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조합의 이사장 공백이 길어질 전망이다.
한국해운조합은 어제(11일)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2명의 최종 후보들이 모두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이사장 선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박홍식 회장은 등록한 7명의 후보 중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명예교수와 배용몽 전 해운조합 업무상무를 최종 후보로 상정했다.
앞서 지난 9일 박 회장은 이날 열릴 예정이던 총회를 이틀 후로 연기하는 대신 대의원 간담회를 열어 후보들의 정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정견 발표엔 이용재 전 해군 소령을 제외한 6명의 후보들이 참석했다. 최종 후보 2명을 비롯해 남은우 전 해운조합 마산지부장, 박홍진 전 해운조합 회장, 배 전 상무, 백성호 범한상선 대표이사, 정영석 한국해양대 교수 등이다.
박 회장은 간담회에서 취합한 대의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해 총회 직전에 발표했다.
해상 안전 분야에서 굵은 발자취를 찍어온 김 교수의 경력과, 해운조합 업무를 꿰뚫고 있는 배 전 상무의 경험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4명의 대의원 중 22명이 참석한 이날 총회에서 후보들은 각각 서너표 정도를 얻는 데 그쳤다. 무려 16명의 대의원들이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들은 12표 이상을 얻어야 이사장에 선출될 수 있었다.
해운조합 임대의원 선거규약은 과반수를 얻는 후보자들이 나오지 않았을 경우 재선거를 치르지 않고 재공모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의원들이 대정부 업무가 많은 해운조합 사업 특성상 힘 있는 이사장을 원하는 것 같다"며 "경영을 해보지 않은 교수 출신과 세월호 사고 이후 비판을 받아온 해운조합 출신 인사란 점에서 한계가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운조합은 이사장 선출이 무산됨에 따라 8~9월께 다시 이사장 공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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