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국내 조선업계 최고가 선박 수주

삼성중공업은 1일 스웨덴 스테나사로부터 원유시추선박인 드릴쉽 1척을 사상 최고가인 9억4200만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드릴쉽은 국내 조선업 사상 최고가 선박이자 세계적으로도 크루즈선 다음 가는 높은 선가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3월에 수주한 드릴쉽보다 무려 2억5천만달러나 인상된 가격이다.

수주한 드릴쉽은 길이 228m, 폭 42m, 높이 19m, 배수량 9만7천톤 규모로, 해수면에서 해저 1만1천m 깊이까지 파내려 갈 수 있는 초심해용 시추 선박으로, 44개월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11년 12월 북극해 지역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얼음덩어리들이 많이 떠다니는 북극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세계최초로 내빙설계가 적용돼 선체두께가 무려 4cm에 달하며 영하 40℃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모든 기자재들이 보온처리된다.

드릴쉽이란 해상플랫폼설치가 불가능한 심해지역이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원유를 발굴하는 선박형태의 시추설비. 고유가로 투자여력이 높아진 대형 오일메이저들을이 유전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발주가 늘고 있는 조선분야의 대표적인 성장엔진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 발주된 32척의 드릴쉽 가운데 23척을 수주, 시장점유율 72% 기록, 일본 및 중국조선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 기술력을 과시했다.

드릴쉽은 90년대말 발주를 마지막으로 2005년 2척을 시작으로 발주가 재개된 이후 2006년 9척, 지난해 14척 등 꾸준히 늘고 있으며, 올해도 이미 7척이 발주돼 국내 조선 3사가 전량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드릴쉽 수주를 포함해 이미 60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인 150억불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 김징완 사장은 "이번 북극해 탐사용 드릴쉽 수주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앞선 기술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현재 미국 및 유럽의 대형 오일메이저들과 협상 중에 있는 해양설비의 수주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