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는 누리지 못했지만 중남미 항로는 어느 정도 운임 회복을 일궜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집계한 남미 동안 운임이 지난 7월 11일 5개월 만에 최고치인 1300달러대로 오르며 숨통이 트였다. 남미 서안과 카리브해 역시 높은 소석률과 함께 양호한 운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4~5월, 남미 동안의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00~700달러까지 침체됐었다. 그러나 선사들의 연이은 운임인상(GRI)으로 1000달러 후반까지 회복을 이뤘다. SSE가 집계한 7월25일 상하이-브라질 산토스항 운임은 TEU당 1332달러로 7월18일 TEU당 1413달러에 비해 81달러 하락했으나 양호한 편이다.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 적재율)은 85%정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 선사들은 8월 7일 남미 동안에서 GRI를 계획하고 있다. 머스크라인이 TEU당 700달러의 GRI를 공표했으며 CSAV 역시 7일자로 GRI를 계획하고 있다.
남미 서안 역시 90% 이상의 양호한 소석률을 보이며 꾸준히 2000달러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호황을 누리는 건 카리브해 지역이다. 중국 수출 물량의 급작스런 증가로 TEU당 3000달러에 육박하는 높은 운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남미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9월 초 이른 추석 연휴를 맞이하기전 대기업의 물량 밀어내기로 인한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 중남미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8월 중순과 9월 초순에 걸쳐 남미 서안, 카리브해 지역의 GRI를 통해 하반기 운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복량 증가는 중남미 항로도 피할 수 없다. 영국 해운전문 언론 컨테이너라이제이션(CI) 은 현재 아시아-중남미 노선을 취항하는 선복의 평균 크기는 6200TEU급이며 향후 평균 선복 크기가 1만3000TEU급까지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앞으로 9400~9700TEU급 선박 네 척이 더 투입될 것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선복량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I는 이 노선의 항만들이 대형 선박이 원활히 접안할 수 있는 시설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한편 독일 선사인 함부르크수드는 CCNI와의 합병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른 독일 선사 하파그로이드는 CSAV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선사들의 몸집 키우기로 중남미 노선에서는 양대 독일 선사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라이제이션(CI)에 따르면 5월 기준 중남미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의 주당 선복량에서 CSAV는 1만500TEU로 3위를 기록하고 있어 하파그로이드와의 합병 효과가 기대된다. 함부르크수드는 8000TEU의 주당 선복량을 차지했으며 CCNI와의 합병을 통해 한 단계 더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블루 오션’ 중남미 항로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선사들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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