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5 09:03

KSG에세이/ 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 (19)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 (19)

항상 회장단이나 선사들은 대외활동에 필요한 사업비에 관심이 많지만 날품 파는 아랫직원들은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급여가 중요하다 보니 당연히 인건비 증액에 신경쓰게 되고 한푼이라도 더 높이려는 노력은 당연했다.

우선 예산의 관항목(款項目)을 최대한으로 열거해 지출항목 이름을 짓고 나서 초등학생들 야외 소풍때 모래밭에 보물찾기 딱지 숨기듯 용처를 늘이거나 복지비 명목으로 몇 푼이라도 예산에 묻어두지 않으면 설이나 추석 명절에 조상 뵙기에도 면목이 없을테니 말이다.

하긴 원래 급여란 것이 받는 사람은 많이 받고 싶고 주는 사람은 적게 주고 싶은 속성을 가졌기 때문에 어느 조직이나 “더 달라”와 “못 주겠다” 로 팽팽히 맞서는 노사간의 갈등은 상존하게 마련이지만 이는 오로지 이해와 양보를 거쳐 타결해야 하는 협상의 산물이란 말이 정답이라는게 40년을 훌쩍 넘게 아직도 만년 월급쟁이 필자가 체득한 교훈이다.

92년 들어 해운계는 주무부처와 민간단체의 수장이 일시에 바뀌는가 하면 업계나 학계에도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60년대부터 세 차례에 걸쳐서 십 수 년 동안 선주협회장을 맡아 왔던 이맹기회장이 마지막 임기가 끝나는 임원총회를 앞두고 더 이상 연임을 고사하자 상당기간 우여곡절 끝에 신임 회장으로 최초의 해기사출신 오너인 두양상선 조상욱사장(한국해대 4기)을 선출했다.

일본의 경우 중핵선사중 NYK, MOL, K-Line 등이 윤번제로 선주협회 회장직을 맡는 예에 따라 우리나라도 이를 따름직도 했으나 당시 한국의 대형 3사라 할 수 있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및 범양상선이 나름대로 자체 사정이 있는데다가 회장직을 두고도 상호 견제심리 작용 등으로 인해 아예 예측됐던 상식적인 대안이나 수순은 배제됐던 것이다.

리차드 위드마크의 서부영화 ‘제3의 사나이(The Third Man)’란 제목처럼 제3의 인물이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며 상당기간 긴장감이 감돌다가 결정된 선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첨예한 선두 세력권에서 훨씬 벗어난 중형선사 오너로서 평소 양심적이고 신사풍을 견지해온 인품의 소유자란 평가를 받아 온 터라 의외이긴 해도 크게 못 마땅해 하거나 비토하는 여론이 제기되지 않아 아진해운 사장을 거쳐 합리화를 통해 거듭난 두양상선의 조상욱 사장이 한국 외항해운업계의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었다.


두양 趙商郁사장 海技士출신 첫 17대 협회장으로 선출

그리고 앞서 잔여 임기만을 마쳤으니 사무국의 박창홍 전무이사와 상무이사 필자는 무난히 새로운 임기 3년을 다시 연임하게 됐고 한편 부회장으로는 범양상선의 손진관사장, 조양상선의 박재익사장, 한진해운 이근수사장, 현대상선 박세용사장 그리고 대한해운의 송기원사장 등이 임명됐다. 비교적 젊은층과 경영권을 이어받은 창업 2세들이 대거 회장단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신임 조회장은 상주하지 않는 비상근직 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사무국에 별도 마련된 회장실로 출근해서 박전무로부터 주요사안을 보고받은 후 즉석 결재도 하고 사세에 못 미치는 중책과 대형선사를 의식한듯한 지극히 신중하고 겸손한 처신으로 임했으며 일상 영국신사란 인품에 걸맞게 만사에 신중하고 섬세함을 보였다.

그러나 달릴 소는 눈보고 알고 찌를 소는 뿔보고 안다고 했듯이 한가지 신임 조회장은 근검절약이 몸에 밴 생활신조인 듯 했다. 취임인사 겸 상견례 회식 첫 메뉴가 겨우 설렁탕이라 역시 들은대로 였으니 앞으로도 협회 임직원들 월급 제대로 오를 일은 없을 것임은 안봐도 생비디오였다. 그동안 방에 가면 더 먹을까 부엌에 가면 더 먹을까 하고 늘 급여타령에 목매던 임직원들의 신임 회장에 걸었던 기대는 “역시나” 로 낙착된 것.

