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사 하파그로이드와 범아랍선사 UASC가 컨테이너선 부문 합병에 합의했다.
두 선사는 28일 공동성명을 통해 하파그로이드와 UASC가 기업합병조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병소식은 프랑스 선사 CMA CGM이 24억달러에 싱가포르 선사 NOL주식 90% 이상을 최종인수 한 지 몇 시간 만에 발표되면서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하파그로이드와 UASC는 합병에 대한 주주동의를 얻기 위해 6월29일 두바이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합병에 대한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도 거칠 예정이다.
CMA CGM의 NOL인수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NOL을 매물로 내놓은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지만 하파그로이드와 UASC의 컨테이너부문 통합 합의 소식은 업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4월 중순 하파그로이드와 UASC가 합병 논의를 진행하며 상대적기업평가에 대해 하파그로이드 72%, UASC 28%의 상대가치 적용이 합병 논의의 기본이라고 밝힌바 있다.
두 선사의 합병으로 정기선 시장 선복량 5위 선사 중 4위까지 유럽선사들이 차지하게 됐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CMA CGM은 NOL을 인수하면서 230만TEU까지 선복량을 늘려 1,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와의 선복량 격차를 줄였다. 머스크라인의 6월 말 현재 선복량은 320만TEU, MSC의 선복량은 280만TEU에 달한다. 하파그로이드의 선복량은 93만TEU로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UASC는 54만TEU로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선사의 합병되면 선복량은 150만TEU로 늘어나 선복량 5위 선사인 에버그린을 따라잡게 된다. 5위권 선사들 중 4개 선사가 유럽선사로 채워지면서 4위인 코스코컨테이너라인이 유일하게 아시아선사가 됐다. 올 초 차이나쉬핑라인의 컨 부문을 흡수하면서 선복량이 대폭 늘어난 코스코컨테이너라인은 151만TEU의 선복량을 갖고 있다.
하파그로이드는 그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워왔다. 2005년 CP쉽스를 인수하고 2014년 칠레선사 콤파냐 수드 아메리카나 데 바포레스(CSAV)의 컨테이너선 부문을 인수했다. CSAV 인수로 하파그로이드는 뒷걸음질치고 있던 정기선부문 실적을 끌어올렸고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했다. 이번에는 UASC와의 컨테이너 부문 합병으로 정기선 부문 입지를 더욱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합병으로 하파그로이드는 1만8천TEU급 선박에 더욱 다가선다. UASC는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을 일찍부터 발주한 선사였지만 원양항로에는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하지만 하파그로이드를 통해 초대형 선박의 효용성을 높일 원양항로 노선과 우량 고객층의 접근이 가능해졌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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