SK해운 폴라리스쉬핑 대한해운 대한상선 대림코퍼레이션 KSS해운 동방 등 8곳이었다. 현대상선과 흥아해운은 외형과 이익 모두 뒷걸음질 치는 부진을 보였다. 동방 해운부문은 매출액의 65% 성장에도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어 아쉬움을 남겼다.

초대형선 인도로 선복량 ‘위험수준’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시장에서 상위권 선사들의 장악력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인도되는 초대형 선박 척수가 상당해 선사들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테이너시장에서 유일하게 30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는 머스크라인과 MSC, 가장 빠른 속도로 선대를 키워나가고 있는 코스코 등 세 선사의 선복량을 모두 합치면 1000만TEU를 넘어선다. 세 선사가 글로벌 컨테이너선시장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44.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글로벌 톱 5(머스크라인 MSC 코스코 CMA-CGM 하파크로이트)’의 점유율은 연초 61.4%에서 12월26일 현재 63.7%로 2.3%포인트(p) 증가했다. 20대 상위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복량 증가도 눈길을 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12월26일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 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은 2273만4900TEU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2155만9000TEU와 비교해 5.5% 증가한 수치다. 20대 컨테이너 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용선 포함)은 2021만1000TEU(점유율 88.8%)로 집계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900만TEU를 밑돌았던 상위 2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복량은 12월 동안 100만TEU 이상 늘어나며 2000만TEU를 돌파했다. 점유율 역시 88.2%에서 88.8%로 0.6%p 상승하며 9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컨테이너선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선복을 늘린 선사는 중국 코스코였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라인을 제외한 1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복량은 연초 대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코는 OOCL 인수로 약 100만TEU 폭증한 268만TEU의 선복량을 기록, CMA-CGM을 밀어내고 세계 3위로 도약했다. 유럽 선사들이 주도했던 ‘글로벌 톱 3’ 자리를 코스코가 꿰찬 것이다.

머스크라인의 선복량은 406만9000TEU로 연초 대비 선대 규모가 약 16만TEU 줄었지만 여전히 400만TEU를 웃도는 선대를 운용 중이다. 2위 MSC는 332만1500TEU 규모의 선대를 꾸리고 있다. 머스크와 격차를 줄이고 있는 MSC는 40만TEU를 웃도는 발주잔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세계 1위 선사를 추격하기엔 버거워 보인다.

두 자릿수대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CMA-CGM도 외형확대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브라질 역내선사 메르코수르라인을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선 CMA-CGM은 1월 대비 15만TEU 이상 증가한 267만5600TEU의 선복량을 기록하며 세계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세계 5위 독일 하파크로이트의 선복량은 100만TEU대를 기록 중이다. 300만TEU를 향해 몸집을 불리고 있는 3~4위 선사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선사의 선복량은 164만7900TEU로 4위 CMA-CGM과 약 100만TEU 이상 차이가 난다.

올해 6월 21년 만에 ‘톱 10’에 진입한 현대상선은 41만3000TEU의 선복량을 기록,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연초 대비 10만TEU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여전히 상위권 선사들과의 선복량 격차가 크다. 1위 선사 머스크와는 거의 10배, 중국 일본 대표 선사와는 각각 233만TEU 110만TEU 가량 차이가 난다. 향후 신조선 인도로 40만TEU를 늘리면 양밍해운과 선대 규모가 대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까지 신조 컨테이너선 총 인도 규모는 280만TEU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 선대의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1만1000TEU급 이상의 대형선과 3000TEU급 미만인 소형선을 중심으로 향후 신조선 인도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만8000TEU급 이상인 초대형선의 잇따른 인도는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컨테이너선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잇따른 초대형선 인도로 컨테이너선시장 선복량은 2020년께 위험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1만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선 인도 규모는 올해 16만1700TEU에서 내년엔 두 배인 33만5300TEU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엔 전년 대비 두 배 가량인 100만TEU가 해운시장에 공급돼 선사들의 화물집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여건악화에도 항만 물동량 ‘맑음’

