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의 체감시황이 여전히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벌크선은 사상 최악이라 할 만큼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4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해운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전 달보다 2포인트 오른 58을 기록했다.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띤 뒤 상승세로 전환했다.
하락세를 끊었다지만 여전히 해운기업들이 느끼는 시황의 정도는 밑바닥 수준이다. 해운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긍정 응답 업체가, 그 이하면 부정 응답 업체가 많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결과는 벌크선의 심각한 부진이 원인이다. 업종별 BSI 조사에서 유조선은 88(전월비 +8)로 다소 상승한 반면 컨테이너와 벌크선은 각각 70(-4), 40(-)을 기록하며 부진을 보였다.
벌크선은 운임지수(BDI)가 500포인트선까지 무너지며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걸 반영해 KMI에서 조사를 시작한 2013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두달 연속 이어갔다. 2013년 8월 BSI는 35였다.
벌크선 부문 응답 업체는 전체 110개 기업 중 57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채산성 BSI는 전월대비 5포인트 상승한 80를 기록했다. 컨테이너 85(+1), 건화물선 71(+5), 유조선 100(+4)이었다. 유조선 전문선사들의 채산 확보가 긍정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자금사정 BSI도 83으로 전월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컨테이너 80(+6), 건화물선 73(+1), 유조선 108(+8) 등이다.
매출 BSI는 전달 대비 소폭(+1) 오른 60이었다. 컨테이너 40(-23), 건화물선 55(+7), 유조선 85(-3)로, 전년동월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의 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기업의 수보다 많았다.
4분기 구인사정 BSI는 83(전기비 -3)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컨테이너 95(+6) 건화물선 82(-3) 유조선 77(-11) 순으로 구인사정이 좋지 않았다.
4분기 투자 BSI는 79(-8)를 기록, 여전히 전년동기대비 투자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컨테이너와 건화물선은 각각 65(-29), 71(-7)로 전년동기대비 투자를 축소한 기업이 많았다. 반면 유조선 부문은 108(-)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투자를 확대한 기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새해 전망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전망의 불안감으로 1월 해운 BSI 전망치는 56을 찍었다.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업종별로는 컨테이너와 유조선은 각각 80 92로 12월에 비해 긍정적일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많았지만 건화물선은 원자재가격 하락과 외국투자자본 이탈에 따른 신흥국 수출입 감소 우려로 최저 수준인 37까지 하락했다.
물동량 증가세 둔화와 지속적인 선박공급에 따른 수급균형 개선이 지연되는 데다 시장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건화물선 시장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장도 초대형선 투입과 캐스케이딩에 따라 대부분 항로에서 과잉공급이 우려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운임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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