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스업계 행사가 열리자 글로벌 가스메이저들의 이목이 쏠렸다. 새로운 에너지 자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높아서일까. 행사장의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고, 기자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전시회에는 쉘, 엑손모빌, 셰브론, BG그룹, 페트로나스, 나이지리아LNG 등 세계 유수의 에너지 기업들이 참가했으며 우리나라의 대형 조선업체도 참석했다.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에너지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전시회와 더불어 3일간 진행된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LNG 가격이 변화돼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막식에서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은 아시아가 ‘가스 황금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 수요 및 LNG 가격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유가연동 가격과 공급계약내 목적지 조항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세계 LNG의 75%가 아시아에서 소비되고 있고, 한국은 세계 2위의 LNG 수입국이다. 그런데 주요 천연가스 및 LNG 생산국들이 유가에 연동한 가격체계를 유지하고 있고, 계약 시 인도 목적지를 한정하는 조항을 반드시 넣고 있어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국가보다 많은 양의 가스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가 대부분 장기계약에 오일가격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더욱 공평하고 투명한 가격 체계 실현을 위해서라도 시장의 구조 조정도 하루 빨리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가스 수요는 2016년에는 2010년 대비 16% 증가한 약 3조8000억㎥가, 2035년에는 2008년 대비 62% 증가해 5조1000억㎥에 이를 전망이다. 가스는 모든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증가량이 크다. 점유율 역시 석탄(22%)을 제치고 1위인 석유(27%)를 뒤따르게 된다.
늘어나는 가스수요에 우리나라의 해운업계와 조선업계의 대비도 필요하다. 해운업계는 차세대 성장 분야로 거론되는 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에서 뒤처질 위기에 놓였다.
최근 일본 국적선사 NYK가 LNG 운송사업에 5조41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쟁국 선사들이 국제 LNG운송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반면 국내 선사들은 유동성 위기로 신사업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LNG를 운반하는 선사들이 큰 수혜를 보았다는 점에서 국내 선사들의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 수요량이 늘어나면 그에 대한 운반선도 건조돼야 한다. 요근래 중국 조선이 수주량에서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지만 수주금액에서 결코 앞지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고부가가치 선종 시장에서의 열위한 경쟁력 때문이다.
현재 국내 대형조선업계는 늘어날 가스 수요에 대응해 가스선과 석유제품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 상선과 달리 가스선은 선박가격이 높아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힌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취항하고 있는 가스선은 358척. 새로운 가스 기지가 각국에서 가동을 시작하는 2017년 말에는 25% 증가한 448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침체된 조선업에는 희망이 생긴다.
따라서 우리 조선은 수요가 늘어날 가스와 성장하게 될 가스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부단한 기술개발 등을 통해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 선점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가스공사의 향후 발주 LNG선에 국내개발기술을 채택하는 등 국내 조선기술이 우위에 설 수 있는 발판 마련도 확보돼야 할 것이다. 다가올 ‘가스 황금기’의 효과를 국내 해운, 조선업계가 누렸으면 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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