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08 10:15

<한미FTA> 무역구제.정부조달 놓고 양국 대립

'상품-섬유' 분야서 양국 일진일퇴 공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이틀째인 7일(현지시각) 양국은 무역구제, 정부조달, 상품무역, 농업, 섬유 등 17개 분야에서 협상을 벌였다.

특히 양국은 무역구제 분야를 놓고 협상전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지난 2차 협상때 파행을 몰고온 의약품 분야처럼 무역구제 분야가 3차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협상 전날인 6일 우리측 농업분과장인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무역구제 분야에서 한 발짝도 안 나가면 우리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도 "(미국 입장에서) 제도를 고쳐야 하는 것이라 쉽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관철해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협상에서 우리측은 미국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남용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미국측은 무역구제 관련 제도의 변경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특히 우리측은 협상분과 명칭을 '무역구제'(Trade Remedies)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미국측은 범위를 좁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Safeguard)고 하자고 맞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단 관계자는 "2차 협상에서는 미국이 의약품을 놓고 협상을 결렬시켰다면 3차 협상에서는 반덤핑 문제에서 양측이 심각하게 충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약품 분야에서 우리측이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연내에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미국은 의약품의 리스트 등재 및 가격결정 과정에 자국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독립적인 이의신청 기구를 만들자며 공세를 폈다.

정부조달 분야에서 우리측은 관급공사의 규모 등 사업요건이 완화돼 외국자본의 진출이 가능해지더라도 '사회적 약자'인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분야는 개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미국측은 공정경쟁 원칙에 위배된다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상 분야는 상품무역, 농업, 섬유, 원산지.통관, 기술표준, 무역구제, 위생검역, 투자, 서비스, 금융, 통신.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총칙, 환경, 경쟁, 정부조달, 의약품.의료기기 등 17개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은 이날도 시애틀 도심과 한국영사관 등지에서 반대시위를 계속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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