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08 17:20
최근 미국경기 하락, 한국의 대미수출 감소효과 제한적
유럽경제 본격적 회복세…세계경제 다극체제로 전환
2006년에 이어 2007년 4월까지 수출호조세가 유지되며 수출이 경기하락을 방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4월까지의 수출 총액(통관기준)은 1,15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6%가 증가해 두자릿수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4월중 수출실적은 302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7.8% 증가함으로써 2006년 2월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율 10%이상의 고공 행진을 지속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 중국, 유럽, 미국등 일본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출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수출호조세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 수출호조세는 세계 경제 성장세 지속에 따른 세계 수입 수요증가에 기인하는 바가 큰데, 최근들어 미국 경기둔화, 중국의 추가 긴축조치, 원화 환율 하락 등 대외 수출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기부진은 대미 수출을 위축시킬 뿐만아니라 세계 경기의 동반하락을 초래함으로써 전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미국 경기가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와 영향정도를 분석함으로써 향후 수출여건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금년 1/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3%로 급락하는 등 경제의 하강폭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됐다.
2006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2%대이하 성장을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건설경기 부진이 경기 하락의 주요인이다.
주택시장 부진으로 인한 GDP 차감효과는 1%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 미국경제는 2%초반대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주택거래량이 감소하고 매물 확대로 가격 하락세가 확산되는 등 주택부문의 조정이 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경기 침체가 향후 민간소비 부문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으나 전면적인 소비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경기의 하강국면 진입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경기둔화는 교역, 환율 및 금융, 주식시장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수입수요 감소는 한국 수출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기둔화는 직접적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추정결과 미국의 GDP 성장률이 1% 감소하는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3.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총 수출 중 대미 수출비중이 저하되고 있으며 최근 경기둔화가 건설 투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직접적인 수출 감소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세계 경기 脫美 동조화 심화
1990년대 초반 30%를 상회하던 한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2006년 현재 13% 하락했다.
미 불황기 직전인 2001년 대미 수출 비중이 20.8%로 현재보다 8%포인트 높았음을 감안할 때 대미 수출위축에 따른 총 수출 감소효과는 과거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미국의 경기둔화가 주택건설경기 침체에 국한돼 있으며 상대적으로 민간소비가 건실해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있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미국의 민간소비, 설비투자와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나 건설투자와의 상관관계는 상대적으로 낮다.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호조를 바탕으로 최근 미국의 수입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주택경기의 둔화가 민간소비 침체로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미국 경기하강에 따른 대미 수출감소의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경기의 둔화는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하는 타지역으로의 수출 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우려가 지적된다. 중국 등이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한국은 이들 지역에 부품, 소재를 공급하는 생산활동의 글로벌 네트워크 체제가 확립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둔화가 중국, 아세안의 대미수출을 감소시킴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중국 및 아세안의 대미 수출이 늘어날수록 한국의 총 수출은 늘어나는 현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등의 대미 수출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EU 수출확대 등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어 우회수출 감소에 따른 총 수출 위축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분기까지 중국의 대미 수출증가율은 20%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 수입수요이 소득 탄력성이 낮기 때문에 경기하강에 따른 중국 대미 수출 감소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중국은 과도한 대미 수출 편향에서 벗어나 유럽수출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2002년 중국의 유럽 수출은 미국 수출의 2/3수준이었으나 2006년에는 90% 수준까지 올라 미국과 유럽에 대한 비중 격차가 해소됐다. 때문에 중국의 유럽수출이 확대되면서 미국 경기둔화에 따른 중국 대미 수출 축소가 한국의 대중국 및 총수출에 미치는 영향 강도는 감소했다.
미국의 경기둔화는 세계 경제의 동반침체를 초래함으로써 한국 수출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
하지만 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살펴볼 때 경기 동조화보다는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는 곧 미국경기 둔화의 폭이 세계 경제의 동반침체를 초래할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한다.
미국경제 불황시 예외없이 세계경제가 침체됐으나 경기 사이클 내 완만한 둔화국면에서는 세계경제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않았다.
2007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초반임을 감안할 때 현 상황은 경기사이클 내 둔화 국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 미국경기의 침체가 전세계가 동일한 충격을 받은 오일쇼크나 IT버블 붕괴와는 달리 주택경기 침체라는 미국 고유의 요인에 의해 촉발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유럽경제가 2005년이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이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유로, 일본, 중국 등 신흥개도국은 전년과 비슷한 성장을 지속하며 세계경제도 2006년에 비해 소폭 둔화된 4.9%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경기 중심축의 다극화로 미국 경기 부진에 따른 세계 수출 수요의 파급효과가 축소됨에 따라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축소되고 있다.
이같은 지표는 일부 우려와는 달리 현 미국의 경기 하락이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당분간 수출호조세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임을 말해 준다.
현 예상대로 미국 경제가 불황에 돌입하거나 경착륙하지 않고 연착륙하는 경우 미 경기 둔화가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 미국의 소비하락 및 수입수요 감소폭이 대미 수출을 크게 위축시킬 정도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 대미 수출 부진을 경제 회복세가 빠른 유럽, 일본등의 수출을 통해 만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세계 경기 성장세 지속이 미국 수출을 자극해 경기 둔화 폭을 축소시키는 역의 파급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이 대미 수출의 우회기지로 활용하는 중국, 아세안의 수출이 EU 등 미국이외시장으로 다변화되고 있어 충격을 흡수할 여지가 존재하고 있다.
미국경제 하강폭 예상외로 확대될 가능성도
다만 미국 경제의 하강폭이 예상외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는 주택경기둔화의 파장이 민간소비등 경제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는 상황. 하지만 미국 경제가 1%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는 경우 직접적인 대미 수출 감소, 중국·아세안을 통한 우회수출 하락, 세계 경기 동반하락에 따른 여타지역 수출 위축 등 3대경로를 통해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이에 대해 총체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를 통해 불확실한 수출환경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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