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가 STX팬오션 법정관리 사태의 반사이익을 십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이 높았던 STX팬오션이 법정관리 이후 선박 운항을 중단하면서 경쟁선사들에겐 운임 인상과 물동량 증가란 호재로 이어지고 있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5~6월 선적상한선(실링)이었던 97%를 모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해운이나 흥아해운 남성해운 등 메이저 선사들 뿐 아니라 천경해운과 동진상선 동영해운 등 대부분의 선사들이 정해진 실링 기준보다 몇백개 이상 더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선사들은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이후 화주들의 이탈이 가파르게 일어났다고 전했다. 한일항로 물동량의 절반을 STX팬오션을 통해 수송하던 한 대형 물류기업도 결국은 다른 선사를 이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STX팬오션은 현재 부산과 일본 게이힌 지역(도쿄·요코하마) 간 항로를 취항하던 <에스티엑스도쿄>호와 <에스티엑스요코하마>호를 부산항에 계선 중이다. 연료비를 내지 못한 STX팬오션이 선박 압류를 우려한 까닭이다. 이 선박들은 중국 롄윈강과 칭다오까지 연결되는 한중일 팬듈럼 항로를 취항해 왔다. 매주 일요일 부산항을 들르던 이 노선은 지난 9일 <에스티엑스요코하마>의 출항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다.
STX팬오션 화물이 이탈하면서 운임도 크게 올랐다. 수출항로 운임 수준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250달러대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전달까지 200달러가 무너진 운임도 심심찮게 나왔다는 점에 미뤄 40~50달러가량 상승한 셈이다.
선사들은 여세를 몰아 엔저 약세라는 점을 들어 다음달 15일부터 일본 현지 서류발급비(DF)를 2000엔에서 4000엔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선사들은 지난달 도입한 5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과 30달러의 통화할증료(CAF) 중 CAF만이 반영된 것을 고려해 DF 인상분을 철저히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선사들의 신항로 개설도 포착된다. 장금상선이 나가사키항과 야쓰시로항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흥아해운은 일본 대지진 이후 중단됐던 오나하마항 서비스를 재개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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