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30 15:00

기획/ 위기 맞은 중량물 수송 시장, 돌파구를 찾아라

유가 하락으로 일부 프로젝트 연기 움직임
대규모 프로젝트·EPC 업체와 직계약으로 반전 노려

●●●유가 하락에 모든 해운 기업들이 쾌재를 부르는 건 아니다. 저유가로 인한 산유국들의 경기 침체로 대형 프로젝트들이 연기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량물 수송 시장에는 오히려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운임 하락 압박과 해양플랜트 부진으로 올 한해 중량물수송시장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예정된 ‘메가급’ 프로젝트 수송과 EPC(Engineen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업체들과의 직계약 등 새로운 길을 통해 선사들은 난국을 헤쳐 나갈 것으로 보인다.

‘메가급 프로젝트’ 하반기 시황 좌우할 듯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660억달러로 목표치였던 700억달러 달성에 실패했다. 연초 쿠웨이트, 알제리에서 30억~70억달러의 초대형 플랜트 수주를 따내며 700억달러를 가뿐히 넘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유가 하락으로 일부 프로젝트가 연기되면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또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 기업의 저가 수주가 늘면서 국내 EPC 업체들이 수주량이 줄어든 것 또한 실적 침체의 직격탄을 가했다.

육상플랜트와 해양플랜트를 합친 실적 또한 전년 동기에 비해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플랜트산업협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플랜트 누적 수주액은 430억달러로 전년동기 462억달러보다 7% 감소했다. 해양플랜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육상플랜트는 303억달러에서 395억달러로 30.4% 증가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는 세계 주요 석유메이저들의 해양부문 투자 축소로 159.1억달러에서 34.5억달러로 무려 78%나 감소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시장도 전망이 좋진 않다. 정부는 2015년 해외 건설 수주 목표액을 확정하지 않았다. 유가 하락이 올해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각종 프로젝트가 연기, 취소될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유가는 경기 침체 뿐만이 아니라 여러 에너지 개발 대형 프로젝트의 위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대체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를 이어갈 명목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의 셰일가스, 캐나다의 오일샌드 관련 프로젝트가 잇따라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개발 관련 프로젝트가 연기 혹은 취소된다면 올해 중량물 수송 시장은 시종일관 ‘먹구름’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과 함께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 러시아 지역에서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돌면서 중량물 수송 선사들의 우려는 커져가고 있다.

잇따른 부정적 전망 속에서도 선사들은 올 하반기 예정된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공식 계약을 마친 ‘쿠웨이트 클린퓨얼프로젝트(CFP)’에는 SK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이 참여했으며 그 규모는 72억달러에 이른다. 클린퓨얼프로젝트는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 남쪽 45km에 있는 미나 알아마디 정유공장, 미나 압둘라 정유공장의 생산량 증설과 고품질 정유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또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룬 컨소시엄은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프로젝트의 규모는 60억4000만달러다.

중량물 수송 선사 관계자들은 두 개의 대형 프로젝트가 올해 하반기 중량물 수송 시장의 시황을 좌지우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아직까지 프로젝트 수송 선사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곧 입찰에 들어간다. 선사들은 이 두 개의 프로젝트 수송 입찰을 따내기 위해 전력을 다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 선사, 홍해로 시선 돌려

국내 중량물 수송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지역은 여전히 중동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동 지역의 수주 비중은 전체 수주 실적의 절반이 넘는 66%로 2013년 같은 기간의 34.7%보다 두 배나 성장했다. 국내 EPC들은 중동 지역에서의 활발한 프로젝트 수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자연스레 국적선사들의 프로젝트 수송 마케팅 또한 중동 지역으로 맞춰졌다. 당초 중동 지역에서는 아라비아해 부근에 위치한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지역 프로젝트가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지역 프로젝트에 상당히 많은 EPC 업체들이 달려들면서 저가 수주로 선사들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줄자 선사들은 지난해부터 홍해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SK건설, 한화건설, 현대 중공업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플랜트 공사인 ‘자잔 프로젝트’가 홍해 프로젝트 시장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자잔 프로젝트’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사우디 남서쪽 공업도시 자잔에 하루 40만배럴 규모의 정유 플랜트와 이를 수송할 해양 터미널을 2016년까지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유럽 선사들에 비해 진출은 늦었지만 국적 선사 중에선 현대상선과 팬오션이 중량물 수송 시장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중량물 운송 서비스를 시작한 현대상선은 국내 최대 규모인 7척의 다목적 중량화물선단을 운영하고 있다. 최대 700톤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선박을 비롯해 다양한 선대로 극동-중동, 극동-유럽 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팬오션은 2009년부터 중량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2년에는 글로벌 EPC 업체인 JKC 조인트 벤처의 LNG 터미널 건설 프로젝트 화물 해상운송계약과 함께 세계적 포워딩 업체인 지오디스 윌슨 이탈리아와 파나마 운하 확장 공사용 갑문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해 국제적 프로젝트를 도맡고 있다. 특히 최초로 반잠수식 자항선 시장인 FO-FO(Floating on Floating off)  수송 시장에도 진출해 중량물 수송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FO-FO 시장, 해양플랜트 부진으로 타격