그러나 박전무와 필자는 “접시 밥도 담을 탓” 이요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도 두부 사 온다더라” 며 직원들을 달래 우선 신임 회장단들의 눈에 쏙 들 업무보고와 회장단이 해운계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대외활동에 필요한 교육자료 준비와 코치에 여념이 없이 부산했었고 그런대로 업무는 고개 넘은 수레가 내리막길 가듯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韓中수교차 訪中하는 盧泰愚대통령 경제사절단 수행

이 해에는 또 ASF 아시아 역내 선주대표자회의가 일본에서 개최되었고 관심의 초점이었던 LNG선 지정문제를 확정했는가 하면 국적취득조건부 나용선의 관세면제가 해결되었다. 한·EC해운회담을 개최하는 등 새로이 구성된 회장단은 사무국의 의도대로 대 정부 현안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보였으며 현대상선도 대망의 구주정기항로를 개설하게 된다.

해운항만청도 안상영청장의 뒤를 이어 4월에는 뒤에 인천공항 사장 건교부 장관 한전 사장 등을 거쳐 현재 2012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동석 청장이 부임했다. 해항청 총무과장 시절 정부측 책임을 맡아 해운의 날 기념행사를 함께 진행하던 때로부터 벌써 28여년 전의 얘기다.

중국과의 해운교류가 활발해지자 소원해진 대만과의 왕래를 새로이 시도하는 움직임도 시작되어 한·대만 해운위원회를 개최했었고 양산 ICD도 현판식을 가지고 CY 기능을 개시했으며 부산4단계 컨테이너터미널 기공식, 제4차 한소해운협의회, 유류오염 손해배상보장법(법률 4532호)을 제정 공포했는가 하면 한편 산업정책심의위는 선박확보제도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그 밖에 남북경제교류협력위원회는 제7차 회의에서 부산과 청진항을 직교역항으로 지정했고 같은 해 3월1일 그간 해기사양성을 위한 국책대학이란 점을 들어 해운업계의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한국해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하게 되고 초대 총장으로 전효중 교수가 취임했다.

한편 당시 국적 외항선사의 선종과 선형을 평균한 해기사의 직급별 임금을 보면 선/기장이 각각 233만5천원, 219만3천원에 1항/기사가 160만7천원/ 160만1천원이었고 통신장은 162만9천원, 갑판장은 123만9천원으로 해외취업선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준을 보였었다.

당시 AIDS가 문제되어 떠들썩 할 때 해외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업종으로 분류해서 선원들을 감염여부 검사대상에 넣겠다는 보건당국과 맞서 이의 면제대책을 건의하던 일, 이를 두고 “A(아) I(이제는) D(다) S(살았구나)”라는 우리말의 이니셜이라면서 온통 두려워하던 기억도 생생하다.

무엇보다 92년 9월28일은 필자의 일생에 매우 뜻 깊은 날로 오래 기억된다.

앞서 8월24일을 기해 한중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 서명에 이어 드디어 이 날 노태우대통령이 장쩌민 국가주석과 회동하여 정식수교차 중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정부요인과 경제단체 수뇌급이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 해운계를 대표하여 조상욱회장이 참석하게 됐고 조회장을 수행하는 실무자로 필자가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던 것이다.

69년 출입기자 시절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수행기자단으로 울산 한국알미늄 준공식에 참석한 이래 22년 만에 조어대에서 거행되는 양국원수가 회동하는 한중수교 행사에 참석하게 됐으니 실로 오랫만에 감격스러웠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게 재생된다.


샹글릴라 호텔서 財界 거물급 한자리 相見禮가 큰 수확

당시 대통령 일행은 조어대 국빈관에 묵고 경제사절단 일행은 새로 개관한 베이징 외각의 샹글릴라 호텔에 함께 몰아서 투숙하게 돼 있었다. 그 중에는 대한상의, 전경련, 무역협회, 경총, 중기협중앙회 등의 총회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경제 5단체 관련 업무를 필자가 커버해 왔기에 낯익은 얼굴이 상당수 있었으나 이같이 내로라하는 우리나라 재계의 총수들을 온통 한자리에서 몽땅 일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건 참으로 큰 수확이 아닐 수 없었다.

그간 매스컴을 통해 사진으로나마 눈 여겨 봤던 재계의 거물들을 놓칠세라 천재일우의 기회삼아 하나하나 얼굴들을 실물로 대입하며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망막에 각인시키려 애썼던 노력은 귀국 후 뒷날에도 유용한 지적자산과 값진 유산으로 남아있다.

3박4일을 마치고 수행 사절단이 베이징을 떠나 올 때의 호텔 프런트에서 벌어지는 체크아웃 장면도 참으로 다양했다. 필자 같은 실무자들에게 일임하는 경우가 많긴 했지만 내로라 하는 일부 재벌총수들은 돋보기를 끼고 지출경비를 일일히 따진 후에야 몸소 계산하고 서명을 하는 것이 격에 맞지 않는 뜻밖의 돌출행위로 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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