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7 15:27

기자수첩/ 강제 휴가 받은 철도시장

한 여름, 무더위의 절정을 달리고 있다. 연일 폭염으로 불쾌지수는 피로를 극에 달하게 만들고 사람들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피서를 떠났다. 방송에서는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출국하는 사람들을 비춰주며 너도나도 해외로 떠나라고 부추긴다. 최근 인천공항의 하루 이용객은 개항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덕분에 출퇴근 시간의 지옥철은 휴가를 떠난 사람들의 빈자리로 겨우 지하철 본래의 쾌적한 승차감을 되찾았다.

모두가 휴가를 맞아 떠나는 8월, 때 아닌 강제 휴가(?)를 맞은 곳도 있다. 철도 운송업계에 물량을 끌어 모아 철도에 화물을 싣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에서 녹색물류를 기치로 내세우며 철도운송을 역설했던 때가 언제 적인지 가물가물해질 만큼 철도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오래전에 사그라졌고 철도를 이용하는 운송업체들마저 철도에 등을 돌릴 판이다. 화물을 가득 싣고 달려야할 열차는 휴가철 맞은 지하철마냥 설렁설렁 운행될 뿐이다.   

운송업체들에게 철도가 매력을 잃기 시작한 건 한두 해 일이 아니다. 화차 배정의 불합리함, 갑작스런 철도화물 운임인상에 각종 녹색물류 마일리지, 할인제도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러다 지난 4월부터 도입된 철도 전 구간 사전계약 판매는 그 방점을 찍었다. 철도 사전 계약 판매 방식이란 철도로 수송되는 모든 컨테이너 열차를 그동안 경부구간에서 운영해오던 블록트레인(BT, 전세형 화물열차)화 하겠다는 뜻이다. 코레일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컨테이너 전용열차 운영을 내세운 것이다. 그동안 철도로 화물을 실어 나르던 물류업체들은 철도에 할애한 물류 시스템으로 비용이 증가해도 어쩔 수 없이 육상으로 보낼 화물을 철도를 통해 실어날았지만 전 구간 왕복운행 시행은 그 노력을 허물어트릴만한 복병이었다.

코레일이 철도역사상 화물철도시장 운송체계를 뒤바꾼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코레일도 절실했지만 내부 경영조직의 변화 없이 운송사들에게 비용을 전가시킨 ‘수박 겉핥기’식 적자 메꾸기는 운송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코레일의 영업실적은 나아졌겠지만 정작 단골고객을 잃어버리는 상황까지 가버린 것이다. 자기 밥그릇 지키려 남의 밥그릇을 깨버린 셈이 됐다. 결국 대부분의 운송사들은 기존 블록트레인을 이용하던 대로 경부구간에 대해서는 열차단위 판매 계약을 맺었지만 지선구간에선 철도이용을 대폭 줄여버렸다. 지선구간 운영으로는 적자가 불 보듯 뻔 해 수요가 있어도 아예 포기해버린 것. 지선구간 수송이 줄어들면서 2분기 철도 수송량은 하락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었다.

2분기 철도 컨테이너 수송실적은 그 여파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수출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인 2분기로 접어들면서 철도수송실적은 오히려 급감했다. 4월에는 8만2779TEU(20피트 컨테이너)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14% 감소했고, 5월에는 22% 급감한 7만9965TEU를 처리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6월도 15% 급감한 7만6821TEU를 처리했을 뿐이다.

운송업체들의 철도수송실적도 두말 할 필요 없이 뒷걸음질쳤다. 업계에 따르면 철도물류로 수익을 낸 곳이 단 한곳도 없다고 할 정도다. 하반기를 앞두고 철도에서 답을 얻지 못하는 업체들은 육상운송을 점차 늘려 갈 것으로 보인다. 차근차근 육상전환을 준비 중인 곳도 있다.

어느 한 쪽의 손을 들 수 없는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문제에 일방적인 대응은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철도는 국민들에게도 이미 한 차례 실망감을 안겨줬다. 지난해 겨울 국민의 발을 묶어버린 최장기간 철도파업은 철도에 대한 이미지를 깎아 먹었다. 운송사들마저 등 돌리지 않도록 신뢰를 잃지 말아야한다. 서로 끝을 향해 달려가기 전에 달래면서 입장을 이해하는 포용이 필요할 때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0/250

확인
맨위로
맨위로

선박운항스케줄

인기 스케줄

  • BUSAN MANZANILLO(MEX)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Seaspan Raptor 04/29 05/15 HMM
    Msc Iva 04/30 05/16 HMM
    Maersk Eureka 04/30 05/20 MAERSK LINE
  • BUSAN TOKYO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Bal Star 04/30 05/03 Pan Con
    Dongjin Venus 04/30 05/03 Heung-A
    Dongjin Venus 04/30 05/03 Dong Young
  • BUSAN DAFENG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Josco Xingfu 04/30 05/02 Doowoo
    Jiang Yuan Yuan Bo 05/07 05/09 Doowoo
    Josco Xingfu 05/14 05/16 Doowoo
  • BUSAN ENSENADA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One Orinoco 05/01 05/14 HMM
    Posorja Express 05/04 05/21 MSC Korea
    Cosco Shipping Seine 05/06 05/18 CMA CGM Korea
  • BUSAN LAZARO CARDENAS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Seaspan Raptor 04/29 05/19 HMM
    Msc Iva 04/30 05/17 HMM
    Maersk Eureka 04/30 05/22 MAERSK LINE
출발항
도착항
광고 문의
뉴스제보
포워딩 콘솔서비스(포워딩 전문업체를 알려드립니다.)
자유게시판
추천사이트
인터넷신문

BUSAN OSAKA

선박명 항차번호 출항일 도착항 도착일 Line Agent
x

스케줄 검색은 유료서비스입니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더 많은 스케줄과
다양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