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3 09:30

한일항로/ 올해 지방항노선 운임회복 성과 일궈

선사들, 직교역화물 부진에 실링 강화
2016년 한 해 한일항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운임공표제 도입을 배경으로 선사들이 일본 지방항 노선 운임 인상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지난 6월 일본 주요 노선 운임을 확정 발표했다.

선적상한제(실링제)가 실시되고 있는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이나 한신(오사카·고베) 등 일본 주요항로 운임을 165달러로 결정 공표했다. 일본 지방항은 모지 45~50달러, 센다이 110달러, 도마코마이 130달러, 니가타 70달러, 이요미시마 95~100달러, 오나하마 150달러 등으로 파악된다. 선사들은 제도 도입으로 지방항 운임은 최고 2배 가량 상승했다고 전했다.

물동량은 환적화물의 선전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9월 한일항로 수송화물은 137만1000TEU로, 1년 전의 133만9000TEU에서 2.4% 증가했다. 우리나라를 거점으로 아시아역내지역과 일본을 연결하는 환적화물이 9.6% 늘어난 59만700TEU를 기록한 데 힘입었다.

반면 직교역화물(로컬화물)은 정체를 보였다. 같은 기간 0.1% 늘어난 53만5300TEU에 그쳤다. 수출은 0.6% 감소한 28만1300TEU, 수입은 1% 늘어난 25만4000TEU였다. 제지나 자동차부품 등 대부분의 수출화물들이 엔저의 영향으로 약세를 띠었다는 평가다.

선사들은 수입화물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6월12일 885원을 최저점으로 오름세를 보이며 7월 한 때 1100원대까지 올랐으나 다시 하락하며 10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피더물량 감소도 큰 걱정거리다. 9개월간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24만5100TEU로 7.7% 감소했다. 수출 8.1% 감소, 수입 7.3% 감소 등 수출입 모두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피더화물 약세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가 배경이다. 부산 환적의 일본발 미국행 노선에서 시장 점유율 24%로 1위를 기록 중이던 한진해운의 침몰로 부산항을 버리고 인근 중국 상하이나 대만으로 이탈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해운사태는 한일항로 시황 흐름에 큰 영향을 줬다. 이 선사와 거래한 한일항로 취항선사들도 운임수입을 떼이는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피더화물을 수송한 선사들은 대략 1억원 정도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모 카페리선사도 7만달러 정도의 수송수입을 못 받았다.

반만 한진해운이 운항해온 한신과 게이힌항로 물동량 월 1500TEU를 넘겨받은 선사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특히 광양항 서비스를 운영 중인 장금상선과 팬오션은 한진해운의 광양발 물동량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4분기 선사들의 실링(선적상한선) 달성에 힘을 보태준 셈이다.

올해 선사들은 주요항로의 실링을 보수적으로 정해 운임 관리에 공을 들였다. 올해 실링은 1~2월 82% 3~4월 95% 5~6월 92% 7~8월 91% 9~10월 및 11~12월 93%의 흐름을 보였다. 가장 높았던 2기(期)에도 90대 중반을 넘기지 않았다. 특히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6기에도 방어적인 실링을 설정하는 등 선사들은 운임 인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선사 관계자는 “12월에 많은 선사들이 실링을 웃도는 실적을 보이면서 신규화물에 대해선 인상된 운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근해선사가 어려움에 처한 만큼 막판까지 수익 회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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