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8 09:53

보잉 747기 다시 인기 끌어

신형 여객기의 등장에 밀려 한때 퇴출당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보잉 747기를 최근 들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보잉이 지난해 내놓은 747시리즈의 최신형인 747-8 인터콘티넨탈 모델에 대한 주문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보잉이 받아 놓고 있는 747-8기에 대한 주문은 독일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가 주문한 20대를 포함해 모두 73대. 루프트한자는 20대 추가주문이 가능한 옵션까지 계약서에 포함시켜 놓았다.

최대 467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747-8기는 마하 0.855의 비행속도를 가지고 있어 현존하는 상업용 항공기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으며 논스톱 항속거리도 최초 모델인 747-100기의 4천500마일보다 크게 늘어난 8천마일에 이른다.

그러나 747기는 9.11 테러 이후 항공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연료효율이 높은 항공기의 인기에 밀려 퇴출위기에 몰렸었다. 에어버스가 경쟁기종이라고 할 수 있는 A380기까지 내놓은 이후에는 747기가 설 자리가 더 이상 없어 보인다는 혹평까지 받기도 했다.

지난 1950년대 큰 실패를 맛본 승용차 모델인 에드셀의 재판이 될 것이란 비아냥거림 속에 주문도 급감, 지난 1990년에 122대에 달했던 주문량이 지난 2003년에는 4대에 불과했다.

보잉이 최신 항공기술을 접목시켜 내놓은 747-8기도 보통의 경우와는 달리 여객기가 아닌 화물기로 주문이 들어오는 등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보잉은 주문량 급감에 맞서 중동의 부호들을 위한 개인 전용 여객기용으로 747-8기를 팔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들어 사정이 확 바뀌었다.

우선 기대를 모았던 에어버스의 A380기가 설계결함 등을 드러내며 항공기인도를 지연시킨 것이 747-8기에 대한 시장의 시선을 바꿔놓았다.

또한 새롭게 개발된 제트엔진을 통해 연료효율을 크게 향상시키는 등 최신 항공기술을 접목시킨 것이 30년이 넘은 구형모델이라는 이미지를 상당부분 희석시킨 것도 747기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

특히 보잉이 새롭게 주력 항공기로 내세우고 있는 787 드림라이너를 위해 개발한 엔진을 비롯한 최신 항공기술을 747에 적용한 것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항공산업 전문 투자업체인 어드미럴티 파트너스의 존 커틀러 최고경영자(CEO)는 에어버스의 A380기 생산지연이 보잉 747기를 회생시켰다면서 보잉 입장에서 새로운 747기는 비싼 개발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주문량을 늘리고 상당한 수익을 내는 효자기종이 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747기는 지난 1970년 팬암항공에 처음 인도된 이후 지금까지 1379대가 생산됐으며 이미 생산에 들어간 것을 포함한 주문량도 91대에 이르고 있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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