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28 18:05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건설의 주 채권단 중 하나인 산업은행의 김창록 총재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건설 매각에 앞서 구(舊) 사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히며 현대건설의 옛 주인인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날 김 총재는 과거 LG카드 공개매수 논란과 같은 홍역을 치르지 않으려면 주 채권 은행인 외환은행이 구 사주인 현대그룹이 과거 부실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가린 뒤 매각작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즉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해서 매각하는데 원 주인이 과거 부도낸 회사를 도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현대건설 인수 의향을 밝힌 현대그룹의 책임을 먼저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부실 책임 문제는 비단 이번에 새롭게 제기된 것은 아니다. 현대그룹으로선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한 이후부터 이 문제가 일정 부분 부담이 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문제 제기가 경쟁사도 아닌 주 채권단 중 하나인 산업은행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현대그룹은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현대그룹 밑에서 현대건설이 부실화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사재까지 털어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모럴 해저드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룹이 현대건설을 다시 인수하려 하는 것을 그룹 사주가 회사 자금을 빼돌려 회사를 망하게 한 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회사가 정상화되자 다시 인수하는 식의 모럴 해저드로 볼 수는 없다는 것.
현대그룹 관계자는 "오늘날 현대건설이 정상화돼 국내 최고의 건설회사로 거듭난 것도 당시 경영진이 현대건설의 부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희생한 결과"라며 "현대건설 매각은 시장 논리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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