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선장의 책임 범위

■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9.7. 선고 2006가합86004 손해배상

金 炫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 (국토해양부 고문 변호사)


【원 고】 S 주식회사
위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창
담당변호사 김 현, 송해연, 이광후, 안영환, 이연주, 하헌우, 강백용, 조철호, 황태규, 주진태
【피 고】 1. A 주식회사
2. E 주식회사
【주 문】 1.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451,235,412원 및 이에 대하여 2007. 7. 28. 부터 2007. 9. 7. 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원고는 원유정제,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는 국내 법인이고, 피고 A는 3,988톤급 화물선인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 피고 E는 이 사건 선박의 운영자로서 각 이 사건 선박의 선장 T의 사용자들이다.

나.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1) 이 사건 선박은 2006. 5. 24. 20:30 경 울산항 제9부두에서 화물 (알루미늄 괴 2,780톤)을 양하한 후 러시아의 L항으로 가기 위하여 울산항을 출항하던 중 남동쪽으로 향한 항로를 이탈하여 남쪽으로 항해하다가 같은 날 20:57경 울산시 남구 용잠동 울산항 앞 1.5마일 해상에 이르러 그곳에 설치된 원고소유의 이 사건 부이에 연결되어 북쪽 방향으로 해수면에 떠 있던 수상호스 2개 (각 길이 약 288m, 직경 16인치, 고무재질로 된 1.7톤 가량의 구성호스 28개 마디로 이루어져 있다)를 그대로 도과하여 항행함으로써 이 사건 선박 스크류에 위 각 수상호스의 4개 마디 부분 (이 사건 부이로부터 210m 내지 230m 지점)이 파손되어 각 수상호스에 남아 있던 원유를 해상으로 유출시켰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2) 이 사건 선박에 탑승하고 있던 도선사 J는 선장 T에게 이 사건 부이를 비롯한 원고 소유의 부이 및 그와 연결된 각 수상호스의 위치, 조류방향 등을 알려주면서 울산항 방파제를 통과하는 즉시 162도 내지 165도로 변침할 것과 VHF CH.14를 반드시 청취할 것을 당부한 후 위 선장의 동의를 얻어 방파제 부근에서 하선하였으나, 이 사건 선박이 변침하지 아니한 채 계속 진행하여 항로를 이탈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 사건 선박을 뒤따라가면서 위 채널로 계속 긴급호출을 하다가, 이 사건 선박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관제실에 당시 상황을 통보하였다.

3) 당시 이 사건 부이 주변을 순찰하고 있던 K 소속 순찰선 B호는 이 사건 선박이 항로를 이탈하여 이 사건 부이를 향하여 진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이 사건 선박에 대하여 위 채널로 무선호출을 시도하고 이 사건 선박의 조타실 쪽으로 탐조등을 비추는 등 경고조치를 취하였으나 이 사건 선박은 진행방향을 변경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부이를 향하여 계속 항행하였다.

4) 이 사건 선박은 관제실의 긴급호출에도 응답하지 않은 채 계속 항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야 관제실의 호출에 응답하고 울산항으로 회항하였다.

5) 이 사건 사고 지점 부근의 항로의 폭은 500m 가량이고, 그 항로 옆에 이 사건 부이를 중심으로 반지름 450m 선내 해면이 항해금지구역(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이 사건 부이에는 등명기가, 그 수상호스에는 약 40m 간격으로 윙크라이트 (일명 깜빡이) 7개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가시거리는 7.5km에 이른다. 한편, 이 사건 사고 당시 시계는 안개 없이 약 8km 정도였다.

6) 이 사건 부이를 포함하여 울산항에 산재해 있는 원유저장소 및 송유구 등의 모든 해상시설물은 해도에 표시되어 있고 이 사건 선박에는 위성항법장치 (GPS)가 설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선박의 선장 T는 울산항에 여러 차례 입·출항한 경험이 있다.

다. 이 사건 사고 이후의 경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유가 해상으로 유출되자, 원고,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 및 울산해안경찰들은 원유의 추가 유출을 막기 위하여 파손된 수상호스를 긴급 수리하는 한편, 사고지점 부근에 900M 상당의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헬기와 선박 15척을 동원하여 기름띠를 걷어내는 방제작업을 하였으나, 일부 원유가 해안으로 밀려와 울산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앞 바다에서부터 울주군 온산읍 이진 앞 바다에 이르기까지 약 12KM에 달하는 해상 10여곳에 길이 100~500m, 너비 200~500m의 넓은 유막층이 형성되어 일부 어장 등이 오염되었다.

라. 이 사건 선박의 선장 등에 관한 처벌

울산지방법원은 2006. 8. 16. 이 사건 선박의 선장 T와 그 사용자인 피고 E에게 각 해양오염방지법 및 개항질서법 위반죄로 벌금10,000,000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 위 약식명령은 2006. 10. 5. 정식재판청구기간의 도과로 확정되었다.

2. 손해배상책임 등의 발생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선박의 선장인 T는 원유저장소 및 송유구 등 해상위험시설이 산재한 울산항을 야간에 출항함에 있어 위성항법장치, 해도, 레이다 등을 이용하여 항로이탈 여부를 계속 점검하고 경계근무자를 배치하여 전방을 주시하는 등 항행 및 전방경계를 철저히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울산항을 운항하였던 경험을 과신하고 항행 및 경계업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지정된 항로를 이탈하여 항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킨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인 피고 A와 그 운영자인 피고 E는 각 이 사건 선박의 선장 등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모든 손해에 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5/5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