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 에버그린이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 확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에버그린은 지난 8일 삼성중공업과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며, 척당 가격은 약 9430만달러(약 1009억원) 수준이다.
에버그린은 신조 프로그램을 통해 물동량 수요를 충족하는 한편, 용선이 곧 만료되는 노령선 교체를 통해 선대 최적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주한 선박은 길이 334m, 폭 48.4m 규모의 ‘네오 파나막스’ 선박으로 파나마운하 통과에 최적화돼 있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와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프로펠러, 러더 벌브 등 에너지 저감 장치가 장착되는 등 향후 시행되는 친환경 규제를 충족했다.
올 들어 에버그린은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신조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대만 CSBC 일본 이마바리조선 재팬마린유나이티드 등과 신조 건조협상을 벌였다. 한국 대만 일본 조선소가 경합을 벌였지만 최종 건조계약은 삼성중공업이 따냈다.
▲ 에버그린 장정융(張正鏞)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이 건조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이번 계약으로 에버그린과 삼성중공업간의 굳건한 신뢰관계가 다시 한 번 더 주목받고 있다. 에버그린은 지난 2010년 삼성중공업에 8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한 선주로부터 한 해에 20척의 선박을 무더기로 수주한 건 창립 36년 이래 최초였다.
에버그린은 나머지 12척에 대한 선박 확보도 마무리지었다. 에버그린은 이달 중순 일본 선주사인 쇼에이기센과 용선계약을 통해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마바리조선소에서 지어지는 신조선은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선박은 길이 333.9m, 폭 48.4m이며, 최고항해속도 23노트로 확장 파나마운하 통항에 최적화된 선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버그린은 지난 2015년에도 쇼에이기센으로부터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1척을 용선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선박 발주를 통해 에버그린은 발주잔량 50만TEU를 돌파하게 됐다. 전 세계 해운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월19일 현재 에버그린의 보유 선복량은 107만2157TEU를 기록, 세계 6위에 자리하고 있다. 대만 해운사 양밍라인(8위·60만2402TEU) 완하이라인(15위·24만3962TEU) TS라인(22위·7만5206TEU) 중 가장 먼저 선복량 100만TEU 시대를 열었다.
48척(50만8332TEU)의 선박 인도를 마무리짓게 되면 독일 하파크로이트(154만3598TEU)를 제치고 세계 5위 해운사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하파크로이트의 발주잔량은 제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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