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4 13:50

기획/올해 정기선 화두 “운임은 올리고 선박은 감속”

흑자경영 비책, 전방위 운임회복·초저속운항 低운임시장 ‘선복 빼’
●●● 새해 벽두 해운업계가 지난해 부진을 털고 흑자경영으로 전환하기 위한 담금질에 나선다. 주요 원양항로에서의 운임인상(GRI)과 선박운항속도 저감을 통해서다.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15일부터 아시아발 북미향 화물(수출항로)에 대해 긴급수익할증료(ERC)를 도입했다. 인상폭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2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0달러.

운송계약으로 한 해 ‘장사’가 결정되는 북미항로에서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운임회복이 실시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선사들의 절박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중 GRI를 몇 차례 실시하는 다른 항로와 달리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미연방해사위원회(FMC) 규정에 따라 5~6월 체결된 운송계약(SC)상의 운임을 1년간 준수해 왔던 터였다. 선사들은 지난해 8월에도 계약기간 중에 한차례 운임회복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선사들은 FEU당 500달러의 운임회복을 실시해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큰 힘을 낼 수 있었다.

선사들은 ERC를 향후 있을 운송계약(SC)의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선사들은 지난해 턱없이 낮은 운임으로 계약을 체결, 수익 악화를 자초했다. 취항선사 단체인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은 지난 한해 선사들의 북미항로 손실 규모가 200억달러(약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작년 북미항로 200억 손실 추정

올해 SC에선 높은 수준의 운임인상이 불가피한 처지다. TSA 소속 선사들은 SC에서 FEU당 미서안 노선 800달러, 미동안 및 내륙 노선 1천달러씩의 운임회복을 준비 중이다.

인상폭이 높은 만큼 모두 관철시키긴 사실상 어려우리란 관측이 ECR 도입의 근거가 됐다. 선사들은 급격한 운임인상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SC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완충재로 ERC를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도입 의도에 맞게 새로운 운송계약 발효와 함께 ERC는 종료된다.

H선사 한 관계자는 “이번 운임회복은 선사들이 이익을 내기 위한 거라기보다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봐야 한다”며 “선사들 손실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적자구조가 계속된다면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ERC 도입의 당위성을 항변했다.

북미항로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의 TSA 귀환은 북미항로의 운임회복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라인은 지난 1989년 TSA를 가입했다가 피앤오네들로이드 인수를 앞두고 2004년에 동맹을 떠난 바 있다. 머스크라인은 지난해 북미항로의 불황으로 약 30억달러의 손실을 입게 되자 탈퇴 5년만에 TSA 가입을 결정했으며 12월24일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독자적인 운임정책으로 수익만회를 도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008년 일본 미쓰이OSK라인(MOL)의 탈퇴로 동맹활동 위축이 우려됐던 TSA로선 머스크라인의 복귀로 큰 원군을 얻게 됐다. 항로 장악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북미항로에서 15% 가량을 점유해왔던 머스크라인의 합류로 15개 회원사를 가진 TSA의 항로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치솟았다.

선사들은 TSA에 이어 수입항로에서도 운임회복을 준비 중이다. 서향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WTSA)은 다음달 15일부터 로스앤젤레스(LA) 및 롱비치(LB)발 화물의 경우 TEU당 80달러, FEU당 100달러, 그밖의 지역 화물은 TEU당 120달러, FEU당 150달러씩 올려 받는 GRI를 실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유럽항로에서도 GRI가 발효됐다. 유럽연합(EU)의 경쟁법 개편으로 항로동맹을 잃은 유럽항로 선사들은 개별적으로 GRI 도입시기를 정했다. 선사들은 북미항로와 같은 날인 15일부터 TEU당 250~300달러를 인상키로 했다.

대규모 계선으로 선복 ‘빠듯’

지난해 사상최대의 선박량을 항로에서 잠정 퇴출한 선사들은 최근 물동량이 회복 조짐을 보이자 운임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현재 북미항로와 유럽항로 소석률(화물적재비율)이 만적 수준에까지 이른다고 전한다.

AXS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최근 항만에 계류 중인 컨테이너선박은 전체의 11.6% 수준인 581척·151만TEU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5천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지난해 11월 61척에서 74척으로 확대됐다.

