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2 14:16

1분기 고물가·저성장에 경상수지 적자 기록

하반기이후 수출마저 꺾이면 예상밖 경기침체 가능성
최근 주요 경제지표들은 우리 경제운용의 3대 축인 물가ㆍ성장ㆍ경상수지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1분기 경재성장률이 전기대비 0.7%에 그치는 등 2007년 이후 지속된 상승세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의 오름세는 이미 통화당국의 물가안정 목표를 넘어섰고, 지난 3월 개선의 여지가 보였던 경상수지는 다시 적자폭을 늘려가며 더 큰 폭의 물가상승과 저성장을 유지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7.5%가 증가한 반면, 수입은 28.2%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51.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달 30일 이태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4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면서 “전반적인 내수부진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하긴 했지만 생산이 호조를 보여 경기하강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산 호조는 수출 호조에 힘입은 ‘시한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증가에 힘입어 생산자제품 출하도 전년동월비 8.6% 늘어나는 호조를 이어갔지만 재고 역시 12.3% 늘어나면서 재고 증가율이 출하 증가
율을 웃돌았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은 3개월 연속 경기둔화ㆍ하강 국면에 위치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경기 선행지표가 줄줄이 하락한 점이다. 미래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벌써 5개월째 하락, 2005년 2월 이래 처음으로 2%대로 하락했다.

올 하반기 대외여건은 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은 미국 5대 투자은행인 Bear Stearns에
대한 구제금융 결정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규모 손실이 잠재돼 있어 근본적인 금융시장
안정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의 침체가 계속되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따른 금융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둔화, 고용불안 등으로 미국경제의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경기가 하강추세를 벗어나도라도 급속한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또 생산호조의 원천이 된 수출 호조세가 올 하반기 이후 꺾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우리 경제가 앞으로 예상보다 깊은 골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예상보다 내수경기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수출신장세도 약화될 것으로 보여 당초보다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불안 등을 감안해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당초 3.3%에서 3.9%로 수정됐고, 특히 3분기에는 4%대의 물가상승세가 예상되는 등 물가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상수지 적자폭도 당초 59억달러에서 91억달러로 늘어남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그나마 국내 경기와 국제수지를 받치고 있는 수출 호조세에 아직 세계경제 둔화 여파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2008년 하반기는 경기하강, 물가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경기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진한 고용상황으로 소비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3.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쓰촨성 지진과 국내 광우병 파동 등 경제 외적인 악재 여파가 커질 경우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우리 경제는 성장률 하락과 물가상승 목표치 초과, 경상수지 적자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 수출은 아시아경제의 미국경제로부터의 디커플링 약화 등으로 증가율이 10.7%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에 한국경제는 지난해의 수출호조와 내수회복을 바탕으로 한 성장에서 올해는 수출에만 의존하는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물가불안을 확대시키지 않는 전제하에서 경기상승 모멘텀을 확보하는 정책조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반기 빠른 경기둔화를 감안해 추경편성을 통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금리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함을 지적했다.

환율정책은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지만 환율이 물가를 자극한다는 점을 감안해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고, 이와 병행해 규제완화 등 투자활성화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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