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누적 수출물량 전년비 6% 증가
올해 동남아항로는 상반기에 고유가, 고용선료라는 악조건에 설상가상으로 선복량까지 과잉돼 다소 불안한 경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운항선사들이 경영안정화를 위해 ‘다운사이징’ 정책을 펼침에 따라 전체 운항선복의 축소효과로 인해 경기는 신장세로 전환됐다. 특히 4분기들어 이 항로는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12월 현재 물량 및 운임상황은 올 연간 최고실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는 부산항기준 한국-동남아간 수출입물량이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했으며 특히 수출물동량이 1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선사와 중소형 동남아선사 및 원양선사들에 의한 신규 서비스 및 선복 추가투입이 확대됐다. 2분기에는 1분기말 기대이상으로 물량이 증가해 시황상승이 기대됐었으나 운임수준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동남아전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2006년 1~11월 동남아항로의 전체 수출물량은 83만6,660TEU를 기록, 전년의 78만9,370TEU보다 6%가량 증가세를 이뤘다. 올 수입물량은 총 54만2,501TEU를 기록해 전년의 49만1,580TEU보다 10.4% 가량 증가했다. 항만별로는 수출시장의 경우 필리핀향 물량이 총 4만8,285TEU를 기록해 전년의 3만6,804TEU보다 약 31%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항로에선 홍콩발 물량이 16만8,036TEU로 전년의 13만8,811TEU보다 21% 증가했다.
월별 수출운송실적(도표 참조)을 보면 1,2월에 전년기록보다 1만TEU가량 하락한 6만TEU대의 낮은 수준으로 시작했다. 2월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3월중순에는 7만8천TEU 수준까지 올랐으며 8월중순까지 이 수준을 유지했다. 6월말부터 전년 실적을 껑충 뛰어넘었으며 9월중순엔 8만2천TEU대의 올 최고 물동량을 기록했다. 현재 수출물동량은 10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올 1월 동남아항로의 시황은 물량이 매우 저조한 가운데 운임상황도 좋지 않았다. 당시 일부선사들은 운임시황이 지난 2004년 9월 AMR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홍콩지역의 경우 시장운임은 250달러 정도로 형성돼 있었다. 2월 동남아항로는 초반에는 전달과 마찬가지로 비수기를 이어갔으나 중반부터 서서히 물량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각 선사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월말에는 선복 예약률이 높아 만선되는 경우도 생겼다. 특히 수입항로의 물량이 증가해 호조세를 이뤘다. 이러한 수입물량 증가는 환율영향 때문인 것으로 선사관계자들은 분석했다. 3월 들어 동남아항로는 성수기에 접어들었다. 전달 말부터 물량은 증가추세로 돌아섰으며 그 여세를 몰아 3월 한 달 꾸준한 물량세가 이어졌다.
또 3월에는 선사들의 새 항로 개설이 이어졌다. 쎄븐마운틴그룹 계열사인 동남아해운이 인도서비스를 증편하고 인도네시아 서비스는 확대 개편했다. 이 선사는 3월15일 1380TEU급 선박 6척을 투입해 인도서비스인 FIX를 개설했다. 한편 현대상선과 흥아해운은 선박 4척을 투입해 중국 상하이와 인도 나바셰바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CIX를 공동 개설했다. 첫 서비스는 3월27일 상하이에서 현대브릿지호가 출항하면서 시작됐다. 운임시황은 전년대비 아이템별 운임이 적게는 100~150달러에서 많게는 200달러까지 하락했었다. 4월 물량은 전달보다 다소 떨어진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당시 선사 한 관계자는 “3월보단 조금 못하지만 그런대로 물량은 채워지고 있다. 하지만 운임하락이나 기름값 상승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해 전반적인 시황은 다운되는 느낌이다”고 했다. 이 항로는 4월 1일부로 TEU당 100달러, FEU당 200달러씩 운임인상을 할 계획이었지만 물량이 받쳐주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싱가포르-방글라데시간 전용 피더서비스인 CSS를 지난 4월14일 개설했다. 이 피더서비스는 현지 피더선사 컨소시엄인 ‘씨 컨소시엄’과 공동운항으로 총 5척의 선박이 투입됐다.
5월 동남아항로는 수출의 경우 4월보다 물량이 다소 떨어져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수입물량은 전달과 비슷하게 나왔다. 수출항로 소석률은 80% 가량을 유지했으며 수입항로도 80% 정도로 유지됐다. 선사관계자들은 “수출화물은 당분간 달러약세 등 환율문제 때문에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며 반대로 수입화물의 경우 이같은 환율영향에 힘입어 물량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동남아항로의 물량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운임은 오르지 않아 이 항로 운항선사들은 6월1일부로 BAF(유가할증료) 요금을 TEU당 65달러, FEU당 130달러 올리기로 했다.