대내외 경기 악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전 세계 교역 여건이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올해 전국 컨테이너 항만물동량은 지난해보다 상승세를 유지했다. 1~11월 전국 항만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640만6000TEU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물동량 2000만TEU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11월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1977만7000TEU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환적 물동량이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다. 11월까지 부산항에서 처리된 환적 물동량은 1043만5000TEU로, 지난해보다 11% 앞서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수출입은 지난해와 유사한 934만2000TEU를 처리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올해 처리량이 2167만TEU 정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2018년 목표 물동량인 2150만TEU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해 세계 6위에 머물렀던 세계 컨테이너항 물동량 실적 순위를 올해 5위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월까지 전 세계 컨테이너항만들의 물동량을 비교해보면 부산항은 현재 상하이 싱가포르 닝보·저우산 선전항 뒤를 이은 5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광저우항과의 격차가 2만5000TEU에 그친다. 두 항만 중 어느 항만이 5위를 차지할 지는 12월 실적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환적 허브로서의 부산항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부산항 터미널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 6위를 기록하는 등 이미 세계 주요 컨테이너 항만 대열에 올랐지만, 해운항만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환적 물동량을 지금보다 더 원활하게 수급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해수부 계획에 따르면, 현재 부산항 전체 총 11개 터미널은 추후 6~7개로 줄어든다. 먼저 현재 부산북항의 총 3개 터미널은 앞으로 2개로 축소된다. 내년까지 신선대·감만부두에 이어 신감만부두운영사까지 추가로 통합시켜 한국해운연합(KSP) 하역사 부산항만공사로 구성된 국적 물류기업들로 이뤄진 통합 운영사를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이어 신항은 현재 6개 터미널에 추후 완공될 2-5, 2-6까지 총 8개인 터미널을 4~5개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해수부가 그린 청사진에 따라 부산항 컨테이너터미널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 BPA, 터미널업계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 지역 항만으로 파급력을 높이고 있는 인천항의 1~11월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283만2000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역대 최초 300만TEU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운 인천항은 지난 12월19일자로 지난해에 이어 300만TEU를 돌파했다고 인천항만공사는 밝혔다. 지난해보다 8일 앞선 기록이다. 올해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312만TEU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04만8000TEU보다 2.4% 증가하는 거지만, 올해 목표로 잡은 330만TEU에는 다소 못미치는 실적이다.

광양항의 경우 올해 국내 항만 중 가장 눈에 띠는 성장을 보였다. 광양항은 지난 1월을 제외하곤 현재까지 모든 월 물동량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1~11월 광양항에서 처리된 물동량은 217만6000TEU로 지난해보다 6.4% 증가했다.

대폭 강화한 인센티브 제도가 효과를 발휘했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밀어내기 물량이 늘어난 게 올해 호실적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광양항은 지난해보다 처리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목표 물동량 245만TEU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항의 1~11월 물동량은 44만7000TEU로, 지난해보다 5% 증가하면서 올해 물동량 실적이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총 물동량은 1억8420만3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하락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항만물류기업의 실적은 기업 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3분기 누적 실적 기준 가장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은 한진으로 파악됐다. 한진은 지난 한진해운 사태 여파를 말끔히 씻어낸 모습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1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폭증한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 물류기업 인수합병으로 글로벌 거점 확보에 열 올리는 CJ대한통운 역시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5% 17.5% 증가하면서 원활한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세방과 케이시티씨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지난해보다 플러스 성장을 신고해 원활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인터지스는 세 부문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부진한 실적을 거뒀으며, 동방은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3%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물류업계 피해 ‘눈덩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올 한 해 북미항로는 역설적으로 호황을 누렸다. 미국이 중국의 주요 수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중국발 물량이 폭증했고, 선복부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시아지역에 발생한 태풍으로 선적작업이 지연됐고, 선사들이 서비스를 감편하면서 운임 고공행진을 부추겼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00달러 중반까지 뒷걸음질 쳤던 미 서안행 운임은 11월 2600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북미동안행 해상운임도 1900달러대까지 후퇴했다가 11월 3700달러를 돌파해 201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모처럼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호황을 누린 해운업계와 달리 국내 주요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들은 운임폭등과 선복부족에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비딩(입찰)제도가 정착한 우리나라는 계약물량을 고정운임에 보내는 게 대부분이지만, 수출물량이 쏟아지는 중국은 FAK(품목무차별) 운임에 웃돈을 얹혀 보냈다.

