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는 4월을 운임인상(GRI)과 함께 맞이했다. 그러나 물량이 많이 달리는 탓에 이번 GRI의 성공 여부는 비관적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 한해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선복량 과잉으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협의협정(AADA)는 4월1일자로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발 호주향 해상항로에서 GRI를 시도했다. 인상액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000달러다.
중국 춘절이 지난 후 호주항로의 운임은 떨어질 때로 떨어졌었다. 당초 인상액은 300달러였으나 바닥을 친 운임 탓에 선사들은 다소 놓은 500달러의 GRI를 설정했다. 4월 둘째 주가 지나야 GRI가 성공적으로 반영 됐는지 알 수 있을 듯 하다. 최대 인상액은 500달러지만 선사들은 주마다 시황에 따라 GRI 수치를 조절할 계획이다.
현재 호주항로의 시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4월 초 기준으로 소석률(선복대비 화물 적재율)이 80%에 달하고 있다.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4월초 들어 물량이 줄었기 때문에 1일자 GRI가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호주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비수기 프로그램을 통해 겨우 수요와 공급을 맞춰가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대형 선박들의 투입으로 선복량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유럽과 미주 항로에 1만TEU급 ‘대형선’을 투입했고 이에 따라 기존에 유럽과 미주를 기항하는 4000~5000TEU 선박이 호주 항로로 캐스케이딩(전환배치)됐다.
호주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물량은 전년도와 큰 변화가 없으나 소석률이 저조한 것을 보면 확실히 2년 사이 선복량이 많이 늘었다는걸 체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해운전문 저널 컨테이너라이제이션(CI)에 따르면 아시아-북유럽 항로를 비롯한 동서항로의 선복량 증가는 올해도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라인이 1만8000TEU급 초대형선박 ‘트리플-E’를 15대 건조하며 다른 주요 정기 선사들 또한 올 한해 1만5000TEU급의 대형선 투입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남북항로의 선복량 증가 역시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당초 올해 6월까지 계획됐던 비수기 프로그램이 더 연장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에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확정 사항은 아니나 시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비수기 프로그램의 연장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AADA 가입 의사를 밝혔던 싱가포르 선사 PIL과 대만선사 시노트란스가 한 달 간의 허가 절차를 마치며 AADA의 정식 식구가 됐다. 이로써 AADA 가입 선사는 19개로 늘어났고 한국-호주를 기항하는 모든 선사가 가입하게 됐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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