중량물 시장은 선박의 종류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크레인을 이용해 화물을 선적하는 LO-LO(Lift on Lift off) 시장, 플랫 바지선이 쓰이는 RO-RO(Roll on Roll off) 시장과 반잠수식 선박을 이용하는 FO-FO 시장이다. 이 중 대부분의 중량 화물이 LO-LO 선박으로 수송되고 있다. LO-LO 시장에서는 유럽 선사들이 강세를 보인다. 독일의 리크머스는 중량물 정기선 서비스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BBC 차터, 점보쉬핑, SAL 등 유럽 선사들이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RO-RO 시장에선 국내 물류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자항선(self-propelled barge) 1척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한 동방은 2016년까지 자항선을 5척으로 늘린다. 동방은 2006년 중량물 전용 운반선인 ‘동방 자이언트 1호’를 건조했으며 2011년까지 자이언트 2호, 3호, 5호를 연달아 건조했다.

중량물 수송 시장 중에서도 ‘틈새 시장’으로 분류되는  FO-FO 선박은 석유시추선이나 플롯폼 등 해양플랜트 수송에 쓰인다. 이 시장에선 네덜란드의 도크와이즈와 중국 코스코의 활약이 눈에 띈다.

FO-FO 시장은 LO-LO 시장에 비해 접근이 까다로워 합리적인 운임이 보장됐었지만 해양플랜트 시장 부진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선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나마 도크와이즈가 보유하고 있는 10척의 선대가 노령화로 폐선될 것으로 보여 공급량은 다소 줄것으로 전망된다. 

저운임 고집은 EPC업체 ‘자멸의 길’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대형 건설 입찰을 도맡고 있는 만큼 국적 선사들 역시 프로젝트 수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적선사들은 프로젝트 시장에서 여러 차례 좌절을 겪어야 했다. 지난 2012년 프로젝트 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든 SK해운은 현재는 프로젝트 화물 수송을 하지 않고 있다. 현대상선은 과거 선대를 10척까지 보유했었으나 현재는 7척으로 규모를 줄여 모두 용선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법정관리로 고난의 시기를 겪은 팬오션은 1척만을 운영하고 있다.

저운임 또한 국적선사들을 울리고 있다. 국내 EPC 업체들은 입찰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운임을 꼽고 있다. 수송 노하우나 규모 보다는 일단 가장 낮은 운임으로 수송할 수 있는 선사를 최우선으로 선택한다는 것. 이는 EPC 기업이 비용 절감 시 가장 먼저 물류비 절감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2년에서 2013년 국내 EPC 업체들이 과잉 경쟁을 통해 중동 대규모 프로젝트를 저가로 수주하면서 모자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물류비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또한 운임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여기다 유가 하락으로 화주들의 운임 하락 압박까지 더해져 선사들은 이래저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포워더의 물량 독식 또한 선사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선사들은 포워더를 통하지 않고 EPC 업체와 직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EPC 업체들이 선사와 직계약을 맺는 것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중량물 수송 노하우가 갖춰진 선사와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또 안정적 선복 공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선사가 수송 외에도 입찰을 위해 신경써야 할 사안이 많고 EPC 업체들 입장에선 다양한 선사를 이용하지 못해 운임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EPC 업체들이 포워더 대신 선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점차 늘고 있다. EPC 업체들이 먼저 선사를 찾아 계약을 맺기도 하고, 동시 입찰에서 포워더를 이기고 선사가 선택받기도 한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자사의 수송 노하우를 EPC 업체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안을 택해 능동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국적 선사들은 중량물 수송 시장의 강자인 유럽 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선택받기 위해 다양한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중량물 수송 시장에 뛰어든 현대상선은 ‘3D 적화엔지니어링’을 통해 정교한 방법으로 화물 적재에 나서고 있다.

팬오션은 국내 최초로 FO-FO 시장에 진출했다. 팬오션은 러시아 북극해 야말 프로젝트를 통해 FO-FO 시장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저운임의 주범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중국 선사들은 최근 국내 EPC 업체의 업찰에선 한걸음 물러나 자국 화물을 수송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프로젝트 화물 수송 입찰에서 외국 선사의 출입을 꺼려온 일본은 NYK, MOL 등 자사 선사들에게 우선 순위를 주고 있다. 최근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 기업들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내는 경우가 많이 생기면서 국적 선사들 또한 일본 기업의 프로젝트 수송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반면 우리 나라의 경우 국내 EPC들의 수송에 대해 국적 선사가 우선권을 갖게 해 주는 제도적 장치는 없다. 오히려 저운임을 중시하는 국내 EPC들 때문에 외국 선사가 수송을 도맡는 경우가 많다.

국내 EPC 업체들의 저운임 고집은 ‘제 발등 찍기’가 되고 있다.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선사들이 저운임을 내세워 입찰을 따내면서 수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량물 수송 선사 관계자는 “중량물 시장은 운임보다는 수송 기술이 우선시 돼야 한다. EPC 업체들이 저운임만을 고집한다면 수송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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