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STX팬오션이 선박 처분에 나서고 있다. 자산 매각을 통해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때를 같이 해 압류됐던 선박 20여척 중 절반가량이 풀려난 데 이어 산업은행이 자금지원에도 나설 예정이어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최근 소형 탱커선 2척과 컨테이너선 1척을 매각했다. 선박 매각을 통해서 47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STX팬오션은 7월 중순께 1만5100t(재화중량톤)급 탱크선 < STX재규어 >(STX Jagua)와 < STX나이트 >(STX Knight)호를 극동 선주에 일괄 매각했다. 거래 가격은 척당 1270만달러로 파악된다.
선박은 각각 지난 2009년 10월과 12월 바르드(Vard, 옛 STX OSV)의 루마니아 브라일라 조선소에서 건조됐다. 파나마에 등록했으며 한국선급과 노르웨이선급(DNV)에서 입급검사를 마쳤다. P&I 보험은 브리태니어스팀십에 가입해 있다.
앞서 7월 초엔 1740TEU급 컨테이너선인 < STX홍콩 >을 처분했다. 인수자측은 홍콩 선주이며 거래가격은 1700만달러로 알려졌다. 이 선박은 올해 5월 중국 광저우 원충조선소에서 지어진 신조선이다. 마셜군도에 선적(船籍)을 두고 있으며 스탠다드P&I클럽에 가입했다.
STX팬오션은 이 선박을 흥아해운 장금상선과 공동운항해온 인도네시아항로인 부산-자카르타익스프레스(PJX)에 투입한 바 있다. 하지만 법정관리 신청 이후 선박압류로 항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동남아항로를 전격적으로 중단한 뒤 자금확보를 위해 매물로 내놨다.
이번에 매각한 선박들은 모두 STX그룹의 선박관리회사 자회사인 STX마린서비스에서 관리해왔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 이후 원금 회수를 위해 외국 채권은행들이 선박 매각을 권고하고 있다"며 "매각한 3척 외에도 다른 선박들이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이 뒤늦게 STX팬오션 자금지원에 나설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은 필요하다면 (STX팬오션에) 자금 지원을 할 예정이다"며 "법정관리 기업에 자금 지원을 하게 되면 50% 정도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해 다른 기관은 망설이고 있지만 산은은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2000억~3000억원 규모를 STX팬오션에 지원할 계획으로, 자금지원안은 8월 안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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