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31 07:00

KSG에세이/ 日常 ‘우리글’ 誤用, 그 隨筆的 접근과 斷想 - (3)

서대남 편집위원
‘~체’와 ‘~채'’, ‘~던’ 와 ‘~든’도 용도를 구분 바르게 써야 합니다.


서대남 편집위원
참고로 우선 한글 맞춤법에 대해서 몇 가지를 알아보자. 한글 맞춤법이란 우리말을 우리 문자인 한글로 적는 방식을 규정한 특별한 법이나 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을 적는 통일된 방식이 없어 사람마다 적는 방식이 제 각각 다르다면 우리의 문자 생활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글 맞춤법은 불필요한 규제가 아니오 효율적인 문자생활 영위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규칙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어떤 맞춤법이 좋고 훌륭한 맞춤법일까?

전 국립국어연구원 임동훈 연구사는 무엇보다 읽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적어 주는 방식임에 틀림없고, 이는 맞춤법은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의 효율적이고 정확한 의사 전달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글 맞춤법의 원리는 ‘한글 맞춤법 총칙’에 잘 나타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한글 맞춤법 제1장 총칙 제1항에서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로 규정, 이는 한글 맞춤법의 표기 대상이 표준어임을 분명히 못 밖고 있다.

맞춤법은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방식을 규정한 法

즉 이는 우리 국민의 공통적인 표준어를 맞춤법 규정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맞춤법은 표준어가 정해지면 이를 어떻게 적을지 결정하는 구실을 하게 된다. 그런데 표준어를 적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들리는대로 적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들리는 소리와는 다소 멀어지더라도 의미가 잘 드러나도록 적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두 방식이 상충되는 듯 하나 한글 맞춤법은 이 두 가지 방식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있다. 즉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이라고 표현한 구절은 바로 이 두 방식의 조화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위 구절에서 어미 ‘-되’는 앞 절의 내용을 인정하면서 뒷 절의 내용을 단서로 덧붙인다는 뜻을 가지므로 제1항은 소리대로 적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것은 어법에 맞게 적는다는 단서 조항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어법에 맞게 적는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이 규정의 취지는 뜻을 파악하기 쉽도록 적는 것인가? 그것은 문장에서 뜻을 담당하는 실사(實辭)의 표기를 고정시켜 적는 방식일 것이라고 한다. 예컨데 ‘꼬치’, ‘꼬츨’처럼 적기보다 실사인 ‘꽃’의 표기가 고정된 ‘꽃이, 꽃을’처럼 적는 것을 의미한다.

‘꼬치’와 같은 방식은 들리는 대로 적으면 적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뜻을 담당하는 실사의 표기가 고정되지 않아 뜻을 파악하기에는 큰 불편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정리하면 제1항의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이란 구절을 바르게 적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느 쪽으로 적는 것이 어법에 맞는지를 살펴 그 에 따라 적고 둘째, 어느 족으로 적든지 어법에 맞는 정도에 별 차이가 없을 때에는 소리대로 적는다. 예컨데 우표를 ‘붙이다’와 힘이 ‘부치다’에서 전자는 동사 어간 ‘붙-’과 의미상의 연관성이 뚜렷하여 ‘붙이-’처럼 적어 줄 때 그 뜻을 파악하기 쉬운 이점이 있으므로 소리와 달리 ‘붙이다’로 적고 후자는 전자와 달리 뚜렷한 이유가 없으므로 대원칙인 ‘소리대로’의 원리에 따라 ‘부치다’로 적는다는 것이다.

맞춤법 총칙 제2항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와 제3항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는다.’는 규칙은 일단 여기서는 더 이상 복잡한 어문법 체계의 논리적 전개는 언급을 보류하고 일상에서 쓰는 우리글의 실 사용자인 사무직 직장인들 입장에서 거래문서 기안이나 서신교환 광고문이나 기사작성 등의 업무 수행시 틀리기 쉬운 몇몇 사례들을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붓 가는대로 맞춤법 오용이 잦은 예를 들어 사례별 시비를 다시 걸어 보기로 한다.

