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벌크선 중고선가가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적선사들이 벌크선박을 잇따라 매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장금상선은 최근 7만3670t(재화중량톤)급 벌크선 <한성선라이즈>(HANSUNG SUNRISE)호를 익명의 그리스 선주사에 매각했다.
이 선박은 1993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됐으며 제주선박특구에 등록돼 있다. 장금상선의 한중 컨테이너 전문 자회사인 한성라인이 소유하고 있다. 매각 가격은 미화 730만달러로 알려졌다. 선박 해체가격보다는 300만달러 이상 높은 편이지만 최근 중고선 가격 상승세를 고려할 때 썩 잘 받은 가격은 아니란 평가다.
장금상선은 이달 초 대한조선에 옵션행사를 통해 18만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4척을 추가 발주하는 등 벌크선대 강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신조선 인도일은 2016~2017이며, 선가는 척당 5300만달러다. 앞서 지난해 11월 동형선 4척을 2015년 11월, 2016년 2월, 6월, 9월 준공 일정으로 발주한 바 있다.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팬오션도 선박 1척을 처분했다. 팬오션은 그리스 선사와 7만2874t급 벌크선 <뉴아이리니>(NEW IRENE)호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선박가격은 850만달러 안팎.
팬오션은 매각한 선박을 2~3년간 정기용선하는 세일즈앤드리스백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일 용선료는 9000달러다.
이 선박은 STX조선해양 전신인 대동조선에서 1997년 지어졌다. 국내 등록선박으로, 한국선급에서 선박검사를 마쳤다. 해상보험은 UK P&I에 가입해 있다. 선박은 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직전 싱가포르항에서 억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팬오션은 법정관리 신청 이후 탱커선 3척, 컨테이너선 1척 등을 잇달아 매각해 운영자금을 확보해왔다. 이번 선박 매각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소형 국적선사인 KCH해운은 보유 중이던 선박 3척 중 17만9078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콘체스>(CONCHES)를 영국 선사 나이트브리지탱커스에 5200만달러를 받고 팔았다.
KCH해운도 이 선박을 올해 5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용선하는 세일즈앤드리스백 계약을 맺었다. 일일용선료는 2만6000달러다. 이 선박은 지난 2011년 성동조선해양에서 건조됐다.
KCH해운은 앞서 지난 2011년에도 <콘체스>호 자매선인 <오션챌린지>호(현 K인데버)를 준공과 동시에 SK해운에 매각한 바 있다.
이로써 KCH해운의 사선은 8만1000t급 파나막스선 <미래로에이스>(MIRAERO ACE)와 <미래로브레이브>(MIRAERO BRAVE) 2척만 남게 됐다. 2척 모두 2012년에 성동조선해양에서 지어진 선박들이다.
한편 세금 탈루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권혁 회장의 시도상선도 선박 매각 대열에 합류했다.
시도상선은 7만6000t급 파나막스 선박인 <톱커리지>(TOP COURAGE) <포스디그너티>(POS DIGNITY) <톱이터너티>(TOP ETERNITY)호 3척을 그리스 선주사에 넘겼다. 선가는 일본 사세보조선에서 2004년에 지어진 <톱커리지>와 <포스디그너티>는 각각 2180만달러, 2005년 쓰네이시조선에서 지어진 <톱이터너티>호는 2250만달러다.
<톱이터니티>호는 암브로스마리타임사에 매각된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2척의 인수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벌크선 중고선 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나막스는 리세일, 선령 5년, 선령 10년이 각각 10만달러 30만달러 70만달러 올랐으며 케이프는 50만달러 이상 상승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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