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전국 산업단지와 항만을 연결하는 국가 물류의 대동맥으로 오랜기간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 도로교통 혼잡의 사회적 비용증가와 국제적인 오염 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 강화되면서는 녹색물류수단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정부에서도 전체 물류시장에서 철도물류 분담율을 2020년 18%까지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도로를 통한 화물수송량이 증가에 밀려 철도의 화물 수송분담율은 7%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여기에 코레일의 적자회복을 위한 운임인상과 철도시스템이 변화로 철도를 통한 화물은 최근 들어 더욱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 동안 주춤하던 철도수송활성화 방안과 의견들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철도물류 전문가들이 참석해 철도수송분담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철도 ‧항만 물류 비즈니스 포럼’을 열었다.
지난해 `철도물류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한 강석호 의원은 “최근 호남선 KTX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접어들어 여객부문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화물부문은 2012년 이후 11.37% 감소했고 수송분담률도 최근 4%로 하락하는 등 급속히 증가하는 도로교통 증가율에 비해 더디다”며 “철도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수 화물의 컨테이너화를 통해 철도수송 경쟁력을 갖추고, 철도물류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철도분담율 증가 ‘철도물류 특화 정책 필요’
이번 포럼의 주제는 벌크화물의 컨테이너화를 통한 철도수송률을 높이는데 있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권용장 박사가 ‘대량 벌크화물 용기 상용화 추진방안’에 대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윤동희 박사가 ‘철도 벌크화물 컨테이너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2001년 철도분담율은 7.2%에서 2011년 7.05%로 뒷걸음질 친 반면, 같은 기간 도로 분담률은 65.86%에서 73.67% 증가했다. 철도분야의 영업적자는 지속됐다. 2005년 이후 철도공사는 매년 3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고, 2005년 대비 2012년 매출액은 9% 증가한 반면, 적자는 25.1% 늘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물류에 대한 종합지원이 아닌 트럭운송에 대한 규제 등 철도물류에 특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별로 보면 철도물류를 활성화한 스위스와 독일 영국은 트럭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와 환경편익에 따른 직접적인 보조를 통해 철도물류를 키웠다. 반면, 프랑스와 일본은 직접적인 지원이 미미하고 도로규제정책도 미약해 철도물류활성화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권용장 박사는 “현재 컨테이너의 수송비용 경쟁력은 도로대비 낮은 상황이지만 석탄 및 양회의 수송비용 경쟁력은 도로대비 우위에 있다”며 “컨테이너 수송비 저감 방안과 석탄과 양회 등 벌크화물의 컨테이너화 활성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권 박사는 “벌크화물은 복합일관수송이 안 돼 환적에 따른 물류비용 및 수송시간 늘어나기 때문에 벌크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컨테이너형 일관수송용기를 개발해 상용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벌크화물을 고비용 구조인 전용화차 수송 방식에서 컨테이너차 중심의 범용화차 수송방식으로 전환하면 철도화차의 운영효율 증대 및 구입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화물 운송수단전환에 따른 혼잡비용 절감, 분진과 소음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컨테이너화차 일괄 운영에 따른 화차보유량 저감을 꾀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비해 컨테이너 화차 회귀일이 짧아 이용 효율을 증대할 수 있다.
권 박사는 철도가 도로대비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환적 및 작업을 위한 인프라 투자와 철도화물 운송시간 단축 방안 마련에도 서둘러야한다고 강조했다. 운송사가 직접 철송장과 작업장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 철송 매력이 줄어드는 데다 철도는 도로대비 2배의 수송시간이 소요돼 운송단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레일, 단계별 벌크화물 컨테이너 수송용기 개발
코레일 윤동희 박사도 “벌크화물의 컨테이너화를 통해 비산먼지 등 분진 발생에 따른 민원과 하역시간 과다소요를 해소할 수 있고, 다양한 화차 운영에 대한 비효율 개선과 복합일관수송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2006년말 철도기술연구원에서 추진하던 물류 표준화 연구용역 자문회의에서 탈부착식 수송용기 개발을 제안했고,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무개컨테이너 수송 용기 개발을 추진했다. 단계별로 무개형 컨테이너 수송용기 개발-홉파형-시멘트형-LNG형 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송용기 도입 조기 활성화를 위해서 컨테이너 방식 운임 제도를 도입해 왕복은 20피트 컨테이너 운임 기준에 중량 할증(10~30%)을, 복편은 20피트 공컨운임을 적용해 평균 5~10%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다. 또한 수송용기 제작비를 보전하고 철도물류산업 육성 지원법에 물류시설 보조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TKR-TSR 벌크-컨 복화운송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여형구 제2차관은 “철도산업 경쟁력 강화하고 역할을 확대하기위해 노력해왔지만 효율적인 국가물류체계를 위해서 철도수송분담 목표치에도 못 미치는게 솔직한 현실”이라며 “철도물류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철도물류산업육성 발의안에도 부처의 능력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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