BAF 인상은 고유가 시황을 반영한 채산성 보전책이었으며 당초 1일부터 발효키로 했으나실제론 지난 19일부터 부과됐다. 한편 인천항의 경우 수입물량증가로 인해 6월1일부로 운임을 TEU당 50달러, FEU당 100달러 정도 올렸다. 7월 동남아항로는 국적선사들이 감행한 선복 축소 노력이 운임상승 등 시황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해운과 흥아해운이 일부서비스를 축소하고 선복교환 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동남아해운이 7월 둘째주부터 인도네시아항로에 투입된 졸리(Jolly)호 등 1700TEU급 선박 2척을 뺐다. 수출항로는 이같은 선사들의 선복축소로 강세를 유지했으며 수입항로도 달러약세 등 환율여파로 인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8월 동남아항로의 물량시황은 하계휴가시즌이 겹쳐 다소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지만 선사들은 일부노선의 선복축소 등 호재에 힘입어 운임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보였다.
전달 동남아해운에 이어 흥아해운이 말레이시아항로 운항선박을 빼고 두 선사는 8월15일부터 상대선사의 인도네시아항로(흥아해운)와 말레이시아항로(동남아해운)의 선복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동서비스를 개시했다. 이같은 공동운항으로 동남아항로는 주당 300~400TEU 가량 축소되는 효과를 얻음에 따라 운임인상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9월 동남아항로는 선복축소와 물량증가와 더불어 운임회복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 선사들의 운항여건이 상승세를 이뤘다. 이 항로는 9월1일부로 운임회복(Rate Restoration)을 단행해 완벽한 운임인상을 이루진 못했지만 회복 이전보다는 운임수준이 향상됐다. 이번 RR은 TEU당 50달러, FEU당 100달러로 진행됐다. 9월 동남아항로는 전달 이뤄진 선복축소 공식적인 운임인상 등 외적인 요소들과 수출물량 호조세까지 겹치는 등 강세를 띠었다. 10월 동남아항로는 예년보다 길었던 추석연휴로 월초부터 중순까지 물량시황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물량이 떨어지자 9월에 이뤄진 선사들의 신규서비스 개설로 인한 여파가 선사들에 감지됐다. 전달에 새 노선을 개설한 선사들은 장금상선, 양밍라인, 완하이라인 등.
당시 선사 한 관계자는 “9월에 동남아해운이 자카르타행 선복을 빼서 이 항로는 공급감소로 운임이 인상됐었다. 그러다 10월에 장금상선등 다른 선사들의 선복투입이 러시를 이뤄 상승세가 약간 주춤하는 분위기로 돌아섰으나 운임은 적정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해운은 11월3일부터 그간 선복임차로 진행하던 홍콩노선에 자사선을 투입해 한국 3대항과 홍콩을 연결하는 주1항차 서비스를 개설했다.
<인터뷰>
“동남아항로, 선복과잉 해결이 관건…”
흥아해운 김철 차장
흥아해운 김철 차장은 “동남아항로 서비스를 하는 근해항로 전문선사, 원양선사, 후발 신규선사들의 서비스 질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우리처럼 동남아항로 전문선사의 경우 요구 운임이 비교적 높기 마련”이라고 했다.
또 그는 “결국 중요한 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적정운임’을 받아야 하는 것인데 사실상 그게 안되는 게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렇게 된 데는 동남아항로에 서비스를 개설중인 선사들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선복과잉이 문제의 핵심인 것.
“신규 후발선사의 경우 기존 선사의 서비스를 뛰어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므로 가장 쉬운 방법인 운임덤핑으로 하주들에 어필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신규선사들의 진입이 많아질수록 시장운임은 떨어지는 것이다.”
한편 그는 최근 동남아 일부항로의 지속적인 선복부족으로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했다. 특히 베트남 물량이 급신장하고 있다고.
“베트남지역은 다른 항만과 비교했을 때 하반기 들어 지속적으로 물량이 급성장 중이다. 특히 하이퐁지역은 하반기 이후에 전 노선 만선출항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엔 중국물량이 베트남 쪽으로 더욱 전환할 것 같다.”
특히 베트남항로는 흥아해운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직기항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타선사에 비해 운항경력이 오래돼 안정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일부 잘되는 항로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를 통한 채산성을 보전 받아 전체 항로를 꾸려나갈 수 있게 된다.”
한편 그는 올 동남아항로는 상반기에 물량이 감소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 선복과잉에 고유가, 고용선료 등 악재로 채산성 맞추기가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각 선사들이 경영안정화 차원에서 선복축소 등 슬림정책을 펼쳐 수요증가로 시황이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박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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