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우리 사회에 학력 파괴 채용이라는 이슈를 던진 대우조선해양의 고졸 사무기술직 공채가 마무리됐다.
대우조선해양이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사무기술직 공채 합격자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12월13일 발표했다. 합격자는 애초 계획보다 10% 많은 110명이다.
이번 합격자를 분석해 보면 특수 목적고, 일반계 및 특성화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새터민 출신인 한겨레고등학교 출신도 있었다. 전국 총 94개 고등학교에서 합격자가 나왔으며 여성 합격자도 22%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지역 합격자가 전체 27%로 부산, 경남지역 합격자(28%)와 비슷한 수준이며, 제주, 강원도 지역에서도 합격자가 나오는 등 전국에서 고르게 선발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애초에 100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었으나 지원자들의 수준이 높아 계획보다 10% 정도를 더 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합격자를 대상으로 금주 중으로 신체검사를 실시하고, 내년 1월5일에는 이들을 위해 설립한 ‘중공업 사관학교’의 입학식을 갖고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간다. ‘중공업 사관학교’는 대우조선해양이 이들을 중공업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자체 전문 교육기관.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대표이사는 “합격자들이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지만, 채용 과정에서 보여준 열정과 도전 정신을 이제 중공업 사관학교에서 갈고 닦아 세계 최고의 중공업 전문가로 육성하겠다.”며 이들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표했다.
이번 채용과정에서는 많은 진기록과 에피소드가 나왔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채를 널리 알리기 위해 10여개 조로 리크루터(Recruiter, 채용 홍보단)를 구성하고 전국 15개 지역 700여개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설명회를 가졌다. 이러한 노력과 많은 관심에 힘입어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32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원서 접수를 마감하기도 했다.
또한 지원자들의 편의를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됐던 면접의 경우 이를 위해 동원된 차량들의 총 주행거리만 1만km에 달했으며, 제주도에서 대기업이 진행하는 고졸 신입사원의 면접이 이뤄진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성적보다 면접과 인성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번 채용 전형에서는 내신 1등급자가 탈락하는 이변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원자들의 면면을 보면 학생회장 출신만 20여명에 달하며, 영어 실력이 TEPS가 950점이 되는 학생부터 새터민 출신까지 남들이 가지 않은 자신만의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지원자들이 많았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많이 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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