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1 13:57

지난해 조선업계 수주량 55% 증가

산은, 2530만CGT 수주 예상
2007년 국내 조선시황은 신조선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수출 등 주요 업황지표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에 이어 호조세를 지속했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7년 신조선 수주량은 2천5백30만CGT로 2006년대비 55.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큰폭의 수주량 증가는 세계적으로 해운 물동량 증가에 따라 벌크선을 중심으로 한 신조선 발주량 증가와 국내 조선업체의 해양구조물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강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종별로는 탱커와 LNG선의 수주가 감소한 반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활발로 컨테이너선 수주비중이 수주물량의 절반을 넘었고 그동안 수주하지 않았던 별크선도 지속적인 선가 상승에 따라 수주물량이 늘어나 전체 수주물량의 10%가량의 비중을 차지했다.

건조량은 전년대비 6.8% 증가한 1,020만CG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조선사들이 육상건조 및 해상 바지선에서의 해상건조, 블록 대형화 등 신 공법 도입을 통한 건조능력 협상에 주로 기인한다. 또 최근 조선산업 호황에 따라 대형 조선소의 설비확장과 더불어 국내 중소형 조선소의 신조선 건조량도 점증하고 있어 국내 조선산업의 건조량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주잔량은 신조선 수주 및 건조량 추정치를 감안할 경우 전년대비 17.6% 증가한 5,32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향후 약 4년이상의 안정적인 조업물량으로 국내 조선산업의 교섭력 강화에 큰 힘을 실어 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최근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잔량을 선종별로 살펴보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해양구조물 등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국내 조선산업이 고부가가치선 선박 및 해양플랜트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 한편 수출액은 건조량 증가 및 선가 상승영향으로 전년대비 19.1% 증가한 25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신조선가는 대부분의 선종에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7년중 클락슨 지수는 1월부터 3월까지 168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보이다가 2분기들어 170을 넘어서며 지속적인 상승추세이며 12월에는 182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선가상승은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 경제의 급성장에 따른 해상물동량 증가와 운항거리 증가에 따른 톤-마일 증가와 체선에 따른 필요선박 증가, 고유가 지속에 따른 탱커, LNG선 등 에너지 관련 선박수요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종별로는 탱커의 경우 30만DWT급 VLCC는 전년말대비 11.5% 상승한 1억4천5백만달러, 컨테이너선의 경우 3,500TEU급이 전년말대비 8.8% 상승한 6천2백만달러를 기록했다. 벌크선은 17만DWT급이 전년말대비 42.6% 상승한 9천7백만달러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는 철강생산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철광석과 석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철광석과 석탄은 특히 5대 주요 건화물 중 75%이상을 차지하는 화물이기 때문에 전체 수요에 주는 영향이 매우 크다. 반면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선 14만7천CBM은 8월에서 11월까지 2억3천만달러까지 상승했다가 12월들어서는 전년말과 동일한 2억2천만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산업 호황에 따라 국내 중소형 조선업체의 신·증설이 전남 및 경남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건조능력 확대를 위해 생산시설을 구축하려는 업체들의 요구와 조선단지를 경쟁적으로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의 요구가 부합한 것으로 조선시황이 변하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중소형 조선업체 중 성동조선해양, SLS조선, SPP조선, 대한조선, 21세기 조선, 세광중공업, 대선조선, 삼호조선, C&중공업, 진세중공업 10개사가 2007년 11월 현재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0위권내에 들어있다. 이는 2004년말 2개사(신아조선, 녹봉조선)에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증가라는 지적이다. 이들 중소형 조선업체들은 주로 수리조선소였거나 블록 등 선박기자재를 납품해오던 업체들로 최근 국내 대형조선업체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구조물 등 대형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선별 수주를 강화함에 따라 벌크선 및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의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블록을 납품하다 2004년부터 신조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2007년 11월 현재 수주잔량 108척, 2백82만4천CGT로 세계 8위의 조선업체로 성장했다. 또 선박구성부품 제조업체였던 SPP조선(SPP해양조선 포함)도 2005년 신조선사업에 진출해 수주잔량 121척, 2백47만3천CGT로 세계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중소형 조선업체의 신조선 건조사업 진출은 과도하게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돼 있는 국내 조선산업의 구조적인 불균형을 완화시킴으로써 국내 조선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수요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내수기반이 취약하고 공급측면에서 중국 등 후발조선국의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경쟁심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조선 호황기가 끝날 경우 경쟁력을 갖춘 대형 조선사에 비해 인력확보, 원자재 구매 등에 있어 대형 조선사보다 위기관리 능력이 낮고 급부상하는 중국과의 경쟁심화로 채산성 저하가 예상돼 국내 조선산업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대규모 신조선 설비 확충 및 공격적인 수주를 통해 2007년 1분기까지는 수주량에 있어 우리나라를 추월한 적이 있고 일본을 큰 격차로 제치고 세계 2위를 기록중이며 2007년 11월 현재 수주량 기준 세계 100대 조선소에 무려 36개 업체가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2008년 국내 조선업계의 설비투자규모는 전년대비 20.4% 증가한 3조4,79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2002년이후 지속된 설비투자 확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의 2007년 선박수주량이 2,530만CGT로 2006년 연간 수주실적 1,627만CGT를 크게 상회하는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기별 투자동향을 살펴보면 설비능력 증가를 위한 투자가 1조9,519억원으로 전년대비 15.