선복확보가 어려워지자 한국발 해상운임도 자연스레 급등했다. 물류비를 선불하는 포워더들은 금전고통이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콘솔(화물혼재)업계도 울상을 짓는 건 마찬가지였다. 콘솔사가 선사에 지불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났지만, 화주인 포워더에게 만족할만한 운임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북미항로 운임이 크게 오르면서 원가부담이 커진 가운데, 업계의 과당경쟁으로 CBM(㎥)당 적정 운임을 받아낼 수 없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과거와 비교해 콘솔요율이 크게 올랐지만 현재의 높은 해상운임을 대응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는 게 업계의 고충이다. 컨테이너 매입단가에 걸맞은 운임을 받아내야 할 콘솔사들이 제값 받기에 실패하면서 손실규모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콘솔업체들은 미주항로에서만 월 1만달러 안팎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일부 콘솔사는 북미항로의 피해가 커지자 화주와의 거래 단절도 고려했다. 콘솔운임이 과거 수준에 머무르다 보니 저가계약을 단절하고 수익성 제고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선사들이 화물 ‘취사선적’에 나서면서, 납기문제도 수면 위로 올랐다. 선사들이 SC(운송계약)로 맺은 자동차부품이나 중량이 많이 나가는 레진(석유화학제품)화물에 대해서는 선적을 대거 미뤘기 때문이다. 포워더들은 납기가 급한 화물을 동안행 올워터서비스 대신 LA나 롱비치로 1차 수송한 후 동부지역까지 철송(MLB)이나 한 트럭에 2~3명이 번갈아가며 운전하는 ‘팀트럭킹’ 서비스로 대처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일부 포워더들은 긴급화물을 수송하기 위해 CY(컨테이너장치장)에 야적돼 있던 컨테이너를 적출해 항공편으로 대거 전환시켰다. 하지만 중국 화주들이 한국발 여객기와 화물기를 대거 점유하면서 하늘길도 이용이 쉬운 건 아니었다. 중국발 물량이 인천에 대거 몰리면서 한국 화주들의 화물이 후순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물류업계는 항공기에 화물 적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느라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11월 30일 미국과 중국은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하며 일시휴전에 잠정 합의했다. 관세부과 유예로 중국 화주들의 물량 밀어내기가 잠잠해지면서, 북미항로 호황도 한 풀 꺾였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행보에 따라 중국발 물량 밀어내기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북미항로는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남북종단철도 가시화, 기대만큼 어려움도 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북한을 거쳐 중국·러시아를 시작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신 북방물류’가 세간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향후 북한과의 통일이 성사되면, 부산·광양을 출발점으로 북한을 거쳐 대륙국가로 철도운송이나 육상운송이 가능해진다는 그림이다.

물류 전문가들은 철송이 해운이나 육송과 비교해 가장 이상적인 운송수단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철도는 장거리운송에 유리하고, 도로에 비해 비자 통관 등 제도적 장벽이 낮아 운송경쟁력이 높다. 또 철도는 북한 화물운송의 약 90%를 차지해, 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의 연계수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철도 인프라 확충이 문제로 꼽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남북종단철도(TKR)-TCR·TSR’ 수송이 원활해지려면 예측수요에 대비해 경의선은 복선철도, 동해선은 단선철도로 개량하는 인프라 보수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표준궤를 채택하는 우리나라 북한 중국이 러시아 광궤와 빠르게 연계될 수 있도록 충분한 환적인프라도 마련해야 한다. 환적에서 발생하는 하역비용도 감내해야 한다.

