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9 09:49

장기적으로 대 석유화학제품 중국 무역장벽 강화 전망

中 TPA 반덤핑 관세부과 대응 모색해야
●●● 중국의 TPA(테레프탈산) 반덤핑 관세부과가 잠점 확정됨에 따라 우리나라 관련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응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 TPA 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2009년 전체 생산량은 638만톤이고, 이중 56.7%인 362만톤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까지 내수비중이 60% 이상으로 높았으나 국내 화섬산업 퇴조로 2006년부터 수출비중이 높아지고 내수는 감소하고 있다. 작년 금액기준 전체 합섬원료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0%이며 석유화학제품 전체 수출 중 2.8%를 차지했다.

국내 TPA 대중국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생산물량의 50.0% 이상이 수출중이며 수출이 90.0% 내외가 중국으로 판매돼 중국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수출에서 중국비중은 2000년대 들어 증가해 2007년 97.5%를 기록했으나 중국내 증설과 반덤핑 조사 영향으로 2009년 87.4%로 감소했다.

산은경제연구소 조경진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TPA 업황은 침체기로 원인은 폴리에스터 섬유, PET chip 등의 수요정체와 TPA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보여졌다.

전체 TPA 수요의 97.0%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터 섬유와 PET chip의 수요 성장률이 정체됐고, 세계 폴리에스터 섬유는 면제품 등 경쟁품목의 수요증가로 2007년 9.8%에서 2008년 6.3%로 증가속도가 둔화됐다.

PET 칩 수요도 PET 병 경량화 추세(500ml 생수병이 과거 17.5g에서 현재 12.3g으로 사용량 감소)로 성장성이 정체됐다. 2006~2007년동안 세계 생산규모의 19.0% 수준(’07년 기준)에 이르는 820만톤의 TPA 설비가 신증설됐다. 주원료인 P-X 증설은 소폭에 그침에 따라 공급부족으로 P-X 가격이 상승했고, 설비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상태에서 TPA업체들은 P-X 가격상승분을 TPA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며 마진이 악화됐다. 작년에는 중국 TPA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에 따른 P-X가격안정, 폴리에스터 수요증가 등의 영향으로 시황이 호전됐다.

작년 중국 폴리에스터 생산량은 중국정부의 섬유산업 육성책, 미국과 유럽의 중국산 섬유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만료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14.9% 증가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P-X신규공장 가동이 지연돼 TPA 공급이 큰 폭으로 늘지 않아 수급균형이 회복됐다.

중국 TPA 업체들도 무리한 가동률 상승에 따른 매출증대보다는 수익성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TPA 업황 회복으로 국내 TPA업체들의 실적도 전년대비 호전됐다.

삼성석유화학은 2008년 연간 영업이익이 233억원 수준이었으나, 작년 상반기에만 500~600억원을 달성했고, 삼남석유화학도 2008년 37억원 영업적자에서 작년 상반기에 500~6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0년 2월2일 중국정부는 한국 및 태국산 수입 TPA에 대한 반덤핑 관세부과를 잠정 확정했다. 삼남(4.2%), SK유화(3.5%), 삼성석유(3.4%), 케이피케미칼(2.9%), 효성(2.7%), 태광산업(2.4%) 등으로 2.4~4.2% 수준의 관세가 부과됐다. 태국의 인도라마(18.9%), 사이암미쓰이(12.2%), TPT(18.5%) 등에는 10.0~20.0% 수준의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2008년 12월 저장화롄싼신석화, 저장이셩석화 등 중국 TPA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한국과 태국산 TPA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최종 확정일은 2010년 8월로 그 이전 한국 TPA 업체들은 중국정부와의 추가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관세부과의 영향으로 우선 대중국 수출 감소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2~4%대의 낮은 관세율, 중국의 자급능력의 한계 등으로 단기간 큰 폭의 대중국수출 감소가 발생될 가능성은 낮다. 또 국내기업과 중국정부간 조율을 거처 올해 8월 최종확정일전에 2% 미만으로 낮춰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수입량을 줄이고 자급을 확대하고 있으나 자급률은 여전히 70% 미만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급불균형에 따른 TPA 가격 상승이 자국 폴리에스터 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일정량 수입이 불가피하다.

중국시장에 대한 영향력 축소

이번 관세부과로 한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영업이 어려워져 중국내 TPA 산업은 중국계 업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중국업체들이 8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동률을 소폭 올려가며 M/S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들은 중국기업들과 수익성을 훼손시키는 경쟁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돼 소폭의 수출 감소의 가능성도 있다. 대만기업들도 중국의 한국, 태국과 유사한 관세부과가 우려돼 가격할인을 통한 중국기업들과 적극적인 M/S 경쟁은 어려울 전망이다.

태국기업들의 판매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10~20% 관세부과로 향후 중국시장에서 영향력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만, 태국이 경쟁하고 있는 중국 수입시장에서 관세부과여파로 경쟁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높은 관세를 부과받은 태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한국과 대만이 수입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여나갈 전망이다.

태국기업들의 반덤핑 대응력이 부실한데다 타국가에 비해 판매가격이 낮아 중국정부로부터 높은 관세를 부과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기준 중국 수입 TPA 499만톤 중 한국산이 240만톤(48.3%), 대만산이 170만톤(34.7%)으로 1,2위를 차지했다. 태국산의 수입 감소분은 중국 로컬 업체들이 대부분 흡수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한국과 대만의 판매량은 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일본 등 기타 국가들은 생산규모가 한국, 대만 대비 영세해 생산량 증대를 통한 중국시장 진출이 용이하지 못한 상황이다. 전체적인 수입량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국들간의 경쟁강도는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과 대만이 생산규모, 품질에 강점이 있어 이에 미치지 못하는 타 국가들의 사업포기 등이 예상된다.