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신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는 전년대비 40.0% 감소하는 반면 설비확장 투자는 전년대비 30.3%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설비투자의 확대는 세계 선박시장에서 대형화, 고속화 및 환경친화적인 신형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에 부응한 설비투자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편 수요별로는 국내수요에 대비한 투자가 전년대비 8.3% 감소하는 반면 수출수요에 대비한 투자는 16.9% 신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합리화 투자는 1조3,151억원으로 전년대비 25.2%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2007년에 이어 투자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주요 증설계획 마무리이후 기존설비의 개체보완 등 합리화 투자를 보다 강화하려는 조선업계의 투자기조가 반영돼 있다고 판단된다. 유형별로는 유지보수 투자가 전년대비 23.2% 증가한 1조1,393억원으로 합리화 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자동화 투자는 전년대비 39.6% 증가한 1,748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에 비해 에너지절약 투자는 전년수준인 10억원정도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공해방지 투자는 전년대비 14.5% 증가하고 연구개발투자도 전년대비 59.7%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개발 투자의 증가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구조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주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동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커진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기타부문의 투자가 증가한 것은 우수인력 확보를 위한 기숙사 건립 등 종업원 복리후생설비에 대한 투자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조선업은 2002년이후 올해까지 5년간 장기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BRICs지역의 산업화 과정에 따른 해상물동량 증가를 바탕으로 한 조선 호황기는 그 규모로 볼 때 1970년대 일본과 미국의 경제 성장기를 훨씬 상회하는 정도다. 이번 조선호황 사이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2008년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07년수준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5년간 이어지고 있는 장기호황이 세계경제의 장기간에 걸친 성장세와 이에 따른 물동량 증가, 선박수요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핵심요인이기 때문이다. 선종별로 보면 벌크선시장은 선복량대비 수요초과 현상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선가측면에서나 발주량 측면에서 호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선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BRICs국가의 수출입 물량이 빠르게 증대되면서 아시아-유럽간 항로의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른 톤-마일 증가와 오는 2014년 파나마운하의 확장에 따른 선대 대형화 추세와 선사들의 초대형 컨테이너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으로 대형선 위주의 대규모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2008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탱커 시장은 2010년까지 해체돼야 하는 이중선체 교체수요와 CSR(Common Structural Rules, 벌크선과 탱커의 선체 두께를 강화하는 것을 강제하는 공통구조규칙으로 2006년 4월 1일 발효) 효과로 대규모의 선발주가 이미 이루어져 금년 상반기까지는 발주량 측면에서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가시대 지속에 따라 오일, 가스전 개발을 위한 투자는 심해지역으로 계속 확대되면서 드릴쉽과 해양구조물 시장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신규 수주량은 벌크선,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상반기까지 지속되다가 하반기부터는 부진했던 탱커의 신조 발주가 서서히 회복하면서 선종별 선순환으로 호황세가 지속되고 해양플랜트에 대한 수주가 증가하면서 작년수준 정도의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조량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다양한 신공법으로 건조능력을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고 꾸준한 설비확장에 따라 2007년의 추정치 1,020만CGT 대비 7.8% 증가한 1,100만CGT가 예상된다. 수주잔량은 수주량 증가속도가 건조량 증가속도보다 커 2008년말기준 6,700만CGT를 기록해 전년 추정치 대비 2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의 경우에는 선가가 높은 시기에 수주된 선박이 건조되면서 전년 추정치인 256억달러대비 9.4% 증가한 2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08년 신조선가는 강보합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기 획보 수주물량이 충분해 조선사별 고부가가치 선종별 수주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급격한 선가하락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조선사들의 건조능력 급증에 따라 수주경쟁에 따른 저가수주가 선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중국과의 기술격차등을 감안할 때 시장에 형성된 공급자 우위현상이 내년에도 유지되면서 신조선가의 하방경직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창훈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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