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16 11:03

현대重, 헌혈왕 3총사 12만 8000ml 헌혈

헌혈 기피와 헌혈자 부족으로 혈액이 절대 부족해 제2의 혈액파동까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한 회사 직원 3명이 무려 362회나 헌혈에 참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세계 최대 선박건조 회사인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김남수(43세/金南洙), 권순두(42세/權淳斗), 송인화(61세/宋仁華) 씨. 이들은 일면식도 없는 남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하기 위해 아낌없이 피를 뽑고 있다.

해양공사기술부에 근무하는 김남수 씨는 81년 12월 첫 헌혈을 시작으로 지난 25년 동안 무려 207회 헌혈에 나섰으며, 권순두 과장(기술교육원)은 92년부터 57회, 송인화(장비운영부)씨는 93년부터 56회 헌혈에 참여 했다.

지금까지 이들 3총사가 뽑은 혈액은 모두 12만8000ml에 달한다. 이는 성인 남자의 평균 혈액량이 4800ml인 것을 감안하면 자기 몸의 10배 가까이 헌납한 셈이다.

이들은 모두 50회 이상 헌혈을 달성한 공로로 각각 92년, 2004년, 99년에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자로 선정돼 금장(金章)을 받기도 했다.

금장은 대한적십자사가 50회 이상 헌혈한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포장이다.

일반적으로 한 번 헌혈하면 최소 2개월이 지나야 재 헌혈이 가능한데, 이들 삼총사가 이렇게 많은 헌혈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성분헌혈(性分獻血)이란 헌혈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주로 헌혈차에서 하는 헌혈은 전혈(全血)이라고 하여 혈액성분 전부를 추출(약 400ml)하는데, 성분헌혈은 혈액원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혈장 또는 혈소판만 추출(약500ml)한다. 성분 헌혈을 할 경우엔 2주 후면 다시 헌혈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전혈은 10분 정도면 헌혈이 끝나는데 비해 성분헌혈은 시간도 30분 이상 걸릴 뿐 아니라 직접 혈액원에 찾아가서 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한 관심과 성의 없이는 힘들다.

특히 정년퇴임 후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송인화 씨의 경우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꾸준히 헌혈에 나서고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는데 송 씨는 “헌혈의 정년인 64세까지 하는 것이 목표”라고.

김남수 씨는 2백회가 넘는 헌혈사랑에 대해 “헌혈은 작은 희생으로 새 생명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봉사”라며 “헌혈을 할 때마다 간염을 비롯한 여러 가지 건강상태를 통보 받을 수 있어 공짜로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들 삼총사가 이처럼 헌혈운동에 앞장서게 된 데에는 회사의 영향도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은 약 10년 전부터 헌혈운동에 적극 앞장서왔다.

1~2개월에 한 번씩 헌혈차를 회사로 불러 단체 헌혈에 나서는데 매년 2~3천명이 참여한다. 대한적십자 울산혈액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참여한 현대중공업 직원 수가 무려 3만여명이 넘어 혈액 수급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예비군 훈련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헌혈이 이제는 회사 안에서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직원들도 헌혈을 일상생활로 여기고 있다”며, “헌혈은 건강한 사람만 할 수 있으므로 헌혈에 참가하는 직원들이 많을수록 회사도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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