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지난 3월 물동량 강세로 호조를 보였다. 일본의 회계연도 마감에 따른 물량 밀어내기 효과가 배경이다. 취항선사들은 이익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를 중심으로 3~4월 선적상한선(실링)을 104%로 정했다. 1~2월의 99%보다 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97%에 비해서도 크게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한일항로는 3월과 4월 물동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다. 특히 3월은 일본 기업들이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물량을 대거 밀어내기해 수송실적도 크게 늘어난다. 선사들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이 기간 실링을 높게 책정했다.
3월 한 달을 놓고 봤을 때 대부분의 선사들이 높여 잡은 실링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실링을 100% 이상으로 높게 정했지만 밀어내기 물량 효과에 힘입어 선복을 모두 채웠다”며 “4월 들어서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관리 이후 물동량 감소로 몸살을 앓았던 팬오션도 실링 대비 89%까지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취율)이 오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팬오션은 한 때 소석률이 50%대에 머물 만큼 법정관리 후유증을 겪어왔다. 하지만 과감한 항로 정리와 영업력 강화로 과거 수준의 실적을 회복해 가는 중이다.
선사들은 고무적인 항로 분위기를 배경으로 부대운임 인상에도 적극적이다. 선사들은 지난달부터 일본 현지에서 받고 있는 터미널조작료(THC)를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2만4200엔에서 3만엔으로 인상했다. 서류발급비(DF)도 건당 3만원에서 3만5천원으로 올렸다.
또 일본정부의 출항전 적화목록 보고제도(24시간 규칙) 도입을 반영해 선사들은 4월부터 적화목록전송할증료(AFS)를 도입했다. 도입 폭은 선화증권(B/L) 1건당 30달러다.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남성해운 등 한일항로 메이저 선사들은 철저한 AFS 부과 방침을 내놓고 있다.
화주들의 반발도 눈에 띈다. 이미 24시간 규칙이 도입돼 있는 미국 등의 지역과 거래를 해온 화주들은 AFS 도입 취지를 이해하는 분위기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AFS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일항로 운임은 실링제도가 운영 중인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항로와 한신(고베·오사카)항로의 경우 수출항로 200달러안팎, 수입항로 100달러안팎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선사들의 서비스 개설도 이어지고 있다. 장금상선은 지난달 사카타 고마쓰시마 후쿠야마 도마코마이 항로를 잇달아 열었다. 장금상선의 일본 취항항로는 총 36개항으로 늘어났다.
천경해운은 장금상선 선복을 이용해 아키타 도마코마이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고려해운은 대지진 여파로 중단됐다가 재개한 센다이항 서비스를 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