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O2O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과거에는 전화나 컴퓨터를 통해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소규모로 이뤄졌지만, 모바일 디바이스가 확대되면서 산업의 새로운 물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모바일 확산은 물류 스타트업(신생 벤처) 출현의 물꼬를 텄다. 스타트업은 기존 대기업이 점령한 생태계를 뒤흔드는 파괴자적인 존재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대부분 ‘혁신’을 부르짖었다.
우버(Uber)는 O2O 서비스의 대표주자로서 우버택시, 우버카고, 우버러시, 우버에센셜즈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우버의 기업가치는 680억달러(약 78조9400억원)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O2O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퀵서비스 플랫폼업체 인수 움직임까지 포착됐던 터라, 향후 물류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거란 관측이 나온다.
김수경 SK플래닛 SVP 기획그룹장은 오는 2020년 우리나라의 O2O 시장 규모가 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이내믹한 환경은 이미 만들어졌다는 판단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ICT 융합형 물류 스타트업 지원 및 활성화 전략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기자도 1,2차 회의에 참석해 과제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살펴볼 수 있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물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논의가 진행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국토교통부도 지난달 ‘2016~2025년 국가물류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물류 스타트업을 직접 언급하며, 새로운 신규 물류시장을 개척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돼 온 스타트업 관련 정부 지원은 부처 간 칸막이로 융합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못했고,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추진의 효율성도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연계·협력이 미흡해 제대로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은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외국자본의 ‘먹튀’도 방지해야 한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지원이 지속성이 없고, 지원이 ‘나눠먹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 비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는 대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절대 친화적일 수 없다” 고 일갈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O2O 시장이 우리나라보다 3~4년쯤 앞서 있다고 평가한다. 2015년 상반기 중국의 O2O 시장은 지난해보다 80% 증가한 3000억 위안(약 56조원)에 육박한다. 맥킨지 발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71%가 O2O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 스타트업의 등장은 거부 못할 시대적 조류다. 기존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산업의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비판하고 규제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물꼬를 터주고,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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