2008년 10월 70척이던 컨테이너선 계선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 지난해 6월 533척까지 증가했으며 이후 잠시 감소세를 보이다 물동량이 감소하는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급증하고 있다. 알파라이너는 올해 상반기까지 계선 규모가 200만TEU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겨울철 비수기동안 선사들이 항로 확대를 극도로 자제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략적 운항그룹인 그랜드얼라이언스(GA)와 뉴월드얼라이언스(TNWA)는 지난 연말부터 부산-미동안 노선에서 서비스를 통합운영하는 동계운항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오는 3월까지 시행되는 이 프로그램으로 이 항로의 선복 30% 가량이 줄었다. 한진해운과 코스코, 케이라인, 양밍라인의 CKYH 얼라이언스도 지난해 11월부터 운항횟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선복량을 감축했다.

이와 비교해 물동량은 서서히 회복세를 타고 있다. 유럽정기선사협의회(ELAA)에 따르면 작년 1~11월 아시아-유럽 수출항로 물동량은 1039만TEU였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7%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상반기까지 -22%에 이르던 감소율은 하반기 들어 -10%대 초반까지 개선됐다. 특히 11월엔 2.4% 늘어난 97만TEU의 물동량이 수송됐다. 2008년 같은 달의 물동량이 바닥세였기 때문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11월까지 유럽 수입항로 물동량은 1.3% 성장한 492만7천TEU로 집계됐다. 이 노선 역시 상반기까지는 두 자릿수의 물동량 하락세로 곤욕을 치렀으나 하반기엔 두 자릿수의 성장세로 돌아섰다. 특히 10월과 11월엔 15%와 30%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월간 5만~6만TEU대를 보이다 금융위기 이후 3만TEU대까지 곤두박질쳤던 한국-미국 수출물동량도 지난해 10월 5만2천TEU까지 회복된 것으로 피어스(PIERS) 집계결과 확인됐다.

운임 오른 中시장에 선박몰려

특히 선사들은 최근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중국 쪽으로 선복을 대폭 이전했다. 최대 40% 가까이 전환배치한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 한해 선사들이 철저한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해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운임이 낮은 지역에서는 과감히 선복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선사 한 관계자는 “선사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30% 가량 선복이 중국 쪽으로 전환 배치된 것 같다”며“이번 운임회복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경우 한국에 배정되는 선복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기본운임 인상과 함께 부대할증료 부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달과 다음달 사이 컨테이너 봉인할증료(seal charge)를 도입해 컨테이너당 3달러 부과하고 서류발급비(Documentation fee)도 선하증권(B/L) 건당 1만9천원에서 2만5천원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운임회복이 매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 전략이라면 선박 감속운항은 비용 절감을 통한 흑자경영 전략이라 볼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선사들은 선박을 최대 13~14노트까지 줄이는 초저속운항(수퍼슬로스티밍)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초 t당 200달러 초반대였던 선박 연료유 가격이 최근 500달러 수준까지 크게 오르자 비용 절감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1월 중순께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세계선사협의회(WSC)에서 이 같은 운항방법은 선사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초저속운항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얼라이언스나 뉴월드얼라이언스, CKYH얼라이언스 등이 초저속운항에 나서거나 나설 참이다. 머스크라인이나 CMA CGM, 짐라인 등 독자적인 운항을 하고 있는 선사들도 감속운항을 잇따라 밝히고 있어 한동안 저속운항은 정기선 업계의 큰 흐름이 될 전망이다.

선사 관계자는“(수퍼슬로스티밍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느린 운항속도 만큼 계선된 선박을 선복량 증가 없이 추가로 투입할 수 있어 선사들 선대 운용에도 도움이 된다”며 “선사들간 수퍼슬로스티밍을 위한 공조가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선사들의 틈새시장 공략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진해운과 쿠웨이트 선사인 UASC는 3월부터 지중해-서아프리카 노선에 새로운 서비스를 개설키로 했다. 이들 선사는 각각 1700TEU 선박을 1척씩 투입해 발렌시아-라고스-코토노우-테마-아비잔-발렌시아를 연결하는 노선을 선보이게 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동서 기간항로 위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남북항로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아프리카, 남미 등 특화된 시장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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