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5 18:12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 1995년작

 

 

제2의 ‘러브스토리(라이언 오닐, 알리 맥그로우)’로 불렸던 그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3박4일의 짧은 기간에 평생 못다한 사랑을 낯선 남자와 불륜을 무릅쓰고 일순간에 전신을 활화산처럼 깡그리 불태운 중년여인의 일탈의 사랑얘기다. 사흘동안 사랑하고 평생동안 그리워하는 중년 남녀의 사랑을 두고 누구나 한번쯤 그런 사랑을 꿈구며 갈망하게 하는 욕구를 부추기는 메시지를 전했던 영화라고나 할까?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라는 점과 걸출한 두 주역 ‘메릴 스트립(Meryl Streep)’과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가 혼신의 정열을 쏟아 만든 작품이라선지 외간 남자를 제집에 불러들여 욕망을 불태우는 희대의 혼외정사 장면을 두고도 돌을 던지기는 커녕 모두가 17년이 지난 지금에도 다시 보고픈 영화로 올드팬들의 가슴에 욕망의 불씨를 던진 작품.
가족묘지가 있는데도 화장을 해달라고 유언한 어머니 ‘프란체스카(메릴스트립)’의유품을 정리하다가 ‘내셔널지오그라피’ 한권과 일기장을 발견하고서 부터 영화는 그 일기장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스토리는 회상의 형식을 빌어 수년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고향땅 이태리를 떠나 미국의 농촌마을에 정착해 살고 있는 프란체스카는 두 아이의 엄마와 아내로서 자신의 꿈을 접기는 했지만 큰 불만없이 지내던 어느날 남편과 아이들은 나흘간의 가축 품평회가 있는 축제를 떠난다. 홀로 남게된 그녀는 모처럼 망중한 속에 게으름도 피워보고 차도 마시고 원하는 음악도 들으며 한가로이 지내려던 참에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보다가 마침 취재를 다니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자기네 집 앞까지 이르게 된 내셔널지오그라피 사진기자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 와 마주친다.

픽업을 타고온 로버트가 지붕이 덮인 다리가 어딨냐고 묻는 질문에 복잡하게 답하기 보다 직접 현장을 안내하는 게 낫겠다는데 의기투합, 두 사람은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며 메디슨카운티 다리를 가는 도중 차 속에서 뭔가 운명적으로 서로를 강하게 느끼게 된다. 그날 결국 로버트를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진후 이튿날은 계획이라도 한듯이 서로가 이끌려 엄청나게 뜨겁고도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필자가 유독 오래 기억하는 로버트의 고백, “내가 태어나 오늘까지 살아온 모든 것은 지금 이 순간을 맞기 위한 예행연습에 불과했다”던 표현은 오르가즘적인 사랑의 극치를 표출함과 동시에 너무나 황홀한 찰라적 사랑의 엑스타제를 여과없이 승화시킨 버전이었다. 가족들이 돌아올 시간이 임박해지자 스스로도 경악할 만큼 격렬했던 사랑의 행각에 대해 그녀와 로버트는 말로는 못다할 긴장감과 불안, 그리고 아쉬움이 밀려든다. 가족과 사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를 두고 순간적으로 고민하고 또 번뇌한다.

“애매함에 둘러쌓인 우주에서 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단 한번만 오는거요. 몇 번을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거요” 라며 혼자인 로버트는 그녀의 동행을 재촉하지만 프란체스카는 돌아온 남편과 시내에 나갔다가 비내리는 교차로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로버트의 픽업차와 마주친다.

프란체스카의 차 앞을 가로막은채 움직이지 않는 로버트의 픽업을 바라보며 그녀는 수도없이 차문 손잡이를 잡았다 놓았다, 당장에 문을 열고 뛰어 가고팠으나 함께 탄 남편의 얼굴을 보고 자동차 문고리를 꽉 움켜쥔채 눈물을 머금고 결국은 운명적인 사랑보다 가족을 택한다.

이별의 아픔과 슬픈 사랑의 비밀을 간직한채 죽을 때까지 평생을 그리워하면서도 여생을 자녀와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후 그녀의 유해는 숙명적 만남장소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위에 뿌려졌다.

일기로 남긴 기록을 자녀들이 읽으며 회고하는 기법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도중에 자녀들은 불륜을 저지른 어머니에 대해 분노와 배신감과 연민이 회오리치며 교차하는 전율을 느끼는 가운데서도 한편으론 “살아서 후회없이 가족들을 사랑했으니 죽어서는 그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 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가슴이 찢어지게 저미는 비통함으로 통곡한다.

필자같이 개방된 사랑의 신봉자가 아닐지라도 일탈된 사랑이나 불륜을 미화한다는 의미 이상으로 사흘동안 온몸을 다해 모든걸 깡그리 불태우며 뜨겁게 사랑하고 나머지 일생을 그리워하는, 누구나 한번즘은 그런 사랑을 꿈꾸거나 갈망하리라는 것을 전제로 한듯한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중년 이상의 독자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평가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제임스 윌러의 베스트셀러 작품을 영화화 한 탓도 있지만 로버트가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내용에 “이 편지가 당신 손에 제대로 들어갈지 나도 모르겠소. 나는 이제 예순다섯이요. 당신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만나 헤어진 1965년부터 퇴직한 ‘75년까지 10년간을 나는 길에서 살았소”에 이어 “깨어있는 순간마다 당신에게 전화를 하거나 찾아 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 해외 작업에만 몰두했었소. 빌어먹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당신을 데려와야겠다고 중얼거린 때도 여러번 있었소. 나는 마음에 먼지를 안고 살고 있다오” 라는 구절에서는 어머니를 로버트가 목숨보다 귀히 간직한 진실한 사랑에 자녀들은 슬픔을 금치 못한다.

“안개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우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를 내가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것이오 - 마지막 카우보이 로버트”. 편지의 마지막 부분이다.

서부영화에서 총잡이로만 유명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너무나 좋은 원작에 반해 주름진 얼굴에도 불구하고 주연과 감독을 혼자 맡는 욕심을 부린 이 영화를 회상하며 첫 만남에서 “이런 감정은 일생에 단 한번만 온다” 던 로버트처럼 필자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상기되어 그런 경험을 욕망한다는 우스개를 농담으로 던지며 얘기를 마친다.<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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