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9 09:00

판례/ 신용장 대금 지불을 면한 신용장 개설은행

김현 법무법인 세창 변호사/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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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수입업체가 개설을 요청한 신용장을 개설해 준 거래은행 즉 신용장 개설은행은 수출자 측 은행이 수출자의 수출 물건 대금을 청구하는 경우, 신용장에 요구되는 서류에 형식적 하자가 없는 한 신용장 기재 금원의 지급이 강제되는 것이 통례이다. 이번 호에서는, 실질적인 하자를 이유로 신용장 대금의 지급 거절이 정당화된 사례를 살피기로 한다.
 
2. 사실관계의 개요
 
평석 대상인 대법원 2017년 11월14일 선고 2017다216776 판결 및 그 원심 판결에 나타난 사실관계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가. 이 사건 고철의 거래 방식과 피고들의 신용장 개설
 
(1) 한국 회사 갑은 일본 고철상과 직접 협상해 이 사건 고철의 수입거래에 관한 사항을 정했는데도, UAE 회사 을이 일본 고철상으로부터 이 사건 고철을 구입하고 이를 다시 갑이 을로부터 수입하는 형태를 취해 이 사건 고철을 수입하기로 했다.
 
(2) 이를 위해 갑이 을을 수익자로 하는 신용장의 개설을 의뢰함에 따라 피고1 은행은 2011년 11월18일, 피고2 은행은 2011년 11월24일 각 아래와 같은 내용의 취소불능신용장을 개설했다:
 
@ 신용장번호: (생략)
@ 적용규정: UCP URR 최신 개정본
@ 유효기간 만료일: 2012년 2월15일
@ 의뢰인: 갑 @ 수익자: 을
@ 금액: 54백만엔 (피고2의 것은 79백만엔)
@ 자유매입: 가능
@ 적하항: 일본항, 도착항: 한국항
@ 상품명세: 일제 고철 H2 등급 1,820MT
@ 요구서류: 서명된 상업송장 3부 운임 수취인 지불이라고 표기되고 갑에게 통지한 피고 은행 지시식으로 발행된 무사고 본선적재 선적선하증권 일체, 포장명세서 3부 [하략]
@ 부가조건: 선적 금액 및 수량의 10% 오차 허용, 선하증권 일자 후 21일 후 서류 제시 허용하되, 신용장의 만료일 전에 모든 서류 제시
@ 상환은행: FI BIC @ 통지은행: 원고
 
나. 백투백 신용장 거래
 
1) 을은 이 사건 신용장을 기초로 원고에게 일본 고철상을 수익자, 그 금액을 각 52백만엔, 74백만엔으로 하는 이른바 백투백 신용장(Back-to-Back Letter Of Credit)의 개설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1년 11월18일 이 사건 제1 신용장에 대응하는 백투백 신용장을, 2011년 11월29일 이 사건 제2 신용장에 대응하는 백투백 신용장을 각 개설했다.
 
2) 엠 은행은 이 사건 각 백투백 신용장을 그 수익자인 일본 고철상으로부터 매입해 개설인인 원고에게 그 대금의 지급을 요청했다. 원고는 2011년 12월9일과 2011년 12월14일 엠 은행으로부터 요구서류와 환어음을 송부 받은 후, 을로부터 2011년 12월15일 53백만엔, 2011년 12월28일 77백만엔을 지급 받아 엠 은행에게 2011년 12월20일 위 동액의 금원을 지급했다.
 
3)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각 백투백 신용장 개설 당시 을과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요구서류가 법률을 준수해 제시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 원고는 그 서류들을 매입하고 그 서류들이 법률을 준수하지 않음을 이유로 거절돼 지급되지 않을 위험으로부터 수익자를 면책하고 개설,확인은행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는 경우 지급하기로 확약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에 관한 약정(확약)을 했다.
 
다.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 상환요청과 지급거절
 
1) 원고는 위와 같이 엠 은행에게 이 사건 각 백투백 신용장대금을 상환하고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요구서류와 각 어음금액 54백만엔 및 79백만엔의 환어음 2매를 교부 받아 이를 보관하던 중, 2012년 1월24일 피고1 은행에게 이 사건 제1 신용장의 요구서류와 54백만엔의 환어음을 송부하면서 이 사건 제1신용장대금의 상환을 요청했고, 같은 날 피고2 은행에게 이 사건 제2 신용장의 요구서류와 79백만엔의 환어음을 송부하면서 이 사건 제2 신용장의 상환은행인 에스 은행에 이 사건 제2 신용장대금의 상환을 요청했다(위 각 요구서류와 환어음은 2012년 1월31일 피고들에게 도착했다).
 
2) 피고 우리은행은 원고의 이 사건 제1 신용장대금 상환요청에 대해 2012년 2월7일 위 신용장 요구서류에 다음과 같은 불일치가 있다는 이유로 지급거절의 통지를 했다:
 
@ 상업송장에서의 물량과 그 이외의 서류에서의 수치 간 차이
@ 상업송장, 포장명세서, 선하증권 등에 기재된 하역항 간 차이
@ 선하증권과 신용장 간 포장 조건의 차이.
 
3) 원고의 이 사건 제2 신용장대금 상환요청에 대해 상환은행인 에스 은행은 2012년 1월25일경 피고2 은행이 상환요청을 철회했다며 지급을 거절했고, 피고2 은행은 2012년 2월7일 위 신용장 요구서류에 다음과 같은 불일치가 있다는 이유로 지급거절의 통지를 했다:
 
@ 상업송장, 선하증권, 포장명세서 등에 기재된 하역항과 신용장에 기재된 것 간의 차이
@ 상업송장과 포장명세서에 기재된 물품명세와 선하증권에 기재된 것 간의 차이
@ 선하증권에 기재된 포장조건과 신용장 조건 간의 차이
@ 상업송장에 기재된 총 금액과 물량과 단가를 곱한 값 간의 차이
@ 용선계약부 선하증권에 관한 요건 불충족.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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