물류업계는 운임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아 TKR사업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선박이 대형화되고 한중·한러항로의 정기선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해상운임이 저렴하게 형성돼 있고, 기간도 한중노선은 하루 내외, 극동러시아까지는 2~3일이면 충분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극동러시아에서 열차로 환적하더라도 3~4일이면 가능하다. 유럽행 전세열차(블록트레인)는 여전히 운임이 높아 서비스 접근이 쉽지 않다. 화물 적재권한도 물량이 많은 중국이나 러시아 자국 화주들에 쏠려있다. 이 와중에 국내 화주들은 극동지역 수요부족과 비용절감 차원에서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해운서비스를 찾고 있다.

수요확보도 해결과제다. 업계는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전세열차를 꾸리려면 중국과 러시아발 물량에 버금갈 만큼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 간 통관절차 표준화 작업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당장 우리나라와 북한의 정치체제가 달라 TKR가 조성되더라도 북한에서 통관작업을 일차적으로 거쳐야만 한다. 또 주요 북방물류시장인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유럽 지역 등에서 각기 다른 통관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의 국경세관이 체계적인 통관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관료주의와 부패문제가 심각하다.

TCR는 중앙아시아 국경에서 모든 제품을 검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TSR를 활용하는 러시아는 통관절차 간소화에 나서고 있지만, 최소 3~4개국을 경유하다 보니 3~4번의 통관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종단철도 사업에 제동을 걸지는 미지수다. UN안전보장이사회가 11개의 대북제재안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북한은 12월26일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행사를 가졌다. UN안보리가 남북 철도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한 덕분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와 미국이 오랫동안 대북제재를 이어온 점에서, 물류업계는 북한이 공개적인 비핵화를 선결하고 국제사회의 완전한 신뢰를 얻어야 대북물류사업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조선, 中 제치고 7년만에 세계 1위 유력

올해 우리나라 조선업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수주량 1위 자리를 탈환할 전망이다. 올해 국가별 누계(1~11월) 수주실적은 한국이 1090만CGT(수정환산톤수)로 중국  874만CGT, 일본 322만CGT에 앞서 1위를 달리고 있다. 2018년 11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10월 말 대비 39만CGT 증가한 7885만CGT로 집계됐다.

지난달과 비교해 중국은 102만CGT 증가한 반면, 한국은 8만CGT, 일본은 42만CGT 감소했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 2908만CGT에 이어, 한국 2074만CGT, 일본 1330만CGT 순으로 나타났다. 1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월 대비 103% 증가한 211만CGT를 기록했으며, 누계(1~11월) 실적은 2600만CGT를 돌파했다. 이는 극심한 수주 가뭄이던 2016년 1~11월 누계 발주량 1200만CGT에 비해 2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량이 크게 늘어난 게 조선사들의 실적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들어 지금까지 총 153척, 133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올해 조선부문 목표(132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가스선 분야 40척(LNG선 25척 LPG선 15척)을 비롯해 유조선 56척, 컨테이너선 50척, 벌크선 4척, 호위함 2척, 카페리선 1척 등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48척, 61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 연간목표 82억달러의 74%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조선부문 수주액 31억달러의 2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LNG선 17척, 컨테이너선 13척, 유조선 15척, 특수선 3척 등이 수주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선 17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6척, 초대형컨테이너선 7척, 특수선 5척 등 총 45척 약 65억8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 올해 목표 73억달러의 90%를 달성했다.

국내 조선 ‘빅3’의 영업이익은 올해도 흑자를 이어갔지만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원자재 상승과 고정비 부담이 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영업이익 289억원, 순이익 -23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57% 급감했지만, 4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1820억원에서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4% 감소한 3조2419억원을 기록했다. 지체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 발생, 원자재가 상승과 고정비 부담 증가 등이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236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234억원에서 -803억원으로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후퇴한 1조313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에 따른 영업손실 요인에 더해 ▲강재 및 기자재 가격 인상(1770억원) ▲3년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금(900억원) 등 불가피한 손익차질 요인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영업손실 증가 배경을 꼽았다.

대우조선해양의 3분기 영업이익은 1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23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2% 감소한 2조1973억원으로 집계됐다. 강재가격 인상과 인건비 증가 등 많은 원가상승 요인 속에서도 선방했다고 대우조선은 평가했다.
 

< 이경희 부장 최성훈 기자 류준현 기자 박수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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