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시장은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의 이합집산과 선사들의 합병으로 변화무쌍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새로운 얼라이언스가 탄생하면 그에 대응한 또 다른 얼라이언스가 생겨났다. 각 선사들간에 합병과 인수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일어났다.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컨테이너선이 도입된 이후 선사들은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려왔다. 운항효율화를 위해 시작한 공동운항은 이제 더 큰 선박을 더 효율적으로 운항하기 위해 반드시 참여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처음 2, 3개 선사가 참여해 시작했던 얼라이언스는 더욱 몸집을 키워나갔고 이제는 원양항로에서 얼라이언스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사업철수를 의미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돼버렸다. 독립 선사들이 설 자리는 원양항로에서만큼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선사들은 더욱 똘똘 뭉쳤다. 지난 4월 CMA CGM과 코스코, 에버그린, OOCL이 동서항로에서 ‘오션’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이후 바로 한진해운, 하파그로이드, NYK, MOL, 케이라인, 양밍이 참여한 디얼라이언스가 꾸려졌다. 그리고 최근 현대상선이 머스크와 MSC의 2M얼라이언스에 합류하면서 얼라이언스에 마지막으로 승선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2M 오션3 G6 CKYHE 4개의 얼라이언스는 내년 4월 이후 3개로 줄게 된다. 갯수는 줄었지만 얼라이언스별 규모는 더욱 커졌다.
얼라이언스 규모를 키운 데는 2014년 이후 급격히 진행된 선사들 간의 인수합병도 한몫했다. 2014년 하파그로이드가 칠레선사 CSAV의 컨테이너선 부문을, 지난해 함부르크수드도 중남미선사 CSAV를 각각 인수하며 일부 운영선대 합리화를 꾀했다. 올핸 CMA CGM의 싱가포르선사 APL 인수와 중국 양대 국적선사인 코스코, 차이나쉬핑의 합병이 완료됐다. 최근에는 하파그로이드와 UASC가 컨테이너 부문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각 다른 얼라이언스에 소속돼 있는 선사들이 인수 합병을 통해 여기저기 옮겨지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얼라이언스 규모를 키우기도 했다.
드류리에 따르면 선사들의 합병과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내년 4월 이후 얼라이언스별 점유율은 아시아-북유럽에서 2M이 40.2%, 오션 31.4%, 디얼라이언스 28.5%로 변화한다. 아시아-북미항로는 2M 26.4%, 오션 35.8%, 디얼라이언스 32.1%가 된다.
얼라이언스 재편은 3개 체제로 일단락됐지만 선사들의 합종연횡은 끝나지 않았다. 비용절감 수익성 제고를 위해 전혀 다른 선사들이 회사를 합치고 수익을 못내는 곳은 매물로 나오는 때다. 바닥까지 내려간 해상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사들이 선복을 다 채우지도 않고 출항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근해항로보다 못한 운임으로 화물을 선적할 때도 꿈쩍도 않던 선사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체산성 악화는 선사들을 옥죄고 있다. 앞으로 정기선업계 앞날은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다가올 시련에 맞서 선사들은 더욱 뭉쳐 위기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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