미쓰비시는 일본내 TPA사업을 철수하고 설비를 올해 말까지 인도, 싱가포르 등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2010년 국내 TPA 산업은 2009년 수준의 호조세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2010년 중국 폴리에스터 산업 호조는 세계 TPA 시황에 긍정적 신호다.

중국정부는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섬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수출세 환급율 상향 조정 등을 포함한 2009~2011년 3개년간 발전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중국정부는 섬유산업을 전통적으로 국가기반산업이자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인식해 적극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작년 1~5월 중국 내수 섬유시장은 전년 동기간 대비 9.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향후에도 중국정부의 내수진작책 영향으로 점진적인 상승추세가 전망된다.

중국내 TPA 시장은 30% 이상의 수입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 태국물량 감소의 수혜로 한국, 대만의 수입물량은 2009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지연됐던 신규 P-X설비의 가동이 시작돼 전반적인 P-X가격이 안정화되면 TPA 마진을 높이는데 일조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업계의 증설지속에 따라 무역장벽이 강화돼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설비가 가동돼도 기술력, 원료수급 등에 약점이 있는 중국TPA업체들이 한국산 TPA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반덤핑제소 등 인위적인 방법을 통한 시장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중국내 자급률이 100% 수준에 이른 PVC의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2014년 9월까지 연장키로 했다.

중국이외 대안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기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전략수립이 필요하다.

수입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국내 자급도가 높아 중국 수출 감소분을 흡수할 내수시장 여력이 매우 낮다.

장기적으로 국내 TPA 산업의 위축이 국내 폴리에스터, PET 등 수요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중국 수출 감소로 국내 TPA 업체들이 내수시장에 저가의 TPA를 공급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전망이다.

TPA는 국제 시세에 따라 거래가 이뤄져 특정지역의 가격이 타 지역 대비편차를 지속시키기 어렵다.

국내 TPA 업계는 중국 현지화, 구조조정 통한 수급균형 모색 등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국내 폴리에스터 섬유 생
산업체는 효성, 휴비스 등 총 10여개 업체로 연간 생산규모는 장섬유 85만톤, 단섬유 61만톤 수준이다.

국내 PET 생산업체는 SK케미칼, KP케미칼 등 총 8개업체이며 연간 생산규모는 124만톤 수준이다.

대응방안으로는 첫 번째 국내 기업간 구조조정 및 협력 강화다. 정체된 내수시장과 중국내 경쟁심화로 가동률이 하락하며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국내 TPA 생산규모는 2008년기준 650만톤으로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판매량중 내수의존도가 42.8%이나 침체가 지속돼 수출의 90.0%를 차지하는 중국의 수입감소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주원료인 P-X와 수직계열화 및 동일산업단지내 중복설비 통폐합 등을 통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기업간 구조조정이 어렵다면 동일단 지내 설비공유 및 원료공동구매 등을 통한 단기간 원가경쟁력 확보도 고려해 볼 필요 있다.

울산, 여수, 대산에 나눠져 있는 TPA 공장간 상호협력이 가능한 방안을 고려하거나 다운스트림과 업스트림 업체와도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국내 기업과의 합작투자를 시도할 수 있다.

TPA 수요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발생되고 있어 중국내 TPA 관련업체들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공급망 형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에도 TPA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발생될 전망으로 중국계 기업들과의 상호협력을 통해 중국시장에 기반을 다질 필요성 증대해야 할 것이다.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기업들과 합작투자를 통해 원가경쟁력 확보 및 안정적 수요기반 확충이 절실하다.

두 번째로 해외기업 인수를 통한 생산 및 판매거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도 등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기업인수 및 국내설비이전 등을 추진한다. TPA산업의 특성상 역내거래로 수출이 진행돼 타겟시장을 중심으로한 거점확보가 중요한 전략이다. 미쓰비시는 일본내 TPA 생산설비를 인도, 싱가포르 등으로 이전하는 등 경쟁력있는 거점 진출이 증가 추세에 있다. KP케미칼은 작년 파키스탄의 TPA 업체인 ‘파키스탄 TPA’의 지분 75.0%를 145억원에 인수하고 2010년 2월 영국의 TPA 업체인 ‘Artenius’를 26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세 번째로 기술수출을 통한 전략적 제휴 추진하는 것이다. 최근 범용제품에 대한 기술수출 및 유지보수 계약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후진국 기업중 기술부족으로 신규공장설립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어 기술제공 및 공장유지보수 등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베트남 빈손사에 공장운영 및 유지보수 서비스 계약을 맺고 5년간 7,800만달러의 매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도 인도 할디아 페트로케미칼과 기술공급 계약을 맺고 기술자를 현지에 파견했다.

네 번째로 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다.

TPA 반덤핑 관세를 통해 볼 때 장기적으로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중국의 무역장벽은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정부는 고용창출, 내수시장 확대, 기간산업으로서 중요성 등수급과 다른 시각에서 석유화학산업 육성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TPA 이외에도 중국 업체들은 PE, PP 등 폴리올레핀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 움직임이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도 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 및 각 기업별 장점을 살린 차별성을 부각해야 한다. 빠른 배송 등 운송프로세스 개선, 시황을 고려한 가동률 조정, 전략적인 원료 구매 등 효율성 강화 차원의 접근도 고려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특정국가나 지역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확대를 통한 시장선점, 재무적인 투자 확대 등 다양한 생존플랜 수립이 요구된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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