‘안-’은 ‘아니’, ‘않-’은 ‘아니하’의 준말알고 맞게 써야

(1). ‘되어’와 ‘돼’의 구분 / ‘돼’는 ‘되어’의 준말이다. 따라서 ‘되어, 되어서. 되었다’는 ‘돼, 돼서, 됐다’로 적어야 옳다. 그래서 ‘잘 돼야’로 쓸 것을 ‘잘 되야’로 이를 구분 못하는 틀린 글들이 많다. 따라서 ‘할아버지께서는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나 ‘할머님 말씀의 요지는 “장래 이름난 정치가가 돼라!” 였다.’로 바르게 써야 맞다.

(2). ‘안’과 ‘않’의 구분 / 가장 기초적인 이를 구분 못하는 네티즌은 물론 식자층이나 전문 글꾼과 자칭 작가들도 많다면 누가 믿을까? ‘안’은 ‘아니’의 준말로서 품사는 부사(어찌씨)이고 ‘않’은 ‘아니하’의 준말로 용언의 어간이다. 쓰기 전에 한번만 생각해도 능히 구분될 준말 이다.

그래서 ‘안’은 ‘안 가다, 안 먹다, 안 보이다’로 ‘않’은 ‘그렇지 않다. 좋지 않다, 많지 않다’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식사를 않더니’로 써야되나 ‘비가 않오고 눈이 내리네, 너무 멀어서 아무것도 않보이네’로 잘못 쓴 '않'을보면 필자는 눈에 쥐가 나게 마련이다. 미사여구로 잔뜩 멋을 부리고도 ‘안오시면 안됩니다’를 ‘않오시면 않됩니다’로 얼토당토 않게 표기 했다면 참으로 이는 옥에 티가 아닐 수 없다.

‘-던’은 과거 ‘-든’은 선택의 뜻 표현으로 구분해서 사용

(3). ‘이따가’와 ‘있다가’의 구분 / 그 사용 의미에 따라 구분되는바 ‘이따가 보자, 이따가 주겠다’로 ‘이따가’는 ‘조금 뒤에’의 뜻이고 ‘있다가’는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지금 나왔다, 가만히 있다가 왜 그러냐’ 등으로 ‘머물다’의 뜻으로 사용된다. 사용에 혼돈의 소지가 많아 주위를 해야한다.

(4). ‘잇달다’와 ‘잇따르다’의 구분 / 일종의 복수 표준어로 전자는 ‘기관차에 객차를 잇달았다’로 ‘이어 달다’의 뜻으로 주로 쓰이고 후자는 ‘비난이 잇따랐다, 잇달았다, 연달았다’등으로, “어떤 사건이나 행동 따위가 이어서 발생했다”의 뜻 일 때는 복수 표준어로서 이를 함께 쓸 수 있다. 이를테면 대통령의 가두행진에 보도 차량이 '잇따랐다, 잇달았다, 연달았다' 등 모두가 가능하다. 복수라서 되레 헷갈리려나?

(5). ‘-던’과 ‘-든’의 구분 / 이 역시 거의가 무개념으로 결정적인 혼동이 많아 필자가 가장 관심 갖는 대표적 사례다. ‘-던’은 과거의 뜻이고 ‘-든’은 선택의 뜻으로 명백히 구분된다. 전자는 ‘어제 먹던 음식, 함께 갔던 친구, 얼마나 울었던지 눈이 부었다’로 쓰고 후자는 ‘배든지 사과든지 맘대로 먹어라, 가든 오든 알아서 해라, 보든지 말든지 난 모르겠다’로 사용된다. 자주 틀리고 헷갈리기에 ‘-던은 과거, -든은 선택’ 꼭 기억해서 앞으론 절대 오용하지 말아야 하겠다.

