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7 11:22

곡물 수입업계, 호주 밀 수출창구 다변화 적극 활용해야

지난 7월부터 호주 및 수출 독점구조 폐지
호주정부가 70년만에 밀의 독점 수출권을 폐지하고 다수의업체에 수출권을 개방함으로써 올 연말 본격적인 수확기를 앞두고 현지 곡물 수출업체간 수출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호주는 1939년 및 재배농가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밀 수출창구를 AWB로 단일화했다. 하지만 AWB가 유엔 경제제재조치를 받고 있는 이라크에 밀을 수출하면서 이라크 정부에 2억9천만 호주달러(2억4천만 미달러)이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가 지난 2006년말 드러나면서 호주정부는 금년 7월부터 밀 독점 수출권제도를 폐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호주로부터 밀 수입은 수출 독점업체인 AWB를 통해서만 가능했으며 수입업체는 당연히 가격 등 수입조건 전반에 걸쳐 협상력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수의 밀 수출업체가 해외 수입업체를 놓고 판매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입업체의 협상력이 한결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밀 수출 독점건 폐지에 대해 현지 최대 이해당사자인 밀 재배농가에선 이번 조치로 밀 수출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대체적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농가에선 독점권 폐지에 따라 다수 수출업체들이 밀 농가를 대상으로도 밀 공급선 확보를 위해 경쟁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밀 재배농가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기도 했다.
호주 및 수출권 승인기관인 Wheat Export Australia(WEA)로부터 밀 수출권을 획득한 업체는 현재 총 13개사이며 수출권 부여 업체수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향후 수출권 획득업체수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밀 수출권 부여기관인 WEA는 상시적으로 밀 수출권 획득을 희망하는 업체로부터 신청처를 접수받아 신청업체의 금융조달 능력, 리스크 관리능력, 사업실적 등을 검토해 밀 수출권 부여여부를 결정한다.
과거 AWB에 부여됐던 및 수출권이 개방됨에 따라 ABB Grain, GrainCorp 등 호주 주요 곡물 수출업체 뿐아니라 Cargill(미국), Elders Toepfer(독일), Louis Dreyfus(프랑스), Marubeni(일본) 등 글로벌 곡물 수출업체들도 최근 호주 및 수출권을 획득하고 해외거래선 확보 등 밀 수출업무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호주는 미국에 이어 세계 제 2위의 밀 수출국으로 연간 약 2천4백만톤의 밀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약 60%인 1,400만톤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호주의 지난 2년간 밀생산량이 전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올해에는 가뭄이 다소 해갈돼 거의 전년수준인 2천2백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2007년기준 총 318만톤의 밀을 수입했는데, 이중 26%인 83만톤을 호주로부터 수입했다.

올해는 미국, 호주 등 주요 밀생산국의 작황이 전년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밀 수출가격이 지난 3월 톤당 480달러(미국산 밀의 중동 FOB 수출단가 기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8월의 평균 및 수출단가는 톤당 326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 높은 수준이며 12월 선물가격은 현재 톤당 285달러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낮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약 300만톤의 밀을 수입하고 있으며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 2의 수입대상국인 호주가 밀수출을 개방함에 따라 우리 밀 수입업체의 가격협상력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세계적인 밀 작황의 호전으로 이미 수출단가가 하락세로 접어든 가운데 호주 및 수출업체간의 수출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 곡물 수입업체는 이러한 호주의 밀 수출 개방정책의 이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는 쌀 이외 곡물의 자급도가 낮아 국제 곡물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호주의 밀 수출권 획득 등 해외 곡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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