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02 09:05

'中-동남아 밀착..韓,현지지향형-FTA로 대응필요'

중국경제의 급부상과 중국-동남아 자유무역협정(FTA)를 계기로 그간 다국적 기업의 생산기지노릇을 해왔던 동남아 국가들의 발전전략이 바뀌고 있어 한국의 대(對)동남아 진출방식도 현지지향형으로 수정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일 '동남아 경제발전전략의 변화가능성 평가'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급부상에 따라 그간 미국 등 서방 다국적 기업의 투자유치를 통한 경제발전을 모색하던 동남아 국가들이 자국의 내수를 확대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전략을 수정하는 추세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동남아 국가들은 80년대 중반 이후 기존 수입대체형 공업화에서 수출주도형 공업화로 발전전략을 수정하면서 고기술-대량생산체제가 필요한 수출부문은 서방 다국적 기업의 투자유치로, 내수,유통 등의 분야는 인도네시아 등의 사례에서 보듯, 권력층과의 연고를 통한 기업육성 등으로 경제발전을 도모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90년대 이후 중국이 세계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부각되고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투자전략도 제3국 수출품 생산을 위해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는 생산기지 확보방식에서 대규모 시장에 근접한 쪽으로 투자중심을 옮기는 쪽으로 바뀌면서 FDI가 급감하고 있다.

연구소는 "동남아 국가들의 고투자-수출의존형 성장전략은 중국의 부상이 없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평가하고 "중국의 성장으로 동남아의 교역조건악화는 불가피해 각국의 내수확대 등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내수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이를 재정으로 해소하다보니 각국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수출도 그간의 주력시장이었던 미국에서 중국제품에 밀려나는 대신, 중국 자체의 수입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등 아시아 역내지역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아예 '적과의 동침'으로 평가되는 중국-아세안 FTA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연구소는 동남아 각국의 이같은 발전전략 변경으로 한국의 동남아 진출방식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우선 기업차원에서는 우회수출을 위한 생산기지 진출방식에서 '현지지향형'과 '중소규모 투자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동남아 각국이 교역조건 악화를 가져오는 대량생산체제가 아닌 중소기업 개발을 시도한다면 우리나라의 중규모 전문기업들의 투자가 가능해진다"며 "이런 방식의 투자는 우회수출형이 아닌 내수지향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가적으로는 중-아세안 FTA의 본격 발효시 우리 상품의 동남아와 중국시장 진출이 둘 다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한-일 FTA 및 동아시아 FTA를 통해 동아시아 전체의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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