(6). ‘-데’와 ‘-대’의 구분 / ‘-데’는 과거에 직접 경험한 내용임을 표시하고 ‘-대’는 남의 말을 전달할 때 쓴다. 전자는 ‘어제 보니까 우리 시아가 참 예쁘데, 사진을 보니 옛날에는 참 예뻤겠데’ 등 형용사로, ‘하린이가 밥을 잘 먹데, 시원이가 벌써 대학에 갔데’ 등 동사로 쓰일 때다.

또 ‘곁에서 보니 참 훌륭한 신랑감이데(더라)’로 쓰일 땐 서술격 조사 ‘이다’의 뜻으로 쓰인다. 또 ‘신부가 그렇게 예쁘데?, 그 사람 키가 크데?, 밖에 누가 왔데?, 돈을 얼마나 번데?’로 쓰일 때는 ‘-던가?’의 뜻이다. 후자는 ‘사람들이 그러는데 보람이가 예쁘대(예뻤대, 예쁘겠대)등 형용사로 쓰이고 이 때의 ‘대'’는 ‘-다(고)해’가 줄어 된 말이다. ‘

지혜가 결혼한대(결혼했대, 결혼 하겠대), 상권이는 탐정소설만 읽는대(읽었대, 읽겠대)는 동사로 쓰인 예이며 ‘종완이가 학생회장이래(학생회장이었대)’는 서술격 조사로서 ‘이다’의 뜻이고 ‘이다’ 뒤에서는 ‘-대’가 ‘-래’로 바뀐다. 또 ‘오늘 날씨 참 시원한데, 오늘은 기분이 참 좋은데’처럼 형용사로 쓰여 이 때의 ‘-데’는 스스로 감탄하는 투로 넌지시 상대방의 반응을 묻기도 하는 뉘앙스로 사용되기도 한다.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의 경우는 동사로 쓰여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데’ 등으로 두루 쓰인다.

(7). ‘-ㄹ는지’, 인가 ‘-ㄹ런지’인가 / 필자의 기억으로는 중고등학교 시절엔 분명히 ‘-ㄹ는지’와 ‘-ㄹ런지’의 용도가 서로 다른 두 케이스가 있었던 걸로 생각되었으나 최근들어 이를 구분하지 못해 속상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본 자료에 의하면 ‘-ㄹ는지’가 맞다니 또 한 번 갸우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잘못 기억한 탓일까 아님 그 간에 맞춤법이 바뀌기라도 한 건지 모르지만 어느 하나가 맞다면 앞으론 한시름 덜게 돼 홀가분해 좋다. ‘갈지, 말지’나 ‘있을지, 없을지’로 충분.

‘할는지’ ‘할런지’ 구분은 ‘할는지’가 옳되 ‘할지’가 最善

“우리의 요구조건을 어떻게 ‘생각할는지’와 ‘생각할런지’모르겠다.”를 두고 임동훈 전 국어원 연구사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는 형식이 더 자연스런 국어 문장이라고 못 박았다. 필자로서도 너무나 위대한 학습이다.

(8). ‘하지 마라’인가 ‘하지 말아라’인가 / 이 역시 둘 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헷갈렸는데 ‘하지 마라’가 맞다는 것.‘떠들지 마라, 선생님께서 떠들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는 되지만 ‘떠들지 말아라’는 틀렸다. 어느 특정 듣는 이에게 직접적으로 명령하는 직접명령(Direct Imperative) 의 형식은 ‘-아라, -어라, -여라’로 제한되어 ‘이것 좀 보아라, 천천히 먹어라, 우유를 먹여라’ 이지 ‘떠들지 말아라’는 문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편 간접명령(Indirect Imperative) 문장의 형식에서는 특정되지 않은 많은 다수의 듣는이나 말하는 현장에 없는 듣는 이에게 간접적으로 명령하는 ‘-으라’ 형식으로서 ‘알맞는 답을 고르라, 기대하시라’ 등이 그 예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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