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이 2년 연속으로 보험료를 동결한다. KP&I는 14일 가진 해운전문기자 간담회에서 2016년도 일괄인상률을 ‘제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경재 KP&I 대표이사 회장(창명해운 회장,
사진)은 “해운시장 상황을 반영해 위기의 한국해운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난 10일 열린 제60회 이사회에서 보험료 동결을 결정했다”며 “물가상승과 재보험료의 인상, 관리비 증가 등으로 보험요율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해운업계의 장기불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자체적인 자구노력과 경영합리화로 인상요인을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보험료 동결이다. KP&I는 지난해 4.5% 인상을 제외하고 2011년 이후 5년 동안 일괄인상률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위험관리 강화와 사고예방 활동을 통해 내실 있는 경영을 함으로써 미력하나마 해운업계의 불황타개를 지원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비교해 P&I클럽 국제그룹(IG)은 초대형 사고로 인해 5년간 누적일괄인상률이 평균 30.61%에 이른다. 특히 런던P&I 44.6%, 노스오브잉글랜드P&I 40.1% 등 일부 IG 클럽은 누적인상률이 40%를 넘어선다.
이날 문병일 KP&I 전무는 P&I 보험업계의 성장률 둔화에 대응한 경영전략을 소개했다. 최근 P&I시장은 해운불황이 이어지면서 보험요율 덤핑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중고선박 매각은 늘고 신규선박 매입은 줄어드는 상황을 맞고 있다.
문 전무는 IG클럽과 제휴해 1만t(이하 총톤수) 이하 소형 탱크선 시장과 특정항구만을 취항해 제약이 없는 전용선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전쟁보험 선박보험 납치(K&R)보험 등 선주들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을 패키지로 구입해 KP&I가 일괄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규모의 이익을 창출하는 한편 재보험 상품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보험사와의 제휴도 확대한다. KP&I는 탱크선 시장 진출을 위해 IG클럽과 제휴하는 것을 비롯해 키시(Kish) 키타(Qita) 등 이란 P&I클럽이나 해운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보험사들과도 사업제휴를 타진할 계획이다.
문 전무는 “이란 경제제제가 해제되면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자국 P&I를 이용하던 이란선사들이 IG클럽으로 돌아가려고 할 것”이라며 “이란 P&I클럽에서 회원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와 공조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P&I는 올해 12월 현재 가입실적은 회원사 213곳, 척수 1033척, 톤수 2169만t, 연간보험료 3063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선박척수와 톤수는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어난 반면 회원사와 보험료는 등락을 보였다.
문 전무는 “지난해에 비해 가입톤수는 50만t 늘었지만 보험료는 118만달러 감소했다”며 “선박매각이나 폐선 등으로 고보험료의 노후선 등이 빠져나간 반면 보험료가 낮은 신규선박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KP&I는 위험기반자본(RBC)비율 463%로 국내 손해보험업체 중 가장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갖추고 있으며 보험회사 신용평가 전문기관인 미국의 AM베스트로부터 4년 연속으로 A-(엑설런트)를 받는 등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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